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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이재현 리더십③] 미운오리가 백조로···CJ올리브네트웍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11.2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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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초격차 역량을 확보해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이 되자." 지난해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리더십이 시장을 흔들고 있다. 2020년까지 36조 원을 투자, 2030년 세 개 이상 사업 부문에서 세계 1등이 되겠다는 ‘2030 월드 베스트’ 비전을 제시한 상태. 이를 위해 이 회장은 식품, 바이오, 물류,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그룹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성 임원을 중용하고 ‘삼성맨’을 영입하며 조직 문화도 바꾸는 중이다. 에너지경제신문은 CJ 그룹 주요 계열사에 녹아 있는 이 회장의 리더십을 진단했다.

글 싣는 순서

[CJ 이재현 리더십①] CJ제일제당 ‘한식 세계화’ 빛 본다
[CJ 이재현 리더십②] 회장의 ‘직감’ 달리는 CJ대한통운
[CJ 이재현 리더십③] 미운오리가 백조로···CJ올리브네트웍스
[CJ 이재현 리더십④] "남들과 다르게" CJ ENM

국내 최대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올리브영’의 성공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뚝심 리더십’이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남들과 다른 것을 하면서 최고가 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는 그의 경영 철학이 올리브영에 그대로 녹아있기 때문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 사업부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CJ그룹 내 ‘미운오리’였다. 매출액과 점포 수가 꾸준히 늘긴 했지만 이익을 많이 내지 못했고, 시장 장악력도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 CJ이시스템즈와 합병 이전의 CJ올리브영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2013년 3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06년과 2007년의 영업손실액도 각각 31억 원, 16억 원 수준이다. 점포 수 확장에 따라 판매관리비가 꾸준히 늘어난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올리브영 매장은 H&B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독점하고 있다. 2011년 152곳이었던 올리브영 매장 수는 올해 3분기 기준 1050여개로 뛰었다. 업계 2위인 GS의 랄라블라 매장 수가 200여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격차가 상당한 셈이다. 화장품 업계에서 지위도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일부 브랜드에서 ‘올리브영에 입점하기만 해도 만사형통’이라는 얘기가 돌 정도다. IT사업부와 합산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조 원, 11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33%, 24% 성장한 수치다.

CJ가 국내 최초로 H&B 사업에 진출한 것은 1999년이다. CJ제일제당 내 HBC(Health & Beauty Convenience) 사업부를 신설하고, 서울 신사동에 첫 매장을 열었다. 당시 제일제당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수행하던 이 회장은 이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2년 CJ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에도 이 회장은 H&B 사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미운오리를 백조로 만드는 데 ‘뚝심 리더십’이 작용한 셈이다.

실제 올리브영의 발전사에서도 이 같은 이 회장의 자신감이 읽힌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H&B 사업부를 2002년 CJ제일제당에서 분리, ‘CJ올리브영주식회사’를 만들었다. 2007년 ‘올리브영’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고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전국으로 상권을 확대했다. H&B 스토어를 넘어 문화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전반을 경험하고 향유할 수 있는 글로벌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게 이 회장의 목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 없던 개념을 만들어 시장 1위가 된 것은 장기적인 경영 안목을 지니고 과감한 투자를 했던 오너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서 2030년 세 개 이상 사업 부문에서 세계 1위가 되겠다는 이 회장의 비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유도 올리브영의 성공 스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CJ올리브네트웍스는 향후 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최근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보고서-CJ그룹’ 보고서를 통해 "지주회사 CJ의 지분이 거의 없는 3세들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 씨제이올리브네트웍스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은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씨가 17.97%, 장녀 이경후씨가 6.91%, CJ가 55.01%를 들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공개, CJ와 합병 등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게 연구소 측의 예상이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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