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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5 기술주' 버블논란, 조정장세 진입했나…"최대 15% 하락"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9.08 14:26

▲미 월가(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왔던 미국 뉴욕증시가 지난 한 주 동안에만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향후 미국 증시 전반의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증시 전망은 한국 주식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주목할 점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알파벳) 등으로 구성된 ‘빅 5 기술주’의 폭락이 대세 하락장의 초입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조정인지 여부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기술주에 쏠린 돈의 비중이 전체 대비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매수심리가 과열됐기에 시장이 최대 15% 가량 조정에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코로나19 대유행에도 기록적인 랠리를 펼친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2거래일 연속 폭락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2.78%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3.51%, 4.96% 폭락을 기록했다. 다음날인 4일에도 나스닥은 장중 한때 전일대비 5% 이상 추락했고, 다우지수는 한때 600포인트 이상 내렸지만 장 후반에는 주요 지수가 낙폭을 줄였다.

이로써 나스닥 지수는 올해 고점대비 6% 이상 빠진 상황이고 S&P 500 지수의 경우 지난 6월 26일 이후 최악의 한 주를 기록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올해 나스닥 지수 추이(사진=구글)


빅5 기술주 개별적으로 보면 지난 4일 기준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는 종가기준 올해 고점대비 7.93% 빠졌고 페이스북(-6.97%), 아마존(-6.71%), 애플(-9.85%), 마이크로소프트(-7.51%) 등의 기술주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핵심 기술주들의 주가가 과열된 만큼 조정 국면에 진입했고, 이로 인해 미국 주요 지수들의 조정 폭이 10∼15% 가량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월가의 유명 주식 강세론자인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는 7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기간은 며칠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S&P 500 시가총액의 25%를 빅5 종목이 차지하는 것을 보면 당혹스럽다"며 "하지만 해당 종목들은 여기서 조정을 받고 있고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탠호프캐피털의 조너던 벨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나는 우리가 확실히 버블의 영역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실제 아마존 주가는 올 들어 78% 폭등하면서 ‘FAANG’ 종목을 주도하고 있고 애플(65%), 넷플릭스(59%), 페이스북(38%), 알파벳(19%)도 연초 대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벨 CIO는 또 "빅5 기술주가 미국 증시의 20%, MSCI 전세계지수의 12%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아주 작은 수의 종목에 매수 심리가 집중되고 있다"며 "이는 확실히 버블이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서비스사 BNY 멜론의 리오 그로하우스키 CIO도 지난 주 기술주 중심의 투매현상에 대해 "주식시장에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기 위한 좋은 계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와 함께 낙관론도 제기된 점이 눈길을 끈다.

벨 CIO는 "버블 영역에 들어왔다고 해서 당장 붕괴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본 것은 이전 2주의 강세를 지운 것에 불과하다"며 "기술주를 계속 보유해야 할 이유는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포트폴리오에서 보유 규모를 조절해야 한다"며 "비중이 15∼20%라면 과매입한 것을 인지해야 하고 30∼40%라면 정말 큰 리스크를 떠안는 셈"이라고 경고했다.

야데니 역시 "나스닥은 3월 저점대비 70% 정도 상승했는데 이는 과거 1999년 200%가 넘었던 것에 비해선 상승폭이 크지 않다"며 "이런 과정이 반복되는 것을 보고싶지 않아 시장이 현시점에서 잠시 쉬어가고 있다는 점에 위안이 된다. 건강한 조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술주의 기초체력은 여전히 강하지만 코로나19 백신개발과 함께 경제가 호전되면 경기민감주에 대한 매력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금융주와 같은 가치주에 대한 확대 또한 가시화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순환매 장세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야데니는 "S&P 500 지수가 3500 정도에 올해를 마감할 것 같다. 그러나 내년에는 지수가 3800에 이르거나 이보다 약간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종가를 기준으로 연말까지 2% 가량 더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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