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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회장 국감…'산은-수은 통합론' 'KDB인베 설립' 질타에 진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10.14 16:25

"산은-수은 통합론 개인적 의견…민간 차원에서 논의돼야"

"산은은 재무 구조조정, KDB인베는 영업력·가치제고 맡아"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14일 KDB산업은행에 대해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동걸 산은 회장의 ‘산은-수출입은행 합병’ 발언과 ‘KDB인베스트먼트’ 설립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한국지엠(GM) 노사 협의, KDB생명 매각 등에 대한 현안 질문도 이어졌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은·IBK기업은행·예금보험공사·서민금융진흥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앞서 이 회장이 산은과 수은 통합 필요성에 대해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 회장은 지난달 진행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책금융이 많은 기관에 분산된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산은과 수은 합병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산은과 수은 합병안을 정부에 건의했느냐고 질의하자 이 회장은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한 후 정부에서 검토할 의사가 없다고 했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개인적인 의견이었냐고 묻는 의원들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며 "민간 차원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같은 답변에도 여야 의원들의 집중포화는 계속됐다. 사견을 전제로 기자간담회에서 말하는 게 적절하지 않았다는 질책부터, 정책금융 중복과 비효율성이 문제라면 이를 효율적으로 바뀌기 위해 노력하고 논의를 거친 뒤 의견을 밝혔어야 한다는 등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 회장 의견에 동감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이태규 의원은 정책금융에 업무중복이 있는 등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말했고, 이 회장은 "업무중복도 문제지만, 각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 경쟁 차원에서 성장성 있는 기업에 대해 대규모 대출 등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우리는 소액 지원은 잘 이뤄지는데 거액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울러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B2C 지원은 많지만 B2B지원은 부진하다"며 "B2B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책금융을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전제로 사견임을 전제로 하고 얘기하는 건 적절하지 못했다고 본다"고 지적하면서도 "산은이 가지고 있는 글로벌 금융 규모에 한계가 있는 만큼 수은과 합병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본다"고 했다. 

산은이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것을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산은이 존재 이유를 저버린 것이란 지적이 이어진 가운데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자회사 설립이 필요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산은은 지난 4월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고 지난 7월 공식 출범해 가장 먼저 대우건설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산은의 존립근거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구조조정을 하는 건데, 100% 출자 회사를 만들어 대우건설을 구조조정하겠다면 산은 내 구조조정 인원들을 모두 내보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 회장은 "산은은 재무적 구조조정을 잘하지만 영업 제고나 가치 제고에는 한계가 있었다. KDB인베스트먼트에서 시장 전문가들을 영입해 이를 맡게 되는 것"이라며 "이제는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많이 하기 때문에 채권단 위주의 구조조정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또 "대우건설 구조조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관하는 기관 수 등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은 PE실이 정치권이나 노조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웠다고 말하기 어려웠지 않느냐"며 자회사 설립이 필요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이 회장은 "특히 과거 정권에서 그 역향이 막대했다"고 답했다. 고 의원이 자회사는 자유롭고 독립적이다고 의견을 밝히자 이 회장은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과정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완료하려면 일본이나 유럽연합(EU) 등 경쟁당국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한 곳의 허가도 받지 못했다"며 "일본의 허가를 받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 회장은 "컨설팅사와 법무법인을 고용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고, (승인 주체인) 현대중공업이 다각적으로 방안을 강구해 승인절차를 밟고 있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한국지엠 노사 갈등 장기화와 관련해서는 "노조가 먼 미래를 보고 노사협의에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태규 의원이 "산은도 2대 주주로서 경영진의 의사를 말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이 회장은 "비토권을 가지고 있지 지시를 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해당사자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의사를 개진하고 있고 확실한 의견을 전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8월부터 파업을 이어오다 노조 요구를 미국 본사와 협의하겠다고 하자 이달 1일 파업을 중단했으나 최근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산은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KDB생명이 매각될 경우 KDB생명 임원진에게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한 것에 대해 이 회장은 "그동안 KDB생명 매각에 실패했던 이유는 KDB생명 임원들이 3년 동안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한 모럴해저드도 있었다고 본다"며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모럴해저드가 아니냐는 반박이 나오자 "매각 가격에 따라,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다르게 지불하기 때문에 모럴해저드로 볼 수 없다"고 답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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