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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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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논란에도 제약·바이오에 발 담그는 중소기업…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4.24 15:55

스마트그리드·알뜰폰 사업 영위 ‘인스코비’, 국내 바이오기업 셀루메드 지분 인수
통신장비 제조 ‘텔콘’, 자회사 ‘비보존’ 진통제 신약 美 임상 2b상 완료
전자 사업 주력 ‘지트리비앤티’, 안구건조증 치료제·교모세포종 치료제 성공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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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한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알뜰폰 등 전자·통신장비 제조나 스마트그리드 사업 등을 영위하는 중소기업들이 잇달아 제약·바이오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신약 개발 성공 등을 통해 얻는 막대한 수익으로 ‘실탄’만 확보하려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들 기업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 창출을 위해 잠재력이 높은 제약·바이오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그리드와 알뜰폰 사업(MVNO), 유통·제조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중소기업 인스코비가 지난 17일 의료기기와 바이오시밀러 등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바이오 업체 셀루메드의 주식 160억 원 어치(주식 43만 6500 주)를 양수했다. 이에 따라 셀루메드의 지분 2.27%를 확보한 인스코비는 셀루메드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셀루메드는 지난 1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골이식재 ‘라퓨젠 DBM’이 판매 승인을 받았다. 여기에 인스코비의 관계사인 바이오업체 아피메즈가 개발한 골관절염 및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아피톡스’는 임상 3상을 마치고 FDA 승인을 앞둔 상황이다.

통신장비 제조업을 영위하는 텔콘은 지난해 미국 바이오 기업 엠마우스가 회사의 최대주주로 들어섰다. 엠마우스는 지난해 7월 겸상적혈구빈혈증(SCD) 치료제 ‘엔다리’가 FDA 판매 승인을 받았고 현재 유럽의약품청(EMA)가 신약 승인을 검토하고 있다. 텔콘은 엔다리의 FDA 최종 판매 승인을 받은 뒤 엠마우스와 540억 원 규모의 원료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아울러 텔콘의 자회사 비보존은 비마약성 진통제 신약인 ‘오피 란제린’의 미국 임상 2b상을 지난달 완료했다. 텔콘은 오피 란제린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투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트리비앤티는 전자부품 제조 사업을 영위하다가 2014년 미국 리젠RX와 신약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제약·바이오 사업에 진출, 사명도 바꾼 경우다. 지트리비앤티는 최근 미국 자회사 리젠트리를 통해 안구건조증 치료제(RGN-259)와 관련해 FDA와 개발 방향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 지난 18일에는 미국 자회사 오블라토를 통해 개발하고 있는 교모세포종 치료제 신약(OKN-007)의 현지 병용 투여 임상시험 계획이 FDA 승인을 받았다.

코스닥 시장을 이끌던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한 달 새 회계감리 이슈로 줄줄이 하락하며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얻게 되는 수익이 폭발적이다. 이 때문에 기대감만으로도 투자 심리가 몰린다. 업체 입장에서는 모인 자금을 통해 신약 개발이나 회사 경영에 필요한 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어 제약·바이오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소·중견기업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는 신약 개발의 성공 가능성과 영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임상시험 결과만으로도 다소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이러한 점이 이들 업계에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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