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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제약업계, 사업구조 개편 바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6.03 11:31


[에너지경제신문 이나경 기자] 최근 국내 바이오제약사들이 사업 및 조직 개편 등을 잇따라 단행하고 있다. 신약개발 등 경쟁력 있는 사업에 과감히 투자하고 임상 및 사업 개발에 집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18년간 함께해온 제약사업 부문을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공시에 따르면 한국콜마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는 자회사 콜마파마의 보유지분 전량과 한국콜마의 제약사업부문을 약 5124억원에 IMM프라이빗에퀴티에 매각했다. 글로벌 의약품 생산대행(CMO) 사업을 하는 콜마파마 지분은 1761억원에, 치약 사업을 제외한 한국콜마 제약사업 부문은 IMM에 3363억원에 양도하기로 했다.

매출 기여도가 높은 제약부분이였지만 지난해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을 인수하면서 약 9000억원을 인수금융과 차입으로 조달해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콜마측은 "재무구조 개선 및 그룹 사업구조 재편으로 핵심 역량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매각 절차를 통해 한국콜마는 화장품 사업에만 집중하고, 제약사업은 한국콜마 자회사인 HK이노엔이 집중하는 식으로 사업 구조가 재편될 전망이다.

GC녹십자그룹 자회사 GC녹십자엠에스는 혈액을 담는 합성수지 용기로 혈액이 온도 변화 요인 등으로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혈액백’ 제조 사업부를 국내 중소업체에 매각했다. 사실상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혈액백 제조 사업을 접고 강점인 진단사업에 더 집중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실제 녹십자엠에스는 2018년 59억원 영업손실에 이어 지난해 44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업체들이 혈액백 사업에 뛰어들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코로나19 사태까지 더해져 사업 전망이 더 악화됐다.

전체 분석업체 테라젠이텍스는 전망이 좋은 유전체 사업 부문을 분할해 ‘테라젠바이오’를 신설했다. 새롭게 출범하는 테라젠바이오는 기존 테라젠이텍스가 유전체 분석 사업에서 더 나아가 면역치료법 및 치료용 백신 등 맞춤형 항암 치료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번 물적분할을 통해 회사측은 의사 결정과 책임 등의 측면에서 경영 효율이 높아지고, 투자 유치 등을 통한 신규 사업 추진도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라젠이텍스 관계자는 "분할을 통해 각 부문이 미래 비전을 확립하고 전문성 있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며 "지속적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한 사업에 대한 재무적 리스크를 분산해 안정적인 재무제표를 유지하면서도, 공격적 투자 유치 등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혁신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맞춤형 프로·프리바이오틱스 개발로 잘 알려진 천랩은 최근 임상개발 책임자(CDO)로 김현 전무를 영입하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조직을 ‘신약개발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임상과 사업개발에 최적화된 조직을 갖추기 위해서다. 김현 전무는 연세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대화제약,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 등에서 리포락셀(항암제), 케이캡(역류성식도염 치료제), 항바이러스제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비임상, 초기 및 후기 임상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는 치료제 개발 전문가다. 이밖에도 올해 초 임상 의사인 김해영 이사와 CJ헬스케어 임상개발실 출신 홍상희 부장(약사) 등이 합류해 신약개발 분야의 전문가들로 탄탄한 팀을 구축하기도 했다.

천종식 천랩 대표는 "성공적인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기초연구 플랫폼’과 ‘임상개발 능력’은 물론 시장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적절한 실행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팀빌딩을 통해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글로벌 임상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대형 제약사들과 신약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역할도 주도적으로 진행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나경 기자 nak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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