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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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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 100원 팔아 5원 남겨…5곳 중 1곳 ‘빚더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8.18 07:30

【본지조사】국내 車업계 1079곳 경영 분석 결과



국내 자동차 업종에 있는 1079개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5.3%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100원어치를 팔면 평균 5원 정도만 이익을 남겼다는 얘기다. 또 자동차 업계 중 부채비율이 400%를 넘는 고위험 기업은 5곳 중 1곳 꼴이며, 48곳은 이미 자본 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경제신문 부설 2만기업연구소는 17일 ‘국내 자동차 업계 1079곳의 2015년 경영 현황 분석’을 통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업계에 있는 1079개 회사의 매출 규모는 234조 80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그룹 59개 계열사 전체 매출액 272조원의 86% 수준이다.

작년 한 해 1조 클럽에 가입한 자동차 업체는 19곳으로 확인됐다. 앞서 19개 회사가 차지하는 총 매출액은 146조 479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 대상 1000여 업체 합산 매출액의 62.4%나 차지했다. 매출 5000억원 이상 1조 원 미만 대기업은 29곳으로, 이들의 매출 규모는 18조 5883억원이다. 매출 비중은 7.9%였다.


1000억~5000억원 미만 중견기업군은 196곳, 41조 704억원(17.5%)의 매출을 보였다.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은 835곳이나 됐다. 이들 중소기업의 매출 규모는 28조 6685억 원이다. 1000억 원 미만 중소업체 중에서도 500억원 이상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은 194곳이고, 500억원 미만은 641곳이나 됐다. 500억원 미만 중소기업 매출 규모는 14조 9917억원(6.4%), 500억원 이상은 13조 6968억원(5.8%)으로 나타났다.

◇ 車업계 1000여곳 중 영업이익 1조 클럽은 3곳 = 1000여개 자동차 업체의 작년 한해 영업손익 규모는 12조 1846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런 금액은 삼성전자가 작년 한 해 올린 13조 3982억원 영업이익보다 적은 수치다. 국내 자동차 1000여 곳의 영업손익액을 모두 더해도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90% 수준 정도밖에 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조사 대상 1079곳 자동차 업체 중 175곳(16.2%)은 작년에 영업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자동차 업체 중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된 곳은 단 3곳에 불과했다. 현대자동차(4조 2672억원), 기아자동차(2조 2949억원), 현대모비스(1조 9208억원)가 해당 회사다. 이들 세 회사에서 올린 영업이익 비중만 해도 69.6%나 됐다. 현대차가 35.0%로 가장 높고, 기아차 18.8%, 현대모비스 15.8% 순으로 파악됐다. 앞서 기업 이외에 영업이익 비중이 1%를 차지하는 곳은 4곳이 더 있다.


해당 기업은 현대위아(4954억원) 4.1%, 르노삼성자동차(3262억원) 2.7%, 비엠더블유코리아(2352억원) 1.9%, 일진글로벌(1266억원) 1.0%로 파악됐다. 콘티넨탈오토모티브시스템(1132억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1111억원)도 영업이익 1000억원 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S&T모티브(882억원)는 자동차 업계 영업이익 TOP10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영업이익 상위 10곳이 올린 영업이익은 9조 9792억원이다. 이는 자동차 1000여곳 영업손익 규모의 81.9%나 된다. 자동차 업계 매출 구조는 중간 허리 층이 두텁게 형성된 것에 반해, 실제 이익은 1% 내외에 불과한 10여개 업체에 집중된 셈이다.

이런 영업이익 쏠림 현상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연구소 측은 자동차 업계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원인으로 꼽았다. 1000여개 자동차 회사 중 작년에 영업이익률이 10% 이상 되는 곳은 8.7%(94곳)로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22.4%(242곳)는 5~10% 미만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52.6%(568곳)는 영업이익률이 5% 미만으로 가장 많다. 영업적자를 본 기업도 16.2%(175곳)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자동차 업체 중에서도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 회사는 ‘현대모비스(10.0%)’가 유일했다. 자동차 업종에서 100원을 팔아 10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000여개 자동차 회사 중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회사는 영업적자를 본 기업 수보다 더 많다. 181곳(16.8%)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한 해 가장 큰 당기순손실의 쓴맛을 본 기업은 한국지엠으로 9868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자동차도 586억원의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대의테크 역시 965억원이나 되는 당기순손실을 맛봤다. 앞서 회사의 매출은 644억 원인데 당기순손실액은 매출보다 더 컸다. 대유글로벌도 작년 매출은 2037억원이지만, 당기손실액은 219억원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내야 했다.

국내 자동차 1079개 회사의 전체 당기손익 규모는 12조 5222억원으로 영업손익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 중 당기순이익이 가장 높은 기업은 현대차로 확인됐다. 앞서 회사의 작년 당기손이익은 5조 4354억원이나 됐다. 조사 대상 1000여개 회사의 전체 당기손익의 43.4%나 차지했다. 이어 기아차(2조 4963억원, 19.9%), 현대모비스(1조 7073억원, 13.6%), 현대위아(3391억원, 2.7%), 르노삼성자동차(2512억원, 2.0%) 순으로 나타났다. 앞서 5곳의 당기손익 비중은 81.6%나 됐다.

◇ 1000업체 중 부채비율 400% 이상 256곳(23.7%) = 자동차 업계의 평균 부채 비율은 71.9%나 됐다. 1079社 자동차 업체의 자본 총액은 131조 7431억원인데, 부채는 94조 7532억원이다. 매출 100억원 이상 회사 중 자본잠식 된 기업은 48곳이나 됐다. 베어링아트, 혜인자동차, 에이에스에이김제 등의 회사가 포함됐다. 자본잠식 된 43개 기업 중에서도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 3대 악재까지 기록한 업체는 25곳으로 파악됐다. 자동차 업체 중 다른 기업보다 구조조정 대상 1순위 대상으로 꼽히는 회사다.

자동차 업체 중 부채비율이 200% 미만으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곳은 1079개 회사 중 556개 회사로 51.5%였다. 부채비율 200~400% 미만인 잠재적 위험 기업은 267곳으로 24.7%였다. 부채 비율이 400% 이상 되거나 자본 잠식된 기업은 256곳(23.7%)이나 됐다. 자동차 업체 5곳 중 1곳은 재무구조가 불안정한 고위험 기업군에 속했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2만기업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자동차 업계는 매출원가가 높고 인건비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 이익이 적게 남는 업종에 속한다"며 "특히 자동차 업계의 상당수 이익은 완성차 및 부품 제조사 대기업 몇몇이 독식하고 있는 반면 하청 관계에 있는 중견 및 중소기업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 소장은 "최근 삼성이 자동차 전장 부품 제조 분야 진출로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면서도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이익률 자체가 낮아 후발 주자인 삼성이 최첨단 기술력이 탑재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를 보지 않으면 전장 분야를 핵심 먹거리 사업으로 승화하기까지 힘든 과정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조사 대상은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상장 및 비상장 기업 중 자동차 부품 및 완성차 제조사, 판매 업체 등 1079곳이다. 자동차 업체 구분은 금감원 업종 분류 기준에 따랐다. 조사 업체는 12월 결산법인 위주이며, 기초 자료는 2015년 개별 기업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분석이 이뤄졌다.



[에너지경제신문 김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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