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코스피는 하반기로 갈수록 미중 무역분쟁이 해소되고 글로벌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양호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상반기에는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이 다소 둔화되고 글로벌 경제 역시 쉽지 않지만 당장 우려나 침체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조언이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내년도 코스피 밴드는 1840~2550선이다. 가장 보수적으로 전망한 곳은 IBK투자증권으로 1840~2260선을 제시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교역량 감소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액티브 펀드보다는 패시브펀드, 주식형 펀드보다는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새해 국내 증시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곳은 현대차증권과 교보증권이다. 현대차증권은 코스피 밴드로 2050~2450선을, 교보증권은 2050~2550선을 제시했다. 현대차증권은 2분기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실적이 서서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교보증권은 3, 4년 전과 비교해 상장사들의 이익 규모가 증가하고 있고,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크지 않은 만큼 한국 경제 역시 역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자료=교보증권) |
국내 증권가가 보는 새해 증시의 가장 큰 변수는 단연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통화정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3월 1일까지 90일간 조건부 휴전을 갖고, 1월 1일 이후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합의했지만 언제 다시 두 나라 간의 갈등이 불거질지 알 수 없다. 다만 무역분쟁에 대한 불확실성은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1분기 이후부터는 어떻게든 합의를 이루면서 기나긴 전쟁을 끝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무역분쟁에 적응하는 미국과 중국의 변화를 주목하라는 의견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국 입장인 중국은 미국 시장진출 장벽이 높아진 대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대한 목표를 갖게 됐다"며 "대체시장을 발굴하는 것은 수출총량을 늘려 실질 무역수지 감소를 제한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국의 시장 다변화는 미국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내년 글로벌 주요 이벤트 및 증시 영향.(자료=현대차증권)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2018년 국내 증시를 뒤흔들었던 미국발 금리인상 이슈도 하반기쯤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중원 현대차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19년 6월 FOMC 이후 연준의 금리인상이 마무리되면서 달러화 강세도 완화될 것이다"라며 "7월 FOMC 회의와 8월 잭슨홀 미팅으로 상반기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가 재차 확인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 역시 "내년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 개선과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서 신흥국 증시를 둘러싼 공포심리가 진정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자료=신한금융투자) |
◇ 코스닥, 활성화 정책 약발 끝? 회계감리 이슈 ‘불안’
코스닥지수에 대해서는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 코스닥은 2018년 초 금융당국의 활성화 정책으로 인해 900선까지 급등했지만, 이후 각종 글로벌 이벤트로 실망 매물이 나왔다. 특히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분식회계 혐의 등 제약, 바이오업종을 둘러싼 회계감리 이슈가 계속되면서 헬스케어 비중이 높은 코스닥지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미디어 업종은 실적이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코스닥지수 내에서도 희소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미디어업종은 1월 말 이후 수익률 -5%대로 이 기간 코스닥지수(-19%)를 상회했다"며 "미디어 업종은 우수한 콘텐츠 및 시장 다변화로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 높은 만큼 향후 코스닥지수 반등을 주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