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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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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 "전기차, 7년 안에 휘발유차보다 저렴해진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3.26 09:52

2025년부터 전통내연기관차량보다↓
ESS 대량생산 늘며 배터리 가격 '뚝'
칠례 리튬공급 확대로 빨라질 수도...

▲(자료=에너지경제신문DB)


친환경적이고 정부 지원도 많지만 충전 인프라 부족과 비싼 가격에 멀게만 느껴지던 전기차. 앞으로 7년 후면 전기차가 휘발유차보다 저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단, 이는 리튬 배터리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경우를 가정한 것인 만큼, 배터리 원자재 가격 추이가 전기차 시대를 여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런던 소재 에너지 전문 컨설팅 기관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25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발표하고 "일부 전기차 모델들은 이르면 2024년 전통내연기관차량(휘발유·디젤차)과 가격이 같아지고 그 다음해부터 가격이 더 저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BNEF는 "그러기 위해서는 금속 수요가 급증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배터리팩 비용 하락세가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 사이에서 전기차 출시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전세계적으로 대기오염을 개선하고 2015년 체결된 파리기후변화협정의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영국은 2040년 휘발유·디젤차 판매 중단을 선언하고, 지난 해 9월부터 국회의원들 주도로 정책 시행을 위한 인프라가 충분한 지에 대한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영국 민간 비영리 환경연구단체인 ‘녹색동맹(Green Alliance)’에 따르면, 영국은 인센티브에 힘입어 자동차 무역적자를 50억 파운드(한화 7조 6258억 5000만 원)까지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자연기금(World Wildlife Fund)’은 "휘발유와 디젤차를 시장에서 퇴출하면 자동차 산업에 일자리 1만4000개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녹색동맹’과 ‘세계자연기금’은 영국 정부가 2030년까지 휘발유 차량 금지 시한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중국 역시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잰걸음을 걷고 있다. 이에 전기차 판매할당제를 계획하는 등 정부 주도로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중국에선 내년부터 전기차 의무생산 할당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향후 2020년까지 현지 자동차의 12%를 전기차로 대체할 예정이다.

기업들도 막강한 차이나 머니를 앞세워 유수의 자동차 기업들을 사들이고 있다. 지난달 중국 저장 지리 홀딩그룹(Zhejiang Geely Holding Group Co.)이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회사 다임러( Daimler AG) 지분을 90억 달러에 9.7% 매입하면서 다임러의 1대 주주가 됐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내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테슬라가 중국내 자동차 공장을 짓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고, 폭스바겐은 120억달러를 들여 중국에 전기차 공장을 만들 계획이다. 닛산도 최근 중국내 투자 확대를 밝힌 바 있다.

배터리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 저장장장치(ESS)의 대량생산이 늘어나면서 배터리 가격을 2030년까지 1KW당 70달러선까지 끌어내릴 것으로 BNEF는 내다봤다. 2017년 기준 배터리팩 가격은 KW당 평균 208달러선에서 거래됐으며, 손익분기점을 기준으로 전기차 총 비용에서 5분의 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위치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차량들이 줄지어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AFP/연합)


BNEF의 콜린 맥커래처 첨단운송 부문장은 "전기차 판매량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전기차가 실제 시장에 대량으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배터리 가격이 더 많이 떨어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지금처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휘발유차와 가격이 같아지는 시점은 뒤로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행히 전기차 수요 증가로 그동안 오름세를 보였던 리튬 가격이 앞으로는 급락할 것으로 관측됐다. 주요 생산국이며 최대 매장국가인 칠레의 생산 증가로 인해 내년부터 공급 과잉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전기와 하이브리드차, 스마트폰, 재생에너지 장비에 사용되는 리튬 수요 증가로 투자자들이 가격 상승세를 예상했으나 현실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리튬 생산업체인 칠레 SQM과 앨버말리코퍼레이션의 투자등급을 모두 ‘시장비중’에서 ‘비중축소’로 하향했고, 뉴욕증시에서 SQM의 주가는 연초 고점 대비(62.73달러) 30% 넘게 하락한 상태다.

리튬 가격은 전기차 수요 증가로 인해 지난 2년간 세 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전기차 업체들은 앞다퉈 공급 확보에 나서 테슬라는 SQM과 직접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의 차종 ‘모델3’ 1대 생산에 필요한 리튬은 스마트폰 10만대 이상에 들어가는 것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가 리튬 공급이 부족한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공급이 수요를 크게 초과하기 시작해 오는 2021년까지 가격이 현재 보다 45%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은행은 리튬 가격이 현재 톤당 1만3375달러에서 2021년에는 7332달러로 떨어진 후 생산비 마진인 7030달러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칠레 생산업체들의 생산 증가 계획대로라면 SQM과 앨버말리 두업체에서만 매년 20만톤을 추가로 생산하는 것을 비롯해 칠레가 2025년까지 연간 50만톤을 글로벌 시장에 더 공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리튬 가격이 하락 전환할 경우, 전기차 가격이 더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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