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4일(토)
에너지경제 포토

한상희 기자

hsh@ekn.kr

한상희 기자기자 기사모음




"비트코인은 피라미드 사기다"…가상화폐 열풍에 각국 중앙은행 반응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11.27 17:45

▲(사진=이미지 투데이)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가상화폐가 탄생한 지도 어느새 8년이 지났다. 27일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사상 처음으로 9000달러를 돌파하면서 시장의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급등하고 있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관한 각국 중앙은행은 어떤 입장을 갖고 있을까. 블룸버그통신이 각국 중앙은행의 가상화폐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


◇ 미국 "사생활 침해 우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비트코인이 탄생했을 때, 이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했었다. 그러나 비트코인에 대한 입장을 명쾌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새로운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제롬 파월은 연초 비트코인 기술과 관련, 지배구조와 위험관리 등에 기술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 한국 "범죄 도구로 사용될지 예의주시"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가상화폐가 범죄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보고 일반 소비자를 보호하는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신호순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 달 "가상화폐에 더 많은 연구와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통화는 현행법상 공식 지급수단이 아니고 거래에 따른 리스크도 크다"며 "시장 참가자들의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 ECB "튤립 버블같다…영향은 제한적"

유럽중앙은행은 최근 반복적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것을 경고해왔다. 빅토르 콘스탄시오 부총재는 지난 9월 "비트코인은 통화가 아니라 튤립같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을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졌던 튤립 버블에 비유한 것이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이번 달에 "비트코인의 영향은 유럽경제에 제한적이며,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위험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가상화폐 여건은 성숙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가상화폐를 용인해야 하는 시점은 성숙했다"고 보고 있다.

인민은행은 가상통화를 도입할 시점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가상통화가 결제 효율성을 높이고 통화를 보다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인민은행은 최근 중국에서의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의 거래를 금지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가상통화의 유통 및 거래를 장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일본은 열공중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10월 연설에서 "가상화폐에 대해 보다 정밀한 연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일본은행이 가상화폐를 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이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가상화폐 계좌를 터야 한다는 얘기"라고 전제한 뒤 "그렇다면 중앙은행의 근본적인 역할에 대한 의문이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 독일 "투기적 유희…은행 통화정책 무력화 가능성도"

아직도 현금을 선호하고 있는 독일인들은 가상통화에 대한 거부감이 뚜렷하다.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가상통화의 출현에 대해 특히 우려하고 있다. 통화정책 멤버인 칼 루드비흐는 지난 9월 "가상화폐는 결제도구라기 보다는 투기적 유희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계좌를 블록체인으로 옮긴다면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하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가상화폐 기술을 결제시스템에 사용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영국 "잠재적 혁명"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가상화폐가 금융 분야에서 잠재적인 혁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가상화폐의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은 은행 계좌 정보를 나누어 저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엄청난 희망’이라고 밝혔다. 정보를 나누어 저장하는 것은 사이버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영국통화인 파운드화의 가상화폐 출현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영란은행은 지난해 금융 기술 촉진 센터를 발족했다. 이는 실리콘 밸리의 신생기업 인큐베이팅 시스템에 해당한다.


◇ 프랑스 "극도로 주의하라"

프랑스와 빌레로이 드 갈라우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6월 "가상화폐에 대해 극도로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그는 가상화폐에 대한 결제를 보장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 없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정부의 공인이 없는 화폐는 항상 비극적 결말을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 러시아 "피라미드 사기 같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우리는 피라미드 사기를 법제화하지는 않는다"며 "러시아 중앙은행은 그것이 물리적 형태이든 가상의 형태이든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화폐를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사법기관과 공조해 비트코인 거래소와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을 봉쇄하는 등 가상화폐 투자를 금지하고 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