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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무부, 특검보고서 공개..."트럼프 사법방해 시도했지만 처벌 근거 부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4.19 07:40

특검, 기소 판단 이르지 못해...코미 해고 증거 규명도 실패
트럼프, 승자의 여유...'왕좌의 게임' 패러디 이미지 게재

▲(사진=AP/연합)



미국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 관련 특검팀 수사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사법방해를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형사적으로 처벌할 결정적인 증거는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보내고 특검 웹사이트에서 내용을 공개했다.

보고서는 448쪽 분량으로 사법방해 의혹과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및 트럼프 캠프 공모 의혹, 트럼프 대통령 서면조사, 각종 관련자 및 증인들의 진술 등을 정리했다.

그러나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 '기소 판단'에 이르지 못했다. 
 
특검은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과 사법방해 의혹 조사를 포함한 수사에 대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통령의 여러 행위를 발견했다"며 "대통령은 수사를 통제하려는 일련의 행위들에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의혹을 공개한 뒤 도널드 맥갠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뮬러 특검을 해임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미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조사를 받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회 청문회에서 공개적으로 밝히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특검은 이를 입증할 상당한 증거를 확보했다. 

다만 코미 해고가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음모를 은폐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증거는 규명되지 않았다.

특검은 "수사에 영향을 끼치려는 대통령의 노력들은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이는 주로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그의 명령을 이행하거나 그의 요구에 응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특검은 또 러시아 공모 의혹에 대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사이에 많은 접촉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역시 캠프 관계자들이 러시아 정부와 선거 개입 활동을 공모하거나 조율한 사실을 밝혀내는데는 실패했다.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에 각종 의혹에 대한 대면조사를 요구했지만 약 1년에 걸친 검토 끝에 대통령 측이 이를 거절했다. 이어진 서면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30여개의 질문에 "기억이 없다"고 일관했다.

특검은 보고서에서 법무부 측이 헌법상 현직 대통령은 기소될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으며 이와 별개로 대통령에 대한 연방정부의 형사고발은 대통령 권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특검은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잠재적으로 판단하는 결과가 되는 접근법을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보고서가 공개된 직후 트위터에서 '왕좌의 게임'을 패러디해 승자의 여유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이미지에는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검은색 코트를 입은 트럼프 대통령의 뒷모습이 들어가고 그 위로 '게임 끝'이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이미지 왼쪽 상단에는 '(러시아와의)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이같은 이미지와 문구는 미리 만들어놓은 것으로, 러시아와의 공모 의혹을 맹비난해온 민주당과 언론에 평소처럼 독설로 반격하는 대신 해당 이미지를 통해 승리의 기쁨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부상장병 격려 행사에서의 모두발언을 통해 "나는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면서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장난질이 대통령에게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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