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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칼럼] 열기 식지않는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3.06 15:39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의 물건 감소·가격상승이 2018년 들어서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2월 들어 아파트 경매 물건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시장 붕괴 우려까지 자아내고 있다.

2018년 2월 서울 아파트는 64건이 진행돼 46건이 낙찰됐다.

서울 월간 경매 진행건수 64건은 경매 통계가 작성된 2001년 1월 이후 역대 가장 적은 수치다. 최근 5년간 서울 아파트 월간 평균 경매 진행건수가 342건임을 감안하면 1/6 수준에 불과하다. 2017년 8월(80건), 10월(75건), 그리고 2002년 2월(94건), 8월(94건)등 2018년 2월을 포함해 역대 단 5개월만 진행건수 100건 이하를 기록했으며 그중 3번이 2017년 8월 이후 나타났다.

물론 2월은 시기적으로 연휴가 있고 월도 짧아 물건이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이 아닌가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2011년부터 8년간 2월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2015년 전월대비 4건이 감소한 경위 외에는 모두 전월대비 상승폭을 보인 바 있어 연휴 및 일수 부족은 큰 변수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를 나타내는 낙찰률도 역대 가장 높은 71.9%를 기록했다. 이전 최고 기록이 2001년 2월 71.3%였으며 역대 3위 기록이 2002년 1월 66.7%로 1·2위 기록대비 3위 기록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낙찰가율이 높다는 이야기는 경매 시장에 수요가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수요가 높았던 만큼 가격 지표를 나타내는 낙찰가율도 100%로 역대 열 번째로 높은 기록을 나타냈다.

사실 물건 감소 및 가경상승의 분위기는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장기간 저금리로 인해 연체율 자체가 역대 최저수준이며,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부동산 거래가 늘어나고 가격도 상승하면서 경매로 나오기 전 매매가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8년부터는 물건 증가 및 가격 하락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했다. 기준금리 및 부동산담보대출실질금리 상승을 비롯해 8.2대책 이후 정부의 각종 부동산 및 금융 규제, 재건축 심의 강화 등이 이뤄지면서 일반시장의 침체 및 물량증가를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월까지 각종 지표에서 보듯이 시장은 아직까지 뜨거운 상태이다. 서울 아파트 물건의 상당수가 시세 혹은 급매 가격에서 낙찰되는 경향을 봤을 때 서울 아파트 일반 부동산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대책의 효과와 성공여부를 경매 지표와 연결 지어 섣불리 논하고 싶지는 않다. 8·2 부동산대책이 나온 지 이제 7개월, 후속 조치들은 아직까지 적용 중이다. 하지만 시장과의 첫 번째 라운드에서 정부가 판정패 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대책의 초반 효과가 정부의 기대 대로 나오지 않았기에 앞으로의 정책 방향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적절한 후속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첫 라운드에 패했다고 판을 뒤엎고 새로운 정책이랍시고 방향을 바꾸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시장에 가장 큰 상처를 주는 것은 일관성 없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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