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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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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017년 에너지 시장의 일인자 등극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12.05 11:55

BP Alaska

▲지난 10년간 미국은 전세계에 에너지를 의존하는 양상을 보였다. 오늘날 셰일혁명의 힘으로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자로 등극했다. 2016년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LNG 수출을 시작했다. (사진=AP/연합)

에너지를 수입에 의지해오던 미국은 셰일혁명에 힘입어 석유와 천연가스 부문의 공급자로 등극했다.

2016년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LNG 수출을 시작했다. 내년엔 1950년대 이후 최초로 연료 수출량이 수입물량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셰일 혁명으로 글로벌 자원 흐름이 역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새롭게 건설 중인 송유관과 수출 터미널이 미국의 셰일가스 붐이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장벽은 여전히 높다"며 미국 셰일업계가 직면한 걸림돌을 짚었다.

블룸버그는 유럽과 아시아의 가스 주요 소비국들에 수출하기엔 미국 가스값이 여전히 비싸다고 지적했다. 관련 인프라 미비로 운송 비용이 너무 비싼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신고립주의’ 정책 역시 미국의 LNG 수출 비용을 높일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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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켄, 바넷, 헤인즈빌, 마셀러스와 유티카 등 미국의 주요 셰일 지대. (사진=블룸버그)

셰일혁명 직전인, 불과 10년 전. 전통 광구에서의 가스 매장량은 서서히 고갈되고 있었다. 엑손모빌(Exxon Mobil Corp.), BP(BP Plc), 쉐브론(Chevron Corp.) 같은 대형 석유회사들은 생산량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수출 터미널 건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다. 수압파쇄 공법과 프래킹 기술은 모든 상황을 바꿔 놓았다. 상업성 부족으로 바위에 파묻혀있던 셰일오일과 가스의 생산이 가능해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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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부터 2016년까지 가스 운송은 한 방향만 가능했었다. (사진=블룸버그)

현재 미국의 셰일업자들은 하루에 1800만 큐빅피트의 가스를 마셀러스 셰일 지대에서 생산해내고 있다. 문제는 미국 내 송유관이 걸프만에서 미국 북동부 지역으로의 운송만 가능할 뿐, 그 반대는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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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만은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둔 송유관만 건설돼 있는 만큼, 이 지역의 셰일가스를 미국 내 다른 지역으로 운반하려면 두번의 과정이 필요하다. 수천 마일에 이르는 양방향 송유관은 내년 개시될 전망이다. (사진=블룸버그)

걸프만 지역의 송유관은 해외 수출만을 염두에 둔 만큼, 이 지역의 셰일가스를 미국 내 다른 지역으로 운반하려면 두번의 과정이 필요하다. 수천 마일에 이르는 양방향 송유관은 내년 개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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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 Inc.)는 마셀러스의 셰일가스를 들여오기 위해 몇 개의 양방향 송유관 건설에 착수했다. 지난 2010년 셰니에르 에너지는 미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LNG 수출 허가를 받아냈다. 이는 경쟁업체들에 비해 1년 앞선 것이었다. (사진=블룸버그)

송유관 분야의 파이오니어는 셰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 Inc.)다.

셰니에르는 마셀러스의 셰일가스를 들여오기 위해 몇 개의 양방향 송유관 건설에 착수했다. 지난 2010년 셰니에르는 경쟁업체들 대비 1년 먼저 미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LNG 수출 허가를 받아냈다.

셰니에르의 사빈패스 수출 터미널은 미국 내 48개 주 내 유일한 LNG 수출 터미널이다. 물론 상황은 변하고 있다. 오는 2018년까지 4개의 추가적인 송유관 운행이 시작되고 최소 12개의 추가적인 승인이 이뤄진 상태다.

지난 2월 수출 개시 이후 셰니에르 사빈패스 터미널에서는 약 40개의 LNG 선박이 수출이 이뤄졌다. 대부분의 LNG 물량은 남미와 멕시코로 수출된다. 만약 5개의 터미널이 완전히 개시되면, 하루 100만 큐빅피트에 불과한 현재 LNG 수출물량이 10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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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까지 예정된 지역별 천연가스 수출량. 단위=1조 큐빅피트 (사진=블룸버그)

문제는 이 많은 미국의 가스를 누가 구매할 것이냐는 점이다.

미국 내 에너지 회사들은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원거리로의 수출물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실제로 에너지 부처는 관련 업계로부터 24개 이상의 신청서를 받았다고 전했다. 회사들은 미국과 무역 협정을 맺지 않은 나라들에 하루 3600만 큐빅피트 이상의 물량을 수출할 계획이다. 3600만 큐빅피트는 미국 전체 가스 생산량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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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가격 전망 추이. 2006년 BTU당 15.38달러까지 치솟았던 가스값은 올해 3.23달러까지 떨어진 상태다. (표=블룸버그)

현재까지는 남미 시장이 미국의 공급과잉 물량을 일부 흡수하고 있지만, 원거리 시장에서의 미국 에너지 회사의 벽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올 들어 미국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헨리허브 천연가스 현물가는 역대 최저치로 추락했다. 그러나 막대한 운송 비용 때문에 일본과 한국 등 주요 고객은 호주나 카타르로부터 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트럼프 차기 정부의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 공약도 미국 에너지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NAFTA 파기 시 멕시코로의 수출 가격은 크게 치솟을 전망이다. 또다른 가격 하락 요인이 없는 한, 미국 LNG 시장의 미래는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다.

블룸버그는 "셰일 혁명은 두말할 것 없이 미국을 전세계 가스 시장의 최강자로 떠오르게 했다"면서도 "2017년 미국이 에너지 시장의 일인자로 자리잡는 데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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