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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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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전망 ‘오리무중’…"美 셰일 30년래 가장 빠른 증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5.10 13:11



모건스탠리가 내년 원유시장의 수급 균형 전망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 셰일의 공급량이 30년만에 가장 빠르게 증가하면서 원유 재고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마르티즌 래츠 모건스탠리 주식 애널리스트는 8일자 투자 노트에서 "2018년 (원유 시장)에 대한 기본적 전망은 2017년 말 수준으로 유가가 안정화하며 균형을 잡는다는 것이지만 이러한 전망에 대한 리스크가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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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원유 시추공수는 30년 만에 가장 강력하게 늘었다. (표=베이커 휴즈/모건스탠리)


미국에서 셰일오일 생산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하방위험의 핵심이다. 래츠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 원유 시추공수는 30년 만에 가장 강력하게 늘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시추공수는 지난 52주 동안 주당 평균 7.3개씩 늘었다. 래츠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시추공이 10개 늘어날 때마다 1년 후 일평균 생산은 4만배럴씩 늘어난다.

2016년 5월 이후 시추공수가 390개 늘었는데, 이를 대입하면 내년 일평균 증산량은 100만배럴이 넘는다. 래츠 애널리스트는 "내년 미국 공급은 강력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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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과 미국의 원유생산량. 미국 셰일업자들은 OPEC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단위=일일 백만 배럴, 표=EIA/모건스탠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지만 내년까지 지속될 것 같지는 않다고 래츠 애널리스트는 전망했다. 미국이 OPEC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OPEC과 러시아의 감산이 내년 중단되면 하루에 250만배럴의 추가 공급이 시장에 다시 쏟아져 나올 수 있다고 래츠 애널리스트는 예상했다. 또 올해 감산이 시장의 공급 부족을 유발하지 못하면 원유 시장은 내년 다시 과잉 공급상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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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선물 곡선. 원유 시장은 몇 주 전에만 해도 공급 부족 가능성을 보여주는 ‘백워데이션’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 시장은 콘탱고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단위=배럴당 달러, 표=모건스탠리)


원유 시장은 몇 주 전에만 해도 공급 부족 가능성을 보여주는 ‘백워데이션’ 상태였다. 그러나 래츠 애널리스트는 내년 원유 재고가 축소되기보다 다시 축적된다면 2018년 선물이 백워데이션일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장이 이를 가격에 반영하면서 2018년은 콘탱고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고 래츠 애널리스트는 지적했다.

백워데이션이란, 현물이나 근월물 가격이 원월물보다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이에 반대되는 개념인 콘탱고는 현물이나 근월물이 원월물보다 낮은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날 때 원유 선물시장에서는 콘탱고가,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 백워데이션이 목격되곤 한다.

래츠 애널리스트는 "2018년 전망이 악화하면서 내년 선물곡선이 콘탱고로 되돌아 갔다고 말했다. OPEC의 감산 연장이라는 잠재적으로 낙관적인 촉매제와 최근의 원유 매도세는 단기적으로 유가를 지지할 수 있다. 그러나 내년 유가 전망은 더 불확실해진 것 같다고 래츠 애널리스트는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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