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9일(목)
에너지경제 포토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송재석 기자기자 기사모음




'北미사일' 두고 美·日 균열..."신경 안써" vs "매우 유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5.28 07:48

트럼프 "미사일 발사 신경 안쓰여...김정은 관심끌기인듯"
아베 "북한 미사일 발사, 안보리 결의 위반...극히 유감"
외신들 "트럼프-아베, 흔들리지 않는 연대 일부 균열" 진단

▲(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며 미일 동맹이 '균열'을 보였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방문 기간 내내 골프장 회동 등으로 '미일 동맹'을 강조했지만,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극히 유감"이라고 비판해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견해를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국빈방문 사흘째인 27일 도쿄 모토아카사카(元赤坂) 영빈관에서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작은 미사일들에 대해 전혀 신경이 안 쓰인다는 것이냐?'라는 질문을 받고 "신경 안 쓰인다. 개인적으로는 신경이 안 쓰인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유엔 결의를 위반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의 사람들은 그것(발사)이 위반이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여러분 알다시피 나는 다르게 본다. 나는 아마도 그(김 위원장)가 관심을 끌기를 원하는 거로 본다. 아마도 아닐 수도 있다. 누가 알겠느냐.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나의 사람들'은 볼턴 보좌관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 참모들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아는 모든 것은 핵실험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탄도미사일 발사가 없었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없었다. 나는 언젠가는 우리가 합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엄청난 제재가 북한에 가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년간 핵실험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해 "많은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매우 중요한 것은 2년간 핵실험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나는 며칠 전 차트(도표)를 봤다. 지난 행정부에는 10과 12와 18과 같이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과 관련된 매우 높은 수치의 많은 숫자들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년간에는 '제로(0)와 제로(0)'였다"며 "나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매우 기쁘다. 똑똑한 사람들은 내 말에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아베 총리가 북한의 발사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 유엔 제재 위반이라며 강경 입장을 보인 것과 상반됐다. 

아베 총리는 이날 "북한 정세를 포함해 충분한 시간을 들여 면밀한 조정을 했다"며 "미일의 입장은 완전히 일치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작년에 이어 다시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들의 가족들과 면회해서 가족들을 격려해 용기를 줬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납치 문제의 빠른 해결을 위해 다음은 나 자신이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날 결의다"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극히 유감이다"고 비판했다. 북일 정상회담 추진 상황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는 전망이 서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북한 문제를 두고 '균열'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물론 아베 총리까지 직접 반박해 김 위원장을 감쌌다"고 보도다.
  
이같은 발언은 2016년 미 대선 당시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미 정보 당국의 결론을 부인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믿는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말했던 것을 연상시킨다고 WP는 부연했다.
  
미 A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북한에 관해 같은 입장이라고 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등 자신의 국가안보보좌관과 아베 총리의 평가와는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CBS 방송도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그의 보좌관들과 반대되는 의견"이라며 "아베 총리 또한 (북한의) 미사일 시험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을 달리했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와 아베의 흔들리지 않는 연대가 도쿄에서 일부 균열을 보였다"며 "40분간의 회견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발사될 경우 수천 명의 민간인이 숨질 수 있는 북한의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을 다시 무시했다"고 전했다.

AFP 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주요 위협으로 여기는 일본에서의 논의에서 핵심 주제인 북한 문제에 대해 유화적 목소리를 냈다"고 평가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