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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알렉사로 확산되는 AI 스피커 플랫폼 전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1.17 17:03
자브라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를 모두 지원하는 ‘자브라 Elite 65t’. (사진=자브라)

[에너지경제신문 이상훈 기자] 지난해 속속 선보여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세력을 넓힐 전망이다. 12일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에서도 수많은 관련 제품들이 공개됐다. 다만 이 인공지능에 관해서는 구글과 아마존이 시장을 양분, 세력전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아마존은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 알렉사(Alexa)를,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를 일찌감치 내놓고 음성인식 인공지능 시장의 플랫폼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 구글이 직접 만든 AI 스피커 ‘구글 홈(Google Home)’과 아마존의 AI 스피커 ‘아마존 에코(Amazon Echo)’가 직접 대결을 벌였지만 이제는 여러 기업들이 이 두 회사의 플랫폼을 사용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진영을 갖추기 시작했다.

◇ 헤드폰·이어폰에도 AI 플랫폼 적용

아마존은 헤드폰과 이어폰,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에도 알렉사를 적용하기 위한 개발 키트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앞서 독일의 브라기(BRAGI)가 자체적으로 아마존 알렉사를 구현했지만 이제는 좀 더 쉽게 알렉사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이미 미국의 보스(BOSE)와 영국의 뱅앤올룹슨(B&W), 독일의 베이어다이나믹(Beyerdynamic) 등이 알렉사를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구글도 이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보스와는 일찌감치 손잡고 보스의 외부 소음감소 기능을 갖춘 스테디셀러 ‘QC35’ 2세대 모델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했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올해 CES에서는 JBL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헤드폰을 발표했고, 소니 역시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무선 이어폰(WF-SP700N, WI-SP600N)을 발표했다.

◇ 대형가전에도 음성인식 AI ‘붐’

대형가전에서도 음성인식 인공지능은 사용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냉장고에 아마존 에코를 적용한 제품을 CES에서 전시했고 소니도 TV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했다.

파나소닉도 UHD 블루레이 플레이어에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모두 적용할 예정이다. 마이크를 통해 음성으로 말하는 것으로 한층 쾌적한 작동환경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mazon Echo Show, Black, Counter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에 디스플레이가 더해진 ‘아마존 에코 쇼’. (사진=아마존)

음성인식 인공지능에 디스플레이를 더한 새로운 기기들도 구글과 아마존이 주도하고 있다. 이미 이 시장에서 아마존이 ‘에코 쇼(Echo Show)’를 선보였고, 구글은 그에 대한 대항마로 보이는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발표했다. 음성인식 인공지는 스피커에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여러 서드파티 업체들을 통해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아마존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동시 제작하고 있지만 이 시장에서 구글은 다른 업체들을 통해 진영을 빠르게 확산시킨다는 계산이다.

◇ 삼성·애플, 빅스비와 시리로 독자 생태계 구축

구글과 아마존의 이 같은 전략과 달리 삼성전자는 TV를 비롯한 여러 가전제품에 자체 AI 플랫폼인 ‘빅스비(Bixby)’를 적용시켜 ‘마이웨이’를 걷는다. 삼성전자는 주요 가전제품에 빅스비 UX를 적용하고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하는 스마트홈 플랫폼을 선보였다. 서드파티 업체 수가 적지만 삼성전자 자체 제품만으로도 충분히 다양한 제품으로 확장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LG전자도 자체 AI 플랫폼 ‘씽큐’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며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에코 등과도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의외로 이 시장에서 존재감이 빈약한 것은 애플이다. 애플은 2011년 10월 4일 아이폰 4S와 함께 음성인식 인공지능 ‘시리(Siri)’를 공개했고, 지난해에는 가정용 음성인식 인공지능 스피커 ‘홈팟(Homepod)’을 공개했다. 하지만 현재는 홈팟의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연동된 여러 기기들을 조작하는 것에서 벗어나 음성만으로 조작할 수 있는 기기가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음성인식 인공지능 제품의 인기가 늘어나고 있다"며 "다만 국내 기업의 움직임에 비해 아마존과 구글의 약진이 두드러져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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