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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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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건 OLED뿐?…반도체, 최대 호황에도 ‘위기론’ 고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7.29 11:26

메모리 반도체 가격, 수요 < 공급으로 올 들어 꾸준한 하락
LCD 패널도 수급 깨지면서 가격 급락…업계, OLED로 전환 ‘속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 추이(단위: 달러, 지난 23일 현재). 자료=D램 익스체인지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산업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업체의 선전으로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휘청거리면서 반도체 산업 호황도 이번이 마지막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도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 등으로 연일 맥을 못 추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상반기 반도체로만 35조 원의 영업이익을 합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최대 규모 실적에 걸맞는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반도체 업계에 우려가 이어지는 데엔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과 중국의 ‘반도체 굴기’, ‘미중 무역 전쟁’ 등 위험 요소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실제 D램 익스체인지에 의하면 지난 23일 기준 DDR4 8기가비트(Gb) D램의 현물 가격은 1개당 7.93달러로 지난 1월 9.65달러에서 18% 가량 떨어졌다. 64Gb 제품 기준 낸드플래시 가격도 올 초 4달러에서 3.3달러로 17% 이상 하락했다.

이 같은 가격 하락은 D램과 낸드가 탑재되는 스마트폰 시장의 전 세계적인 침체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급격히 수요가 줄어든 시장에 오히려 공급을 늘리면서 수급이 깨진 것이다. 전통적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처인 PC 시장도 정체 상태이다.

여기에 중국의 국영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이번 하반기부터 D램과 낸드(32단) 생산에 돌입한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에서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최근 5세대 90단 낸드 양산을 시작하면서 일본 도시바, 미국 마이크론 등 상위권 경쟁 업체의 4세대 64단 낸드와의 격차를 2년 이상 벌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향후 양산된 제품으로 자국의 수요를 충당하기 시작하면 저가 공세는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도 적자 위기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2281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LCD의 경우 패널 판매단가가 급격하게 하락했고, 이 같은 시장 분위기에 세트 업체들이 구매를 늦추는 등 보수적인 구매 진행으로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 원대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국내 제조사들은 OLED 패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공급 과잉으로 패널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 LCD 시장에서 발 빨르게 OLED로 사업을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OLED의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최소 3년 이상이다. 문제는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중국의 빠른 기술 발전 속도로 중국 업체들도 OLED로 사업 전환을 타진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기술 개발을 해오는 동안 우리나라 기업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의 가격 하락 등을 이유로 암울한 전망만을 내놓는 것은 섣부른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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