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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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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테슬라' 급락 주의보..."월가에서 가장 위험한 주식" 경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9.07 13:59

올해 저점대비 600% 상승률 불구
S&P500 편입 실패에 400달러 하회
월가 "현 주가 예상 수익보다 너무 높아"
" 액면분할도 투자자 확보 차원일뿐"

▲테슬라(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한국은 물론 전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아온 테슬라 주가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자율주행 전기차’를 앞세운 테슬라의 주가가 올해 저점대비 무려 600% 가까이 급등하면서 무서운 폭등세를 보이더니 최근 들어 급락세로 반전했다. 심지어 테슬라가 월가에서 가장 위험한 주식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498.32 달러로 장을 마감하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9월 1일에는 4.67%, 2일에는 5.83%, 3일에는 9.02% 하락하면서 3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였다. 이후 지난 4일에는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날 테슬라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편입에 실패했다는 소식으로 시간 외 거래에서 400달러 선이 무너졌다. S&P500 지수위원회 지수위원회가 테슬라를 편입하지 않은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테슬라는 주가 변동성 등 정성적 기준에서 부족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테슬라 주가 추이(사진=구글)


주목할 점은 테슬라 외에도 초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는 것이다. 지난 4일 기준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는 종가기준 올해 고점대비 7.93% 빠졌고 페이스북(-6.97%), 아마존(-6.71%), 넷플릭스(-7.28%), 마이크로소프트(-7.51%) 등의 기술주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모양새다.

이같은 급락에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 이른바 ‘서학개미’들은 마음을 졸이고 있다. 최근 조정이 닷컴 버블같이 대세 하락장 진입을 위한 움직임인지 아니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일시적인 조정에 해당되는지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면서 향후 미국 증시 전반의 흐름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노동절로 휴장한다.

테슬라는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는 해외 주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 테슬라 예탁 규모는 36억 4350만 달러로 테슬라 시가총액(3897억 9400만 달러)의 0.93%에 달한다. 특히 국내투자자들은 올들어 이달 4일까지 테슬라를 18억8246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테슬라 주식이 월가에서 가장 위험한 종목이란 경고가 제기됐다. 주가가 지나치게 과대평가됐다는 지적으로, 테슬라의 펀더멘털(실적 등을 감안한 회사가치)이 현재 주가와 밸류에이션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미국 주식투자 리서치업체인 뉴컨스트럭트의 데이비드 트레이너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테슬라가 향후 10년 이내 30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전용 보험 사업에 뛰어들고 도요타처럼 높은 마진을 낸다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그려봐도 현재 주가는 예상 수익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트레이너 CEO에 따르면 현재 주가대로라면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40%∼110%에 머물러야 한다. 테슬라가 현재 평균 가격인 5만 7000달러로 2030년까지 1090만 대의 자동차를 판매해도 점유율은 42%에 불과하다. 이를 적용해도 테슬라 주가는 순이익의 159배에 거래된다. 이보다 판매량이 부족할 경우 현 주가에 부합하려면 이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110%나 돼야 한다는 게 트레이너의 설명이다.

트레이너 CEO는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이라 생각한다"며 "마치 카드로 만든 집이 무너지기 일보직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테슬라가 최근 단행한 5대 1 액면분할로 새로운 투자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낮아진 점이 또 다른 위험요인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트레이너 CEO는 "주식 분할은 가치와 상관없는 단순 쪼개기"라며 "솔직히 주식분할은 순진하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일 뿐, 진정한 전략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점유율이나 판매량이 상위 10위 안에 들지도 못한다"며 "유럽 법이 하이브리드 차양과 전기차 생산량을 늘리도록 기존 완성차 업체들에게 인센티브를 강화했기 때문, 미국도 같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를 고려했을 때 테슬라의 주가는 500달러가 아닌 50달러 수준에 머물러야 현실적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트레이너 CEO는 "일론 머스크 CEO가 유행을 선도하고 전기차를 주류로 끌어올린 부분에 대해선 칭찬할 만한 일"며 "그러나 펀더멘털 기준으로 투자하기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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