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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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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경제성 주행거리 아닌 성능이 ‘좌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12.25 14:11
전기차 경제성 주행거리 아닌 성능이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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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에너지경제신문 김양혁 기자]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전기차 경제성이나 효율성을 좌우하는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헌데 업체는 대게 전기차를 홍보할 때 1회 충전 주행거리만 강조하는 실정이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용량이 상대적으로 큰 배터리를 탑재할수록 자연스레 늘어나기 때문에 경제성과는 무관하다는 의견이 많다. 에너지 효율성을 적확하게 파악하려면 배터리 용량 대비 주행거리 등을 비교,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책 당국 역시 전기차 경제성을 한눈에 비교, 파악할 수 있는 개념을 도입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의 연비표시 라벨에는 표시연비(km/kWh)와 도심주행, 고속도로주행 연비, 1회 충전 주행거리 등이 표시된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 연비와 단순 비교하기 까다로운 탓에 통상 소비자는 1회 충전 주행거리로 전기차의 효율성 등을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 역시 1회 충전 주행거리에 역점을 두고 전기차 홍보에 열을 올리는 실정이다.

미국 테슬라 등 전기차가 국내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테슬라의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300km 이상 거리를 달릴 수 있다. 하지만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용량이 큰 배터리를 많이 탑재할수록 늘어난다. 따라서 주행거리가 긴 차량은 차량 충전 시간 역시 덩달아 길어진다. 이호근 대덕대(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가 1회 충전으로 3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고 하지만 충전하는데 드는 소요시간이 7시간 가량에 달한다"며 "전기차를 단순 주행거리로만 볼 게 아니라 배터리 용량 대비 주행거리 등을 비교해 평가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업계 역시 1회 충전 주행거리로 전기차를 평가받는 것에 난색을 표한다. 김기남 현대차 환경기술시스템설계실장(이사)은 "주행거리는 기존 내연기관의 기름통과 같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휘발유나 경유 등을 사용하는 기존 차량들 역시 주유할 수 있는 기름량이 차이가 나듯 전기차의 주행거리도 결국 이런 기름통과 같은 맥락"이라고 역설했다.

미국의 경우 전기차에 MPGe(Miles per gallon gasoline equivalent)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휘발유나 경유 등 연료를 쓰지 않는 전기차 특성을 고려해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의 연비를 비교하기 위한 취지다. 휘발유 1갤런을 넣는데 필요한 비용으로 전기차를 충전했을 때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의미한다. 이런 기준을 적용할 경우 테슬라의 모델 S 60D는 쉐보레 볼트 EV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

자동차 연비 표시를 담당하고 있는 산업부도 현재 용역을 통해 자동차 라벨에 포함되는 사안들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크기가 제한적인 만큼 기재 항목들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업계나 소비자 등의 의견을 반영해 여러 사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의 경우 국내와 달리 라벨이 아닌 서류 형식으로 소비자에게 보여주고 있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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