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곰팡이 원인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연간 150만~200만 명에 이른다. 특히 최근에는 곰팡이가 치매를 비롯한 각종 뇌질환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곰팡이가 어떻게 뇌혈관장벽을 통과해 질병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그 중 크립토코쿠스증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20만 명 이상 감염되고 18만 명이 사망하는 주요 곰팡이성 감염질환으로, 그 치료제 시장은 연간 6~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앰틱스바이오와 공동연구를 통해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인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를 모델시스템으로 활용해 곰팡이의 뇌-혈관장벽 통과 및 뇌 감염조절 인자를 대규모로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는 우리 주변에 다양하게 존재하며 호흡기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 주로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이즈, 장기이식 및 암 환자 등)나 노인들에게 주로 발병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면역이 정상인 사람에게 감염된 예도 있다. 그럼에도 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거나 신장 및 간 독성과 같은 부작용 없이 치료할 수 있는 항진균제 약물은 아직 개발되지 못했다. 특히 곰팡이 균이 혈액까지 침투한 이후에는 혈관과 뇌 사이에 있는 뇌-혈관장벽을 자유롭게 통과해 뇌 수막과 뇌를 감염시키는데, 이러한 뇌-혈관장벽은 상당히 작은 크기의 약물도 통과하기 어렵다. 이에 기존의 항진균제 약물을 뇌 안으로 전달하여 곰팡이 질환을 치료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현재 연구팀은 공동연구기관인 ㈜앰틱스바이오와 합작하여 뇌 감염조절 유전자 용도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는 등 국내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15조원이 넘는 글로벌 항진균제 시장에 국내 산업계가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반용선 교수는 "이번 연구로 밝혀진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의 뇌 감염조절 인자를 저해하는 새로운 항진균 약물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공동연구자인 정은지 교수는 "현재는 뇌로 약물을 원활하게 전달하는 것이 각종 뇌 질환 치료에 가장 큰 이슈인데, 뇌수막염균의 뇌-혈관장벽 통과 조절 인자를 반대로 이용하면 뇌-혈관장벽 통과 약물전달시스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어 획기적이고 응용 범위가 넓은 약물전달시스템으로 산업적 가치가 클 것"이라고 추후 활용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기초연구지원사업과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단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세계적인 생명과학분야 권위지 Nature Communications 3월 23일자에 게재됐다.
▲ 뇌 감염질환 유발 곰팡이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의 뇌 감염조절 유전자 대규모 발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