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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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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로 해결 힘든 항공·선박 연료 ‘바이오’가 맡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07 10:50

산업부, 올해 업무계획 통해 바이오연료 시장 확대 밝혀

바이오디젤 혼합률 상향 및 선박·항공 사용 의무화 추진

팜유 대체할 원료 확보 관건, 美 상용화 ‘효모오일’ 주목

바이오연료 효모오일

▲새로운 바이오연료의 원료로 주목받는 효모오일을 생산하는 미국 스타트업 c16바이오사이언스의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다. 출처=c16바이오사이언스 홈페이지 캡처

배터리로 해결하기 힘든 항공·선박 연료 수요를 바이오연료가 맡게 될 전망이다. 정부가 수송용 연료의 친환경화를 위해 경유에 넣는 바이오디젤 의무혼합률을 상향하는 등 바이오연료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나서서다. 특히 정부는 배터리나 수소로 해결이 힘든 선박과 항공 연료에도 바이오연료를 의무적으로 혼합하도록 하는 방안도 구체화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바이오연료의 원료로는 팜유를 대체할 효모오일이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2024년 업무계획'을 통해 석유 자원의 에너지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친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오연료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바이오연료 의무혼합률(RFS)을 상향하고 바이오 항공유와 선박유의 실증, 품질기준 마련,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조기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용 경유를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사업자는 바이오디젤을 의무적으로 혼합해야 한다. 현재 혼합률은 작년까지 3.5%였으며 올해부터 2026년까지 4%로 높아지고, 2027년부터 2029년까지 4.5%, 2030년 이후부터 5%로 높아진다.


산업부는 2030년까지 비율을 8%로 더 상향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2022년 10월 '친환경 바이오연료 확대방안' 발표에서도 RFS 비율을 2030년까지 8%로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3년마다 혼합률을 조정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4%에서 2027년 6%, 2030년 8%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연료는 환경성과 에너지안보를 높이는 두 가지 효과가 있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2007년 바이오연료의 환경경제성 분석 및 보급 확대방안 연구에 따르면 바이오디젤을 5%와 100% 혼합할 경우 각각 △일산화탄소는 5%, 15% △탄화수소는 13%, 25% △미세먼지는 7%, 2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차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질소산화물은 각각 0.5%, 13% 증가했다. 혼합률만큼 석유 수입이 줄기 때문에 에너지안보도 높일 수 있다.


산업부는 이러한 바이오연료의 장점을 활용해 사용범위를 선박과 항공 연료시장으로 확대해 강화되는 국제 환경규제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30년까지 선박의 탄소 배출을 20% 감축하고, 2050년까지 100% 감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도 2027년부터 지속가능항공유 사용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바이오 선박유의 경우 기존 실증사업을 바탕으로 올해까지 품질기준을 마련해 2025년부터 의무혼합률 제정을 통해 상용화 할 계획이다. 바이오 항공유도 올해까지 실증을 마치고 내년까지 품질기준을 마련해 2026년부터 상용화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정유 4사를 비롯한 석유업계는 바이오연료 생산시설 구축에 2030년까지 총 6조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원료 확보이다. 최상의 원료는 폐식용유지만 생산량이 제한적이다. 차선 원료인 팜유는 팜유 생산국이 농장 확보를 위해 기존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지적이 있어 유럽에서는 친환경 연료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세조류는 넓은 면적과 따뜻한 수온이 필요해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


한국석유관리원, 한양대, 한국바이오연료포럼이 작년 12월 공동 작성한 '고농도 유지 함유 효모를 활용한 바이오항공유 생산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바이오연료 원료로 '효모오일'이 주목받고 있다.


유지성 효모가 생산하는 효모오일은 식물성 유지와 성상이 유사하고,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높다. 야생종 유지성 효모(Oleaginous yeast)는 세포 중량 당 약 30~40% 정도 오일을 축적하며, 대사공학적인 균주 개량을 통해 90% 이상으로 축적률을 높일 수 있다. 효모오일의 단위면적당 생산성은 미세조류 대비 30배 이상, 식물성 유지 대비 700배 이상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c16바이오사이언스, 자일롬, 키버디 등의 스타트업이 효모오일을 상업화했다. c16바이오사이언스는 빌게이츠 재단으로부터 2000만달러를 투자 받았다.


국내에서는 KIST를 중심으로 효모유지 생산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서울대 등을 중심으로 유지성 효모를 활용한 고부가 소재 생산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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