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6일(월)
에너지경제 포토

이호영 기자

eesoar@ekn.kr

이호영 기자기자 기사모음




[기획/태양광 기업을 찾다] 제스솔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0.09.29 09:51

“제스솔라가 내딛는 한 걸음 한국 태양광 신화될 것”

 국산 셀 제조 장비가 강점

 기술 관리·보호 정책 절실

정부가 ‘차세대 먹거리’로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녹색 성장, 그리고 이러한 녹색 성장의 근간이 되는 녹색 기술 산업은 차세대 한국의 신성장 동력원인 셈이다.

그렇다면 신성장 동력원, 그 뿌리를 이루고 있는 일선 기업들은 어떤 여건에서 기업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 기업들이 최일선에서 겪는 고충과 보람은 무엇일까. 그리고 정부와 각계에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2018년이면 약 700조원 규모의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질 이같은 신성장 동력산업 중에서도 태양광 발전 산업은 향후 세계적으로 국가적인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견되는 가운데 국내 일선 기업들을 찾아가 비전과 현황, 그리고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계획 등을 들어본다.

“향후 1~2년간 셀과 장비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 추세일 것으로 봅니다. 2년간은 제스솔라의 급격한 성장 모멘텀일 겁니다”
올 하반기 80M 증설, 내년 하반기 또 한번의 80M 증설로 총 내년 하반기까지 200M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인 제스솔라는 2007년도 창설이래 아직 업계에서는 새내기로 통한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최재경(54) 대표와 창립 멤버의 반도체 분야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최 대표는 제스솔라 셀의 강점으로 “순수 국산 장비, 그것도 반도체 제조 경험을 보유한 제스솔라가 직접 만든 장비”를 꼽았다. 현재로는 태양전지 라인만 가동 중이지만 향후 제스솔라는 장비 라인을 증설하고 독립 법인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중국 시장 확대로 “향후 2년간은 성장 모멘텀” =100% 중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제스솔라는 내수 시장은 없다. 세계 시장의 절반이 중국 시장으로, 이곳에 전력을 쏟아붓는 게 살 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력 시장은 중국입니다. 중국은 정부 지원에 기반한 대대적인 투자로 기본 원자재가를 낮춰가면서 공격적으로 세계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차별화할 수 있는 점은 바로 기술입니다” 최 대표가 태양 전지 일선에서 강조하는 것은 간단하다. 앞선 기술로 양적 공세로 경쟁 주도권을 쥐려는 중국을 눌러나가는 것. 우리 기술에 목마른 중국의 고삐를 쥐는 데는 발 빠른 기술 개발이 필수다. 최 대표가 중국 바이어들을 낚은 데는 기술 선진국으로서의 기술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미끼 전략’이 주효했다.

▶반도체 제조 기술 기반의 국산 장비 제조와 공정기술이 ‘핵심 공신’=“사실 그랬어요. 중국 바이어들이 갓 우리 셀을 사용해보니 모듈에서 버려지는 셀이 타사 제품보다 절반 이하인 거예요” 태양광 발전 시스템에서 완제품격인 모듈용 셀을 납품받는 중국에서도 0.5달러 정도 비싼 제스솔라 셀을 구입한다. 이유는 단 하나. 제스솔라 셀은 모듈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셀 비율이 낮다.

“셀은 별반 차이가 없는데 ‘비결이 뭐냐’ 묻더군요. 다른 게 없어요. 저희가 직접 만든 제조 장비로 셀을 만들어내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저희 제조 기술과 공정 기술은 반도체 제조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 거래처는 급기야 제스솔라의 장비까지 사겠다고 나섰다. 장비를 구입하면 공정 기술 전수는 덤이다.
현재 중국에 셀을 납품하고 있는 공장에서 내년도에 계획한 200M 설비 증설에 필요한 60M 장비 2기를 주문했다. 올해 이미 MOU를 체결했다. 올해 다른 한 곳은 더 극성이었다. 60M 장비 2기를 해외 장비로 계약까지 거의 끝내놨는데 뒤집고 제스솔라 장비로 최종 결정했다. 잉리(YINGLI)에서도 문의가 들어와 올 8월 직접 공장을 방문하고 갔으니 내년도 물량으로 잡아놓고 있다. 이렇게 총 5기 장비를 수출한다. “우리도 셀을 제조하는 업체로 이렇게 장비가 이렇게 부각될 줄은 몰랐습니다. 올 10월 중국 납품을 대상으로 장비 사업부를 만듭니다. 향후에는 장비와 셀을 분리해 제스 홀딩스로 분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장비 사업은 중국과 합작 형태로 가져갈 것이란다. 지분 51:49로 판매 수익은 반반의 비율로 나눈다.

“저희 셀을 받아가는 모듈 생산에서 수율이 높은 원인이 국산 장비와 공정 기술에 있다는 것을 중국도 알게 된 거죠”  최 대표는 “현재는 셀 라인만 있다”며 “셀 제조 라인 30M에서 40M를 양산해냈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기적과 같은 일을 이뤄냈다. 하지만 이것도 직접 제조한 장비나 우리만의 공정 기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남들은 쉽게도 가는 길을 사력을 다하는 까닭으로 최 대표는 자신과 제스솔라 직원들을 한마음으로 묶어둔 바로 그 ‘목표’ 때문이라고 말한다. 비록 10MW의 여분의 생산은 외로운 분투지만 누군가는 보여줘야 하는 신화를 제스솔라가 한발짝씩 이뤄내는 과정인 셈이다.  “우리 직원들은 열정으로 똘똘 뭉친 엔지니어들이에요. 저도 성격이 불같은데 우리 직원들도 그래요” 최 대표는 “우리 셀은 특별한 셀”이라며 그같은 이유로 임직원들을 꼽았다. 직원들을 아끼는 마음이 물씬 배어난다. 현재 제스솔라 임직원은 51명.  최 대표가 꼽는 직원들의 강점은 전문성으로 무장된 주인의식이다. 자부심 강하고 욕심 많은 엔지니어들로 “제품의 전 제조 과정에서 주도적”이라며 “제품 피드백이 빠른 원동력은 바로 직원들의 마음”이라고 전했다.

▶기술 관리하고 보호하는 정부 정책 뒤따라야=앞으로는 완제품격인 모듈도 만들고 웨이퍼 쪽으로도 확장할 계획입니다” 200M씩 총 5개 1G 공장을 갖춘다는 향후 비전을 세워놓고 매진 중이다. 중국과 합작 형태로 향후 셀도 이렇게 가져갈 계획이다. 최 대표는 “우리는 R&D 쪽 투자가 현재로서는 5%”라며 “향후 10%로 계속해서 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2015년 시장을 놓고 CIGS 박막도 준비 중이다. 시장 추세에서 박막 시장 준비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게 최 대표의 생각이다. 전략적 차원에서의 투자인 셈이다.

“무서운 기세로 달려드는 중국산 제품이 저질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합니다. 원자재에서 폴리실리콘 순도가 nine급이에요. 최상이라고 봐야죠. 우리 정부는 정책적으로 우리 기업의 기술을 보호하고 지원해줘야 합니다”
최 대표는 “정책적 보호와 관리가 뒤따르지 않는 기술 개발은 모래 위의 집”이라고 강조한다. 다름 아닌 경쟁국의 기술 복제 때문. 치열한 각축장에서 잠시 숨 돌리는 틈에 빼앗기고 마는 게 기술인 셈이다.
그는 “시장 주도권을 놓고 일분 일초를 다투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적 지원은 무용지물”이라고 강조한다.  사실 투자자 검증 기간이 1개월이 걸리는 등 이런 문제로 지난해 중국 장비 시장을 놓고 이미 호기를 한번 놓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일선 업무 처리선에서 관련 기술에 대한 좀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고 전문 인력 보충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우리 관료들의 전문성 부족도 아쉬운 점으로 지적했다. 최 대표는 “가까운 예로 일본은 관료들이 기업체 엔지니어들보다 더 잘 안다”며 “이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에서 비롯된다”고 일갈한다.

“사실 정부 정책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좋은 기술들은 모두 사장되는 게 시장 현실이죠. 그렇지 않으면 경쟁국가들에게 다 넘어가겠죠. 우리처럼 성장 단계에 있는 기업에게 있어 적기의 정책적 뒷받침은 생명줄입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