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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난타전...중국 관세에 트럼프 관세율 인상 ‘맞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8.24 08:49

중국, 750억 달러 미국산 제품에 관세 부과 예고
트럼프, 2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 관세율 인상
美국채 수익률 또 역전...파월 발언도 시장기대치 못미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폭탄을 주고 받으면서 글로벌 경제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여기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마저 금리 인하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을 주지 않으면서 미국 증시는 크게 출렁였다.

이번 전쟁에 신호탄을 쏜 쪽은 중국이다. 중국은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원유와 대두 등 5078개 품목 7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10%와 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과 시점은 각각 9월 1일, 12월 15일부터다.

또 중국은 별도의 발표를 통해 관세 면제 대상이던 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12월 15일부터 각각 25%, 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회복 조치는 75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과 별도로 이뤄졌다.

중국의 이같은 관세 부과 조치는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10% 관세 부과 방침에 대한 보복이다.

당초 미국은 9월 1일부터 3000억달러의 중국산 제품 가운데 일부에 대해 예정대로 관세 부과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다만 휴대전화와 랩톱, 비디오게임 콘솔, 특정품목의 장난감과 신발 및 의류, 컴퓨터 모니터 등에 대해서는 관세 부과 시점을 12월 15일로 연기했었다.

그러나 이날 중국이 보복 관세를 때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보복 조치를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기존에 부과해오던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행 25%에서 10월 1일부터 30%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또 9월 1일부터 부과키로 했던 나머지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도 당초 10%에서 15%로 올리겠다고 예고했다.

미중이 치고받으면서 뉴욕증시는 이날 다시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623.34포인트(2.37%) 급락한 25,628.90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75.84포인트(2.5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9.62포인트(3.0%) 미끄러졌다.

지난 14일 경기침체 신호로 인식되는 미 국채 장·단기물의 수익률(금리) 역전으로 다우지수가 올해 들어 최대폭인 800포인트 이상 급락한 이후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던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AP/연합)

이날 2년물과 10년물 미 국채의 수익률(금리)이 장중 다시 역전 현상을 보인 것도 투자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했다. 지난 14일에 이어 9일 만에 세 번째 역전이다.

장기채는 자금을 오래 빌려 쓰는 만큼 단기채보다 제시하는 수익률이 높은 게 통상적이다. 이런 원칙에 역행하는 것은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이 주목했던 제롬 파월 의장의 연설도 당초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와이오밍즈 잭슨홀 미팅에서 연설을 통해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성장둔화와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현재의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는 언급은 파월 의장이 올해 들어 계속해서 해오던 표현이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글로벌 경기 둔화의 증거를 더 목도하고 있으며, 독일과 중국에서 현저하다"면서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하드 브렉시트와 홍콩에서의 긴장 고조,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붕괴 등을 포함해 지정학적 이벤트들이 뉴스에 많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 우리의 도전은 경기 확장을 유지해 강한 노동시장의 혜택이 여전히 뒤처진 더 많은 사람에게까지 확대되고,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 주변에서 확고히 자리 잡도록 통화정책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현재 상황에 대한 어떤 정책 대응을 인도할 최근의 전례가 없다"면서 "통화정책이 소비심리와 기업투자 등을 지지하는 강력한 수단이지만, 그것이 국제무역을 위한 확립된 규칙서(rulebook)를 제공할 수는 없다"면서 통화정책의 한계를 시사하는 듯한 언급을 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국 언론들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대한 단서를 거의 제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다만 지난달 기준금리를 10년 7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강조했던 "중간-사이클 조정"은 이날 언급하지 않았다.

CNBC는 "파월 의장이 추가 금리인하를 위한 문을 열어뒀지만, 그 어떤 것도 약속하는 데까지는 나가지 않았다. 시장은 더 비둘기(통화 완화)적인 연준을 듣기를 희망했다"고 평가했다.

CNBC는 또 미중 갈등격화로 "미 경제가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을 키웠다"면서도 한편으로 "연준이 더 공격적인 인하로 경기침체를 막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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