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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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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 점진적 금리인상론 ‘쐐기’…연준 수뇌 잇단 트럼프 비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8.27 16:31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 (사진=AP/연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24일(현지시간)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심포지엄 연설을 통해 "가장 최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시사했듯, 임금과 고용의 탄탄한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점진적이고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준이 너무 빠르게 움직여 불필요하게 경기 확장세를 저해할 위험과 너무 늦게 움직여 경기과열을 초래할 두 가지 위험에 모두 직면해 있다"면서 "현재로선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두 위험을 모두 관리하는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는 강하고 일자리를 원하는 대부분 사람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실물경기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물가가 연준 목표치인 2%를 넘어 가파르게 상승할 신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지표들을 주의 깊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통화정책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과 탄탄한 고용시장, 2% 부근의 인플레이션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신흥시장의 금융불안과 관련해선 "미국 안팎으로 리스크 요인들이 있다"면서 "서로 다른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과 관련해 공개적인 언급을 내놓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연준의 긴축 기조를 노골적으로 비판한 이후로 처음이어서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상에 거듭 불만을 드러냈지만, 지난 2015년 12월부터 시작된 ‘긴축 스텝’을 바꾸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준은 올해 상반기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두 차례 추가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이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응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통화정책 경로를 이어가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금리가) 올라갈 때마다 그들은 또다시 올리려고 한다"면서 "나로서는 정말이지 달갑지 않다"라고 연준을 비판했다. 지난 20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연준의 긴축 기조를 또다시 비판했다.

한편, 이날 ‘잭슨홀 미팅’에서는 ‘통화정책 독립성’이라는 가치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학자들이 대거 참석해 글로벌 경제 현황과 통화정책 방향을 점검하자는 취지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연준의 긴축기조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비판과 맞물려, "정치적 압박에 영향받지 않겠다"는 원칙을 통해 금리인상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매년 잭슨홀 미팅을 주최하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에스더 조지 총재는 이날 공동인터뷰에서 "기준금리를 3% 부근으로 올리기를 바란다"면서 "올해 두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조지 총재는 "미국 경제는 올해 연간 3% 부근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다만 이런 성장세가 계속 지속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상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선 "행정부가 금리 인상에 불만을 표시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라며 "정치적인 불만이 있더라도 완전고용과 통화가치 보존이라는 고유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선 "없다"고 잘라 말했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꼽히는 조지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행사한다.

댈러스 연은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도 ‘트럼프 비판’에 가세했다.

카플란 총재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임무는 정치적 고려 또는 정치적 영향력과 무관하게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것"이라며 "그 임무를 이어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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