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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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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보다 10년 빠른 일본 보험 시장, 벤치마킹 한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10.04 10:42

[보험사,일본을 배워라]새로운 보험도입·수익원 필요


▲교보생명


교보생명은 최근 일본 금융·보험시장 조사와 투자 강화를 위해 현지법인인 ‘교보생명자산운용주식회사’를 설립했다. 교보생명은 보험영업·상품·자산운용 등 일본 보험시장의 조사기능을 강화하고 본사의 자산운용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즉 우리나라보다 10여년 앞선 일본의 보험 시장을 철저히 분석해 벤치마킹 한다는 포석인 것이다. 이번 ‘교보생명자산운용주식회사’는 100% 출자한 자회사로 일본 동경에 현지법인으로 세워졌다. 자본금은 1억엔(한화 약 11억원)이다. 일본에 국내 보험사 중 일부가 사무소 형태로 나간 적은 있지만 자회사로는 이번 교보생명이 처음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해외 보험시장 조사와 효율적인 자산운용을 위해 일본 현지법인을 설립했다"며 "투자관리, 대체투자 자문 등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앞으로 보험시장 조사는 물론, 투자관리·금융자문 업무 등을 통해 기존 투자 건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대체투자처 발굴 등 신규 수익원 창출 기반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처럼 한국 보험시장은 기존부터 일본을 벤치마킹 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일본 보험 제도 등을 더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다.

실제 2012년에 판매가 시작된 유병자(有病者) 보험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나이가 많거나 병이 있어도 다소 비싼 보험료를 부담하면 가입할 수 있다.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에 비례해 환자도 늘었지만 보험에 가입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이 상품을 통해 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과거 치매 보험의 경우도 보장 기간이 80세까지였지만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100세 또는 종신까지 보장하는 상품도 나오고 있다. 이 또한 일본에선 이미 오래전 출시가 된 상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장기 간병 등급과 장애 등급에 따라 보험금을 주는 상품과 장기 요양 중인 가입자의 임종까지 관리해주는 간병 서비스가 포함된 상품 등 고령화에 특화한 상품이 많다"며 "국내에서는 일부 제도에 막혀있거나 소비자가 아직 인식 할 정도의 상황이 아니라 상품이 적극적으로 출시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경주 지진 발생으로 지진보험에 관심이 모여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지진과 관련한 보험 상품이나 제도가 미흡하다.

일본은 손보사가 지진보험을 인수한 후 지진 리스크의 일부를 보유하고 나머지 부분을 일본지진재보험에 출재하고 일본지진재보험은 수재받은 지진보험 리스크를 일부 보유, 일부 출재하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정부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지진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최창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은 정부가 보험사와 재보험사가 보상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나는 지진손해에 대해 손해의 초과분을 보상하나 한국의 경우 지진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에도 일괄적으로 피해를 보상한다"며 "정부당국은 풍수해보험이 지진 리스크 관리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풍수해보험을 종합자연재해보험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시장의 확대를 위해 미국 등을 대상으로 해외 사업에 진출하고 있으나 경영성과는 미미하다. 반면 일본의 경우 해외 자동차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이 높다. 일본 손해보험사들의 미국 사업은 2000년 이후 현지법인 설립, 현지 보험사 인수·합병 등으로 본격화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손해보험사들은 지점 영업으로 국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 보험사들이 현지법인 중심의 해외사업은 2000년대 초반 본격화 됐지만 약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새로운 수익원으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동경해상의 경우 미국에 진출한 시기는 솜포 재팬, 미쓰이 스미토모에 비해 늦었지만 미국 현지 보험사인 필라델피아(Philadelpia)를 인수해 손해보험 사업을 하고 있는 데 2015년 해외사업 비중이 영업이익 기준으로 38%에 이른다. 또한 솜포 재팬과 미쓰이 스미토모 등은 현지법인 중심으로 미국 현지법인을 지주회사 시스템으로 운영하며 현지 보험영업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 보험사들은 현지법인 설립을 통해 언더라이팅, 손해사정, 마케팅 등 사업활동을 하는 관계회사를 보유한 지주회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사업활동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정희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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