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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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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석유공룡 이란서 발길 돌린다…'트럼프 탓'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11.17 10:40

석유 이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백악관의 새 주인으로 확정되면서 이란 유전에 진출하려는 유럽 석유회사들은 계획을 재고할 것이라고 원자재 시장 최대 권위자가 전망했다. (사진=AP)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백악관의 새 주인으로 확정되면서 이란 유전에 진출하려는 유럽 석유회사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 캐피털의 원자재 전략 이사는 16일 CNBC에 출연해 "지난 1년간 이란의 원유생산량은 국제사회 제재 해제로 원유 수출이 풀리면서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하루 37만 배럴까지 상승한 상태"라면서 "그러나 트럼프 당선 이후 이란 원유시장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Total SA)은 지난주 페트로차이나(CNPC)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란 남부 파르스 가스전 개발에 참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로열더치쉘(Royal Dutch Shell Plc), BP (BP plc ) 등 다른 기업들은 투자 여건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CNBC는 보도했다.

크로프트 이사는 "이란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제재 이전 수준까지 증산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자금력이 풍부한 해외 투자자 없이 많은 것을 할 수 없다. 이 부분에서 트럼프 당선이 매우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녀는 유럽 메이저 석유사들이 트럼프 승리 이후 이란 시장 진출을 꺼리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이란 핵협상을 ‘재앙’이라고 비난하며 이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란을 ‘영원히 변하지 않을 적’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핵협상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대신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 것이 골자다.

때문에 트럼프 정부 아래에서는 이란의 거대 석유가스 자원들을 개발하려는 유럽 석유회사들이 큰 리스크에 처할 것이란 분석이다. 차기 정부는 이란 석유 가스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을 처벌하는 내용의 제재를 되돌릴 가능성이 큰 탓이다.

RBC는 지난주 투자자 노트를 발표하고 "트럼프는 이란이 핵 협의사항을 준수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지적하고 협약 폐기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가 즉시 시정을 권고했으나 이란은 여전히 보유할 수 있는 중수(D2O) 기준치보다 두 배 이상 초과해서 보유하고 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발표했다.

중수소와 산소가 결합한 중수는 물보다 무겁고 끓는점과 어는점이 높아 원자로의 냉각제와 감속재로 쓰인다. 무기급 플루토늄을 제조할 때도 필요하므로 핵 협상에 참여했던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이란의 중수보유를 제한했다.

이란은 지난해 7월 성사된 핵합의안에 따라 아라크 중수로를 경수로로 설계 변경하기로 하고,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중수를 국외로 반출하겠다고 약속했다.

RBC는 "오바마 정부까지는 시정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으나 트럼프 차기 정부는 그처럼 ‘관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즉각적인 기술적 제재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크로프트는 "트럼프가 이란에 대한 새로운 제재에 나선다고 할 때, 유럽 석유회사들에게는 이란과의 비즈니스, 미국 금융 시스템이라는 두 가지의 선택지만 남길 것"이라면서 "이란과 미국 중 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유럽 기업들은 미국을 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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