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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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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맞춘 연준, 분노하는 트럼프...美 추가금리인하 가능성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11.02 09:51

S&P500 지수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美경제지표 호조

트럼프, 연준에 "일본보다 금리 더 낮춰라" 압박 계속

금리 인하로 경제활력 제고, 재선 성공 가능성 복안

투자자 기대는 '글쎄'.."美경기 침체 속단 시기상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AP/연합)



"사람들은 제롬 파월(연준 의장)과 연준에 매우 실망한다. 연준은 처음부터 너무 빠르게, 너무 느리게 상황을 잘못 봐왔다."(10월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을 연일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연준이 올해 7월 이후 세 번 연속 금리를 내리면서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추가 인하 필요성을 촉구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는 만큼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1.13포인트(1.11%) 상승한 27,347.3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9.35포인트(0.97%) 오른 3,066.9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4.04포인트(1.13%) 급등한 8,386.40에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은 장중 및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연준이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완화적인 발언을 내놓은 것을 계기로 뉴욕증시는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그동안 통화정책 성명에 사용했던 경기 확장 유지를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하는 등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 눈높이를 충족한 것이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는 점도 금융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노동부는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12만8000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조사치 7만5000명 증가를 큰 폭으로 넘어섰다.
    
지난 8~9월 신규고용도 기존 발표보다 9만5000명이 상향 조정됐다.
    
10월에 GM 파업의 영향으로 자동차 관련 일자리가 4만2000개가량 감소했음에도 전체 고용이 큰 폭 증가했다.
    
고용시장이 견조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재차 확인되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줄었다. 

지난달 말 발표된 미국의 3분기 성장률 역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은 연율 1.9%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의 2.0%보다 둔화했지만, 시장 예상(1.6%)보다는 양호했다.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 지출이 2.9% 증가하는 등 탄탄한 흐름을 유지한 점도 긍정적이었다.

미국 경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 가능성을 가로짓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파월 의장을 향해 금리를 더 빨리, 많이 낮추라고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에 활력을 제고해 자신의 재선 성공 가능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달 말(현지시간)에도 트윗을 통해 "사람들은 제롬 파월(연준 의장)과 연준에 매우 실망한다"며 "연준은 처음부터 너무 빠르게, 너무 느리게 상황을 잘못 봐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다른 나라는 우리를 능가하면서 연준을 향해 내내 웃고 있다"며 "(강한) 달러와 (높은) 금리는 우리 제조업자들을 해치고 있다. 우리는 독일, 일본, 다른 나라보다 금리가 더 낮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월에도 금리를 0%나 마이너스 수준으로 둔 독일이나 일본의 사례를 들며 연준에 '마이너스 금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가장 크고 강력한 나라지만 연준은 우리가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에 있도록 한다"며 "중국이 아니라 연준이 문제다. 어쨌든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너스 금리' 요구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미국 경제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는데다 이미 연준이 보험성 인하론에 따라 3차례 인하를 단행한 만큼 추가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앨런 그린스펀(9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전 의장은 지난달 말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약해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디레버리징(부채감축) 기간에 속해 있다"며 "적어도 지난 반세기 동안 부채감축 기간에 경기침체가 시작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계획 대비 대출 비율을 근거로 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은 아직까지 자금 조달을 제대로 재개하지 못한 것으로 설명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미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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