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4일(토)
에너지경제 포토

나유라

ys106@ekn.kr

나유라기자 기사모음




ELS 손실 사태, 장기적 전화위복...국민은행, ‘내부통제’ 고삐 조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4.23 05:45

조만간 ELS 배상 안내, 이달 중 배상금 지급 예상
전 직원 금융윤리 실천 만전, 고객성과지표 도입

신사업 이상 무...국민카드와 여행특화카드 출시
KB금융 이달 25일 실적발표, ELS 배상액 나올 듯

국민은행

▲KB국민은행 신관.

KB국민은행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 배임 사고 등 각종 금융 사고를 계기로 내부통제, 금융소비자 보호에 고삐를 조인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내부통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운영하고, 새로운 성과지표를 도입해 직원들의 고객 문제 해결, 고객 니즈 충족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삼성 금융사의 공동브랜드인 삼성금융네트웍스와 함께 삼성금융 통합 앱 '모니모' 활성화에 나서는 등 각종 신규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ELS 사태에 묻혀 빛을 보지 못하는 만큼 ELS 사태를 서둘러 수습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만기가 도래하는 고객부터 순차적으로 H지수 ELS 배상 관련 안내를 개시한다. 당초 이달 15일부터 H지수 ELS에 투자한 모든 고객들에게 일괄적으로 안내를 할 예정이었지만, 고객들 혼란 등을 고려해 만기가 도래하는 ELS 가입자부터 안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국민은행은 이달 중 투자자들과 협의를 마치고, 배상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홍콩H지수 평균인 1만1096선을 기준으로 올해 3월 26일(H지수 5768)까지 하락률은 48%다. 올해 3분기에는 노녹인형 ELS에서만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가정하고, 시장에서 예상하는 배상비율인 40%를 적용하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하나은행, SC제일은행, 우리은행 등 6개 은행의 총 예상 배상액은 1조9500억원이다. 이 중 ELS 최다 판매사인 국민은행의 배상액이 약 990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신한은행(2870억원), NH농협은행(2590억원), 하나은행(2570억원), SC제일은행 1500억원 순이다.


은행

▲은행별 홍콩H지수 ELS 예상 배상액. (주 : 예상 배상액은 은행별 예상 만기도래액에 H지수 하락율(48%) 및 시장예상 배상비율(40%)를 단순 곱해 계산. 실제 배상액은 각 은행의 이사회 논의 결과 및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에 따라 예상치와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음.)(자료=한국신용평가 보고서)

국민은행은 ELS 손실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업무상 배임 사고도 잇따라 발생해 내부통제에 심각한 허점이 노출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 지점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대출자 소득이나 이자상환비율(RTI)을 실제보다 높게 산정해 적정 수준보다 더 많은 대출을 내준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국민은행은 고객 신뢰 회복, 내부통제 실효성 강화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 모든 임직원들이 경각심과 위기감을 갖고 금융윤리를 실천하도록 고객의 문제 해결, 니즈 충족에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 성과지표인 'CPI(Customer Performance Indicator)'를 도입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대출 적정성 점검 프로세스 안에 '공공마이데이터'를 활용하고, AI를 적용한 내부통제 이상거래탐지시스템도 운영한다. 부점장 및 팀장급 2인 1조를 각 지역그룹으로 파견해 영업현장의 내부통제 취약부문을 점검하는 '지역그룹 내부통제팀'도 새로 꾸렸다.


내부통제 강화와 함께 신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낸다. 국민은행은 KB국민카드와 협업해 22일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별도의 연회비 없이 해외 및 국내 여행 시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여행 특화 직불카드다.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 최근 금융사들이 은행, 카드 계열사가 손잡고 해외여행 특화카드를 출시하고 있는데, KB금융지주도 이러한 경쟁에 동참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삼성금융네트웍스가 금융통합앱 모니모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휴 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KB국민은행을 선정하기도 했다. KB금융지주는 이달 25일 1분기 실적발표가 예정됐는데, 이 자리에서 국민은행의 구체적인 ELS 배상액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 측은 “(ELS 사태와 별개로) 대출을 포함한 자산성장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상반기 내부 목표로 세운 각종 사업들 역시 목표치를 향해 진행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