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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 칼럼] 건설 신성장산업의 키워드 CM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9.28 13:51

정녕호 한국CM협회 건설산업연구센터장

▲정녕호 한국CM협회 건설산업연구센터장


지난 고도경제성장기서 우리 건설업은 해외 진출을 통해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여 국가경제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국내에서는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 및 인프라시설 확충을 담당하는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경제발전의 토대를 구축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건설업은 이러한 과거의 화려함은 사라지고 오히려 4차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경제발전 전략에 짐이 되지는 않는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근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은 "건설산업이 외형위주의 낡은 전통산업의 이미지를 벗고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질적 성장의 신성장 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담당부처 장관으로서 지금의 고민을 그대로 묻어내는 말이다.

우리 건설업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이한 모델을 통해 성장했다. 전후 복구사업을 통하여 성장한 건설업은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시공 중심으로 발전했으며, 엔지니어링 사업관리 등 고부가가치 분야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원조국에 의존하는 형태를 취하게 됐다. 건설관련 제도 또한 다른 나라에서는 그 사례를 쉽게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정교한 법제도를 바탕으로 한 관치를 통해 시공중심의 성장을 기획하고 지원해왔다. 교육도 시공에 필요한 기능인과 기술자 양성에 중점을 둬 대부분의 건설종사자가 시공위주의 기술자 및 기능인으로 구성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기조는 현재에도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우리만의 건설 환경과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마치 오래전 멸종한 몸집은 크지만 두뇌는 작은 공룡처럼 우리의 건설업도 외형성장위주의 진화과정을 밟아왔다. 그러나 지금의 글로벌 건설시장 환경에서 시공을 중심으로 한 건설업이 유효한 생존방법이 아님은 분명하다.


건설선진국은 이미 개발도상국에서 임금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점유한 시공부분을 벗어나 지식기반의 건설사업관리(CM)를 상품화함으로써 고부가가치를 창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 우리 건설도 지식기반 산업으로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교육, 제도, 시장관행 등 모든 분야에서 개혁을 수행해야 한다. 개혁은 세계시장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방향이어야 하며, 그 수단으로 지식기반 소프트산업인 건설사업관리(CM)를 중심에 둬야 한다.

일전 미국대학의 CM교육 프로그램 대한 설명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참 부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교과과정은 공학과 경영학이 균형을 이루어 구성됐고, 공과대학과 경영대학의 협업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눈길이 간 부분은 산학협력 프로그램이었다. 대학과 기업이 협업을 통해 대학은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기업은 그 인재를 적극 활용하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국내대학에서는 CM전문가를 양성하는 학과 자체가 없다. 자격제도 면에서도 선진국은 민간주도로 전문가를 양성하고 취득자의 권위를 인정하고 있으나, 우리의 민간자격은 국내제도의 특성으로 인해 유명무실화 되고 전문가로 인정받기 어려운 구조다.

우리 건설은 이러한 모순적 구조로 인해 우수한 인재는 건설업종을 기피하게 되고, 이에 따라 고부가가치 서비스 공급능력은 위축됐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받아본 경험이 없어 전문가를 찾지 않게 되고, 결과적으로 건설업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로벌한 CM전문가 양성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우리에게는 이미 70여 만의 건설기술인이 있고 금융, 회계, 공정, 법률 등의 분야에서 CM을 수행할 풍부한 인적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가 조화롭게 융합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면  건설선진국으로의 부상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들을 모두를 융합하는 CM을 통해 건설업의 선진화를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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