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6일(월)
에너지경제 포토

이수일 기자

lsi@ekn.kr

이수일 기자기자 기사모음




[르포] 규제에 끄덕없는 강남...입주민들 "공급 줄어 되려 집값 상승할 것"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2.04 15:35

‘강남불패’에 대한 확고한 믿음 -
정부 대책에도 "규제 강화될수록 집값 상승"

▲개포주공1단지아파트 외벽 한 곳의 벽이 떨어져 나갔다. (사진=이수일 기자)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강화될수록 강남권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월 강남 집값 상승률이 전국 평균(0.14%) 보다 약 20배 높은 2.72%에 달했다.

대부분의 강남권 입주민들은 정부 대책이 나와도 5년간 한시적인 대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일부 입주민들은 정부 대책으로 인해 인근 단지에 영향이 있을 경우 오히려 집값 상승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clip20180204140911

▲개포주공1단지 주차장에 차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이수일 기자)


◇ 규제, 거꾸로 생각하기…"기회는 있다"

서울 강남 개포로에 위치한 ‘개포주공1단지’에는 동파 조심을 알리는 종이가 동 입구에 붙여 있었다. 겨울철 세탁으로 인해 동파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외벽은 군데군데 부서진 부분이 보였다. 1982년 11월에 입주가 시작돼 35년 이상 지났고, 재개발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일부 입주민은 정부 규제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한 입주민은 "(정부가) 규제해도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일부 강남권 아파트 입주민들은 정부 규제를 반대로 생각하고 있다.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 재건축연한 연장 가능성 등으로 인해 공급이 줄 것을 예상하고 집값을 올려 내놓고 있다. 수요가 끊이질 않다 보니 이 같은 입주민들의 공동 대응도 먹혀들고 있다.

반포대로에 위치한 래미안퍼스티지 인근에 위치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가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의 영향으로 공급이 줄어드니 일부 입주민들이 집값을 올려야 되지 않겠느냐는 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개발이 재건축 연한 강화 등 규제에서 제외된 만큼 수요자들이 재개발에 좀 더 몰릴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clip20180204140652

▲서울 지하철 7호선 5번 출구 인근에서 본 반포힐스테이트 아파트와 래미안퍼스티지. (사진=이수일 기자)

◇ 문재인 정부도 5년...규제 바뀔 거라는 전제 있어

강남권 입주민들의 생각은 명확하다. 규제가 정권마다 바뀌기 때문에 일희일비 할 필요 없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신반포로에 위치한 부동산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다음 정권에서 부동산 규제가 또 달라져도 시기나 부담금 정도인데 자금이 풍부한 자산가들은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재건축 연한이 30년에서 40년으로 길어지고 비용이 추가될 수 있지만 집값 상승분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서둘러 매각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아파트 이외에도 자산가에 따라 땅, 수익형 부동산 등을 갖고 있다 보니 자금에도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강남권 입주민들은 합법적인 절세 찾기 등 미래도 대비하고 있다. 이들은 금융권, 세무사 등을 통해 최신 정보를 꾸준히 학습한다는 것이 부동산중개업소 일각의 설명이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은 언젠가는 오를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며 "수요 분산 외에는 강남 집값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수일 기자]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