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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구속영장 기각, 삼성그룹주 미래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1.19 16:25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이아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삼성그룹주는 혼조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오너리스크가 각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탈)에 큰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아직 재판 여부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향후 단기 조정은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1.46% 오른 187만4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법원이 이 부회장에게 청구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주가는 안도랠리를 보였다. 이는 지난 13일 이 부회장이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이후 5 거래일만의 반등이다. 삼성물산과 삼성SDS도 각각 전 거래일 보다 0.81%, 0.75% 상승한 12만4000원, 13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삼성생명과 삼성중공업, 호텔신라 등은 하락 마감했다.


◇ 삼성전자, 실적 견조… 최고 목표가 235만원

▲삼성전자 주가 추이.


그간 최고가를 달리다 잠시 주춤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다시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외인 매도세를 부추겼던 총수 구속 및 부재라는 최악의 사태는 면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실적 전망이 삼성전자 주가에 가장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도 높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8조원을 뛰어넘는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기본적으로 실적 등 펀터멘탈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주가는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오너 영향력 보단 실적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실적은 반도체 수요증가와 업황 개선 등에 따른 것이지, 이 부회장이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라면서 "게다가 회사는 이미 세워진 경영 계획을 가지고 움직이기 때문에 기소 등의 문제가 주가나 실적에 미칠 영향은 우려만큼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즉, 주가 상승에는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증권사 22곳의 삼성전자에 대한 평균 목표주가는 223만7000원이다. 신한금융투자와 교보증권이 235만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 모럴해저드·지배구조 개편 보류 등 … 자금 이탈 가능성


다만 이 부회장이 불구속 기소 상태로 재판을 받을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때문에 SRI펀드에서 삼성전자가 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SRI 펀드는 기업의 재무 상태를 비롯해 지배구조, 사회적 책임 등 윤리적 요소까지 고려해 편입 종목을 결정한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SRI 우수 종목들에 투자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RI펀드에선 오너의 법적 문제나 윤리적 문제가 있을 경우 편입이 안되는 규정이 있다"면서 "이 경우 외국인 세력에선 매도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미국과 독일 등에서 해외 부패 방지법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수출 면허 박탈이나, 증권 거래 중지 등을 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삼성전자 주가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지배구조 개편 방안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당초 삼성은 지난해 11월말 오는 6월까지 지배구조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일련의 사태가 주가의 흐름을 크게 바꾸지는 않겠지만,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랐던 주가는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 삼성그룹주, 남은 재판 有…오너리스크 ‘우려’



삼성그룹주도 오너리스크가 남아있는 만큼 긴장을 늦추기는 다소 이르다는 평가다. 특히 특검이 이 부회장을 다시 불러 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게다가 특검은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 승마협회장을 맡은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에 대한 기소 방침을 밝힌 상태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가 줄줄이 재판에 넘어갈 경우 삼성그룹주는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주요 대기업 오너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점으로 핵심 계열사와 그룹주가는 전체적으로 부정적 흐름을 보였다"면서 "특히 최고경영자가 구속기소가 되거나 법리 공방이 장기화하면 주가 파장이 가중됐다"고 분석했다.

그룹 주 가운데 삼성물산은 지배구조 개편 보류 가능성에 따라 관련 수혜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건설 부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여지가 있어서 가치 평가 측면에선 긍정적"이라며 "다만 그룹이 최순실 게이트와 엮이면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은 멀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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