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8일(수)
에너지경제 포토

이종무 기자

jmlee@ekn.kr

이종무 기자기자 기사모음




삼성·LG·애플은 ‘TV 속 TV’ 전쟁중…콘텐츠 서비스 대폭 강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5.16 14:42

TV

▲사진=픽스퓨어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TV 콘텐츠 시장을 잡아라!’

TV만 생산해 내다 팔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소비자에게 TV와 함께 ‘서비스’를 팔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글로벌 TV 시장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경쟁적으로 TV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애플도 빠르게 성장하는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쟁터에 진입했다. 이들은 역량을 총동원해 유력 콘텐츠 공급사와 협업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유력 콘텐츠 유치…경쟁사와 합종연횡도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자사 TV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LG 채널’ 서비스를 확대했다. CJ ENM의 30개 채널을 새로 추가했다. 그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로 제공해오던 82개 채널을 포함하면 무료 시청이 가능한 국내 LG 채널은 모두 112개로 늘었다.

LG 채널은 인터넷에 연결된 LG전자 ‘올레드 TV’, ‘나노셀 TV’ 등 독자 운영체제(OS)인 ‘웹OS’가 탑재된 자사 스마트 TV에서 별도 셋톱박스를 연결하지 않아도 여러 채널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2015년부터 서비스를 도입한 LG전자는 콘텐츠사와 협업을 강화하며 채널 수를 늘리는 동시에 뉴스, 시사·보도, 드라마, 예능 등 콘텐츠를 확대해왔다.

2015년 ‘TV 플러스’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전자도 유명 콘텐츠 업체들과 제휴를 늘려가며 채널을 지속 키워왔다. 최근에는 미국 CBS, 야후파이낸스, 영국 유로뉴스, 프랑스 패션TV 등과 최근 제휴를 맺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라이벌’인 미국 애플과 전략적으로 협업하며 글로벌 업계 안팎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1월 애플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TV’(아이튠즈 비디오), 애플 기기(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내 콘텐츠를 스마트 TV와 연동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인 ‘에어플레이2’를 삼성전자 스마트 TV에 동시에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아이튠즈가 애플 이외 다른 회사 기기에 탑재된 것은 처음이었다.

이 제휴로 삼성전자 스마트 TV 사용자들은 애플이 제공하는 수만 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애플 기기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아이폰 등에 담긴 음악이나 사진도 큰 화면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애플도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사용자들이 가정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TV 플러스는 별도 가입 절차나 어플리케이션(앱) 설치 없이 ‘스마트 TV’만 있으면 인터넷에 연결해 다큐멘터리, 영화, 드라마, 예능, 음악 등 채널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다. 현재 전 세계 11개 국가에서 제공되고 있으며, 지난 1월 기준 700만여 명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100개를 포함해 글로벌 380개 채널을 갖추고 있다.

애플은 OTT 서비스를 TV 제조사에 공급하며, ‘애플 TV플러스’ 등 자사 콘텐츠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다. 애플 TV플러스 정액 서비스 가입자만 전 세계 5억 1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 1분기 아이폰 등 하드웨어 매출은 감소한 반면 콘텐츠 등 서비스 매출은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기도 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책임자(CEO)도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소프트웨어(SW)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꾸준하게 주문하고 있다.


◇ TV 시청 트렌드 변화…코로나19로 수요 늘어

이들 기업의 TV 콘텐츠 생태계 확대는 달라지고 있는 방송 매체 이용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TV에서도 OTT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9 방송 매체 이용 행태 조사’ 결과에 의하면 TV는 스마트폰 다음으로 OTT 시청 시 사용하는 빈도가 높았다.

지난해 OTT 이용률은 52%로 전년 42.7%에서 크게 늘었다. 주 1회 이상 OTT 시청 빈도도 95.5%로 같은 기간 88.8% 대비 껑충 뛰었다. "주 5일 이상 OTT를 시청한다"고 응답한 사람도 절반(49.4%) 가까이 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TV 콘텐츠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거리두기’가 생활화돼 집에서 머무는 이른바 ‘집콕’ 인구가 늘면서 고품질 TV 콘텐츠를 즐기려는 수요는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가전제품 양판업체 관계자는 "영화관 방문 등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OTT를 이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실감나게 즐기고 싶은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기능이 있는 TV를 문의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