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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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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시스템, 1700만주 신주 ‘폭탄’…대규모 오버행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02 15:02

발행주식 47% 수준의 CB 주식전환 청구
회사 측 “최대주주와 풋옵션 맺어 안전”
금융투자업계 “리스크 상당히 큰 상황”

서진시스템 CI

▲서진시스템 CI

서진시스템이 발행주식수의 절반에 가까운 신주를 상장한다.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전환사채(CB)가 대거 주식전환에 나선 것이다. 전환으로 상장될 신주 중 상당수는 곧바로 시장에 유통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규모 오버행 리스크에 노출된 주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 3700만주 상장한 회사에 1700만주 신주 '폭탄'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확인한 결과 지난 4월 30일 서진시스템에 총 1769만6250주 규모의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 이는 서진시스템의 전체 발행주식수 3758만642주 대비 47.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번 전환청구는 지난 2020~2021년 발행한 서진시스템의 제4,5,7,8,10,11회차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이다.


전환청구권 행사에 따른 신주는 오는 17일 상장될 예정이다. 전체 전환청구 주식 중 620만6894주는 전환가액이 1만4500원으로 지난 30일 종가 2만4700원 대비 41.3% 가량 낮은 수준이다. 나머지 1148만9356주는 전환가액 2만3500원에 전환됐다.




대규모 전환청구와 그에 따른 신주의 오버행 우려에 대해 회사 측은 나름의 안전망을 두었다는 설명이다.


먼저 1만4500원에 전환된 물량 중 292만28주는 전동규 서진시스템 대표가 보유한 물량이라 시장에 나오지 않을 거라는 입장이다.


또 전환가액 2만3500원에 전환된 신주 중 1063만8293주의 보유자는 전 대표에게 주식을 3만2000원에 팔 수 있는 풋옵션(매수청구권) 계약을 체결됐다. 매수 청구는 오는 2025년 6월 26일 이후 가능하다.


이에 신주 중 상당분이 당장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당장 풀릴 413만주 대기…풋옵션 물량도 불안


하지만 금융투자업계는 이런 해명에 대해 “상당히 과소평가된 리스크"라고 설명하고 있다.


당장 풋옵션을 맺지 않은 체 1만4500원에 전환될 신주 총 413만7930주는 상장 직후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주가가 현재 수준만 유지해도 40% 가까운 수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발행주식 수 대비 11.0% 수준이다.


전 대표 측과 풋옵션 계약을 맺은 물량이더라도 시장에 풀리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소유자가 기대 수익 폭을 좁히거나 손실을 다소 감안하면서 주식을 내다 팔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물량은 1년 뒤 전 대표에게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는 상황이지만 현실적으로 전 대표에게 해당 풋옵션을 소화할 자금력은 확인되지 않는다. 만약 해당 물량에 대해 전부 풋옵션이 행사될 경우 전 대표 측은 총 3404억2537만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전 대표의 회사 지분 대부분은 주식담보대출로 묶여 있는 상태며, 회사 자체에도 이를 소화할 유동성이 없다.


결국 사실상 해당 풋옵션 계약은 주가가 풋옵션 행사 가격보다 오르거나 좋은 조건으로 롤오버(재계약이나 신규투자자를 활용한 만기연장)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주가가 오르지 못한다면 전 대표와 주식 소유자 모두 손실을 피하기 힘들다. 이에 전환가액이 3만2000원인 물량이더라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당 CB 투자들이 투자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자부담 등으로 버티기 어려워지자 최대주주측와 협의해 엑시트를 위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파악된다"며 “향후 서진시스템의 주가 상승이 없다면 참여자 모두가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진시스템 관계자는 “풋옵션을 체결하지 않은 투자자도 바로 처분하지 않고 보유할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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