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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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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금융시장 빗장 열리나? 시진핑 발언 하루만에 금융개방 청사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4.11 18:10

▲중국 베이징의 한 증권회사에서 투자자 한 명이 주가 흐름이 표시된 모니터 화면 앞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금융시장 개방 확대를 선언한 지 하루 만에 중국 중앙은행장이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장은 이날 보아오 포럼 패널 토론에 참석해 다음 달 1일부터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교차거래) 일일 거래 한도를 현재(130억 위안)의 4배인 520억 위안(한화 8조 8420억 8000만 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홍콩 증시를 통해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에게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이 총재는 상하이 증시와 런던 증시 간 주식을 교차 거래하는 이른바 ‘후룬퉁’도 올해 말까지 허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영국은 지난해 12월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 방중을 계기로 후룬퉁 등 양국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이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런던 증시를 통해서도 중국 본토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또 중국 본토 투자자들도 영국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그는 후룬통 준비작업과 관련, "좋은 진전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올해 상반기 안에 중국 은행과 금융, 자산 관리 회사의 외국인 지분 제한도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오는 6월 말까지 중국 은행의 외국인 지분 제한을 철폐하고, 외국 증권사와 보험사가 중국 금융회사의 지분 과반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향후 3년 이내에 중국 증권사와 생명보험사의 외자 지분 제한을 현재의 49%에서 51%로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 발언은 시 주석이 전날 보아오 포럼 개막연설에서 금융 개혁개방을 약속한 지 하루 만에 나와 눈길을 끈다.

전문가들은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이 오랜 기간 제한됐던 터라 은행과 외국 금융기관의 반응은 생각보다 약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러한 중국 정부의 조치를 개방 의지를 드러내는 신호라고 생각하고 환호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유라시아그룹의 칼룸 핸더슨 국장은 블룸버그에 "세계는 더 큰 개방성을 추구하고, 이러한 절차를 가속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인정한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이 총재는 최근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는 방법을 쓰지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총재는 "중미 무역 마찰은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이므로 반드시 이성을 갖고 처리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위안화 평가 절하 방식으로 무역 갈등을 해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주요 2개국(G2)인 중미 양국간의 무역 적자 또는 무역 불균형 문제는 매우 복잡한 문제이며 이러한 불균형은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무역 불균형은 거시경제의 문제로 현재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에 따라 미국 정부의 예산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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