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순직 소방관 영정 앞 6세 딸의 편지 “아빠, 어른 되면 다시 만나요”](http://www.ekn.kr/mnt/thum/202610/news-p.v1.20261018.efc9d554d2d84e9a882e773ce115a676_T1.jpg)
“그리운 아빠, 나중에 꼭 다시 만나요. 그땐 제가 아마 어른이 됐을 때일 거예요." 경기 부천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 영정사진 앞에는 여섯 살 딸이 한 자 한 자 눌러쓴 편지가 놓여 있었다.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는 아빠에게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적었다. 편지 끝에는 빨간 하트와 '출동'이라는 글씨, 소방차 그림이 그려졌다. 18일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 김 소방위의 빈소에는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려는 동료 소방관들의 발길이 이틀째 이어졌다. 제복을 갖춰 입은 소방관들은 영정사진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안쪽에서 시작된 울음소리는 빈소 밖까지 새어 나왔다. 동료를 잃은 슬픔에 말을 잇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영정 앞에는 딸의 편지와 함께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색칠 그림이 놓였다. 한쪽에는 순직 전 소방장이던 고인의 계급을 소방위로 추서한다는 임명장이 자리했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다 돌아온 아버지에게 남겨진 딸의 편지는 빈소를 찾은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김 소방위의 장인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손녀는 아빠와 메뚜기를 같이 잡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 사고가 있기 전에는 내일 채집 활동을 하자고 약속했었다""며 “영정 앞에 보면 한글을 깨쳐서 쓴 편지가 있다. 그것만 읽어 보면 눈물이 난다"고 전했다. 김 소방위는 어린이집 보조교사인 아내와 어린 딸을 둔 가장이었다. 결혼 8년 차인 그는 2주 뒤 경기도의 한 아파트로 이사해 새 보금자리를 꾸릴 예정이었다. 가족과 함께할 미래를 준비하던 13년 차 베테랑 소방관의 일상은 화재 현장에서 멈췄다.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오전 8시 38분.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오전 9시 퇴근을 앞둔 김 소방위에게 화재 출동 지령이 내려왔다. 퇴근까지 약 22분을 남겨둔 시각이었다. 그는 경기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금속 사출 인쇄공장 화재 현장으로 향했다. 선착대로 현장에 진입한 그는 화마에 고립됐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고인은 올해 1월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에 앞장서 모범 소방공무원상을 받는 등 모두 네 차례 표창을 받은 소방관이었다. 이번 사고로 다른 40대 소방대원 1명도 중상을 입었고, 소방관 4명과 공장 관계자 2명도 다쳤다. 빈소를 찾은 동료들의 슬픔에는 동료를 잃은 비통함과 함께 소방관들의 희생이 되풀이되는 데 대한 안타까움도 묻어났다. 한 동료는 고인을 “누구보다 근면하고 성실한 소방관이었다"고 회상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정치권의 조문도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오후 6시 14분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방명록에 “당신께서 지켜주신 안전한 일상 속에서 국민들은 님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여야 지도부도 고인을 애도하며 소방관들의 안전한 근무 환경 조성과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도 전날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자신의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해 “소방관 폄훼 의도는 전혀 없다.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마음을 다해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방문하며 방명록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귀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라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소방대원들의 임무 수행을 위해 국가가 더 세심하게 챙기겠습니다“라고 작성했다. 김 소방위의 장례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경기도청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19일 오전 10시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엄수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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