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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너지전환-유럽에서 답 찾다⑦] 덴마크 '외르스테드' 신재생 에너지사로 성공전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8.17 07:53
외르스테드

▲덴마크 코펜하겐 인근에 있는 외르스테드.(사진=송두리 기자)

[글·사진=코펜하겐(덴마크)=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2023년 우리가 만드는 에너지의 95%는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기반으로 할 것이다."

덴마크의 대표 전력회사인 외르스테드(Ørsted)의 울렉 스트리드베크(Ulrik Stridbæk) 그룹규제 업무 부사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자신했다. 외르스테드는 덴마크 정부가 51.1%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덴마크 최대 전력 회사이다. 약 5600명의 직원이 종사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595억 크로네(약 10조 원) 규모이다. 지난해 말 기존 ‘동(DONG·Danish Oil and Natural Gas)에너지’에서 사명을 외르스테드로 바꾸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올인’할 것을 예고했다.

약 40년 동안 석유와 가스 발전으로 성장을 했던 외르스테드는 최근 10년 동안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받아들였고 풍력 부문 발전량을 대폭 늘렸다. 동시에 풍력 발전소를 짓고 운영하는 해상 풍력 발전사로써 영역을 넓히며 세계적 풍력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유럽을 비롯해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운영하는 풍력 발전소 발전 용량은 총 5.1GW 규모에 이른다.

외르스테드는 국가 정책과 세계적 흐름에 따라 새로운 정체성 옷을 입고 신재생 발전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울렉 부사장은 "무엇보다 ‘녹색 에너지로만 움직이는 세상’을 만드는 것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로 100%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외르스테드,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바꾸자 탄소 발생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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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르스테드(Ørsted) 울렉 스트리드베크(Ulrik Stridbæk) 그룹규제 업무 부사장.[사진제공=외르스테드]

외르스테드가 신재생 전력 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본격 움직임을 보인 최근 10년 동안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높은 성장 폭을 보였다. 앞서 1972년 동에너지가 설립된 후 석유와 천연가스를 주 발전원으로 삼아 온 만큼 10년 전만 해도 신재생에너지보다 석탄 발전 비중이 더 높았다. 2006년 발전소에서 전력과 열을 생산할 때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불과했던 반면 석탄 등을 태워 얻는 열 전력 발전량은 83% 수준이었다.

10년 만에 상황은 변했다. 지난해 기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64%로 석탄 등 화석연료 발전량을 앞질렀다. 회사 자본 비중으로 보면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특히 풍력 비중이 2006년 16%에서 2017년 83%로 크게 늘어나면서 가장 월등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반대로 열 발전은 60%에서 17%로 급격히 줄었다. 여기다 석탄과 가스를 태워 발전을 하던 열 발전의 자원은 바이오매스로 바꾸면서 석탄 사용량은 더욱 감소해 석탄 소비량은 10년 동안 73% 줄었다.

신재생에너지를 주요 발전원으로 바꾸자 이산화탄소량도 급격히 줄었다. 석탄 등을 이용한 열 발전 비중이 높았던 2006년에는 1kWh 당 462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했는데 풍력 비중이 높아진 지난해는 1kWh 당 151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데 그쳤다. 67%나 감소한 것이다. 외르스테드는 2023년까지 석탄 사용을 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로만 발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황이다. 울렉 부사장은 "신재생 발전으로 에너지 전환이 이뤄지게 되면 환경에 영향이 없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된다는 점 외에도 자급자족 에너지를 저렴하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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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2006년 대비 2017년의 이산화탄소 발생량, 영업이익, 사업구조의 변화.[자료제공=외르스테드]

덴마크 정부가 오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덴마크 기존 화력 발전소들도 바이오매스와 같은 신재생 발전소로 전환하고 있다. 현재 덴마크는 육상 풍력 발전소와 6개 육상 발전소에서 전력을 얻고 있다. 육상 발전소 중 5개 석탄 발전소는 바이오매스 발전소로 전환했고 마지막 1개 석탄 발전소는 바이오매스 발전소로 바꾸기 위해 논의 중이다. 울렉 부사장은 "현재 덴마크에서는 에너지 생산 자원을 화석연료에서 재생가능한 자원으로 바꾸고 있는 중"이라며 "기존에 화석연료를 이용하던 발전자들이 시장에 남아있을지 시장을 떠나게 될 지 선택해야 하는 시기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이어 "외르스테드는 에너지 전환을 빠르게 받아들여 성공시킨 만큼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가장 앞서 있는 유럽 에너지 회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2025년까지 해양 풍력 발전용량 12GW 목표…풍력 저렴해

풍력 설비

▲덴마크 코펜하겐 인근 외르스테드의 A/S 주변에서 풍력 터빈이 돌고 있다.

풍력발전

▲외르스테드의 해상풍력 시장 규모 변화.[자료제공=외르스테드]

외르스테드가 해상 풍력 발전사로 운영하는 해상 풍력 발전소 등의 규모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05년 해양 풍력 발전용량은 476MW였는데 올해는 5.1GW로 10배 이상 늘었다. 총 140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풍력 시장에 진출해 있는 나라는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과 대만, 미국 등이다. 외르스테드는 오는 2025년까지 해양 풍력의 총 발전용량을 11∼12GW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풍력 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울렉도 ‘낮은 가격’을 꼽았다. 시장에 진출하기에 다른 에너지원보다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그는 "재생에너지는 빠르게 단가가 낮아지고 있고 특히 해상 풍력은 2014년 이후 60% 정도 저렴해졌다"며 "현재 북유럽에서는 새로 만들어지는 재생가능 에너지 용량이 새 화석 에너지 용량보다 값이 싸다"고 설명했다.

외르스테드 자료를 보면 2016년 기준 가장 높았던 에너지원은 원자력으로 1MWh 당 113유로였다. 이어 석탄 72 유로, 천연가스 70유로, 태양광 66유로, 내륙 풍력이 55유로 수준이다. 해상 풍력은 2017년 65유로를 기록하며 2012년 165유에 비해 60%가 줄었다. 울렉 부사장은 "2020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해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해양 풍력 가격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풍력 터빈 기술력 강점…"정치적 약속 중요하다"

외르스테드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외르스테드의 HC 외르스테드 발전소.

울렉 부사장은 풍력 터빈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터빈 직경이 커지면서 적은 수로 많은 전력을 개발할 수 있어 효율이 더 좋아지고 있다. 2002년 풍력 터빈 평균 직경은 80m 정도였는데 2016년에는 164m로 2배 이상 길어졌다. 한 대가 발전할 수 있는 발전 용량이 커지면 가격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울렉 부사장은 "2021년에는 터빈 직경이 220m까지 길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터빈 기술력이 좋아지면서 가격도 저렴해지고 있어 전 세계 국가들은 바람 등 자연적 조건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해상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발전 설비를 반드시 짓겠다는 정치적 약속과 투명하게 이뤄지는 허가 프로세스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원활히 잘 진행된 대표적인 곳이 대만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그는 "대만이 원자력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한 후 원자력 폐쇄에 대비한 강력한 기반 조건을 만들었고 2∼3년 만에 해상 풍력 산업을 성공적으로 끌어들였다"며 "대만에서 진행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는 곧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정도로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50년 덴마크 정부의 탄소 제로 목표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부와 의회 의지를 믿는다는 것이다. 2050년 이후 풍력 역할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풍력은 2050년에 이르면 연간 전력 소비량 89%, 총 에너지 소비량 43%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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