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의 역사적인 합병 마무리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주주 간담회를 개최했다. 경영진은 질의응답을 통해 단기 실적 악화·구조조정 우려·유동성 문제 등 주주들의 질문을 피하지 않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시장과의 소통에 공을 들였다. 19일 아시아나항공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투자증권 1층 콘퍼런스 홀에서 주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약 40분간 열린 아시아나항공 주주 간담회에는 이승철 재무담당 상무의 사회로 송보영(송구영) 대표이사, 강두석 경영관리본부장(부사장), 서상훈 전략기획본부장(전무) 등 핵심 경영진이 총출동해 합병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주주들과 소통했다. ◇송보영 대표 “5년 통합 과정 마무리 단계…최선의 성과 낼 것" 송보영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 5월 13일 이사회에서 대한항공과의 합병 계약 안건이 승인되며 5년에 걸친 오랜 통합 과정이 마지막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다가오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최종 승인을 얻고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24년 12월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1년 반 동안 △IT 시스템·인적 통합 △안전 운항을 위한 정비 효율화 △장기간 부족했던 서비스 개선 투자를 지속해 왔다"며 “자산을 잘 보존하고 양사의 경쟁력을 온전히 결합해 합병 시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끝까지 준비 작업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사다난했던 합병 연혁…12월 17일 대망의 공식 출범 확정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3월 회계 한정 이슈와 누적된 경영 위기로 박삼구 회장이 물러나고 4월 매각이 발표됐다. 이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인수 계약을 맺었으나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해제됐다. 결국 항공 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2020년 11월 17일 한국산업은행과 정부 주도하에 대한항공과 신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가장 큰 난관이었던 기업결합 심사는 4년이나 소요됐다. 서상훈 전무는 “유럽연합(EU)에서 큰 진통을 겪어 2021년 1월 신고 후 딱 3년 만인 2024년 2월에야 '화물기 사업 매각'을 조건으로 승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2024년 8월 대한항공 주도로 에어제타(현 에어인천)와 매각 계약(마스터 어그리먼트)을 체결하며 승인을 마쳤고, 그해 11월 거래가 종결되며 대한항공이 지분 63.88%를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됐다. 지난 5월 13일 열린 통합 이사회에서 확정된 양사의 합병 비율은 1대 0.273643이다. 이는 이사회 전날 기준 1개월, 1주일, 전일 종가의 가중 산술 평균(대한항공 2만 5409원, 아시아나 6953원)으로 산정됐다. 회사는 다음 주 초 국토교통부 합병 인가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7월 말 금융위원회 증권 신고서 수리를 거쳐 8월 12일 통합을 승인하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 계획이다. 모든 절차가 완료되면 12월 17일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한다. 합병의 적절성 및 공정성 확보를 위한 검증도 마쳤다. 전원 독립적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된 ESG 위원회(특별위원회)가 두 차례 사전 검토를 거쳤으며, 법무법인 태평양과 삼일회계법인 등 외부 전문가로부터 거래 목적의 정당성·조건의 공정성·절차의 적정성·주주 간 이해상충 우려가 없음을 확인받았다. ◇매출 23조·자산 49조 '메가 캐리어' 도약…“연 7000억 시너지 확신" 사측은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어 수익 증대 최소 3000억 원, 비용 절감 4000억 원 등 연간 총 7000억 원 이상의 압도적 시너지를 예고했다. 수익 증대의 핵심은 '스케줄 최적화'다. 같은 시간대 중복 경쟁 노선을 효율화하고, 미주 등 간선과 동남아 등 지선 간 네트워크를 결합해 고객 편익과 막대한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JV)에 아시아나가 합류해 얻게 될 수익 증대 효과와 여객기 하부 화물칸·전용 화물기 네트워크의 결합 효과도 강조됐다. 비용 절감은 구매 계약 최적화와 함께 '기재 정비 내재화'가 주도한다. 과거 재무구조 악화로 운용 리스에 의존하고, 자체 엔진 정비 능력이 없어 막대한 외주 수리비를 냈던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의 정비 수준에 맞춰 인프라를 일원화하면 연간 4000억 원을 점진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통합 항공사는 자산 49조 원(대한항공 38조, 아시아나 11조), 매출 23조 원(대한항공 17조, 아시아나 6조), 보유 기재 233대(대한항공 170대, 아시아나 67대), 임직원 2만 8000여 명(대한항공 2만 명, 아시아나 8000명) 규모의 매머드급 항공사로 커진다. 단숨에 글로벌 항공사 기준 매출액 약 13위, 기재 수 약 14위의 톱 10위권 메가 캐리어로 도약한다는 게 아시아나항공 측 설명이다. 서 전무는 “1988년 창립 이후 40년간 아시아나의 누적 매출이 130조 원에 달했음에도 영업이익은 3조 원으로 이익률이 2% 수준에 불과했지만, 합병 후 이익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신용등급 역시 작년 말 10년 만에 BBB+로 회복됐고 통합 후 A0 이상으로 상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통해 인천공항의 동북아 허브 경쟁력 강화와 항공정비(MRO), 물류, 관광 등 연관 산업의 동반 성장도 기대된다. 반대 주주들을 위한 주식 매수 청구권 행사 가격은 7030원으로 확정됐다. 6월 30일 주주 명부 확정 후 7월 28일 주총 소집 통지와 함께 반대 의사 접수가 시작된다. 8월 11일(증권사 위탁 시 2영업일 전)까지 접수를 마감하고, 주총에서 찬성하지 않은 주주에 한해 8월 12일부터 9월 1일까지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금은 10월 1일에 지급된다. 합병에 찬성한 주주는 12월 14일 매매거래 정지 및 15일 주주명부 확정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4일 합병 신주(0.273주)를 수령하며 거래가 재개된다. 1주 미만의 단주는 1월 4일 종가 기준으로 비율을 산정해 현금 지급된다. ◇주주들 질문 세례에 “구조조정·유동성 위기 없다" 정면 돌파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단기 실적 부진·구조조정·기업 경쟁력·유동성 등에 대한 참석자들의 날 선 질문이 쏟아졌다. 경영진은 투명하게 수치를 공개하며 정면 돌파를 택했다. 먼저 화물기 사업 매각 여파로 1분기 화물 매출이 83.5% 급감하고 영업손실 524억 원을 기록한 점을 지적하며 고유가·고환율 기조 속에서 여객과 밸리 카고만으로 손익분기점을 회복할 수 있을지 단기 수익성 방어 계획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송 대표는 “화물 매각 이후 여객 부문 효율성을 높여 고유가 이전에는 밸런스를 맞췄으나, 5월의 적자 지표는 배럴당 140달러까지 치솟은 순수 항공유(Fuel Cost) 단가 상승 부담 때문이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지난주 매각 딜이 종결되면서 유가가 110달러 선으로 안정화되고 있고 7~8월 전통적 성수기에 돌입하는 만큼, 이를 최대한 반영해 수익을 보전하고 이익률을 개선하겠다"고 부연했다. 서 전무 역시 “과거 10년간 아시아나가 화물 없이 여객 사업만으로 흑자를 낸 적이 한두 번에 불과하다"는 뼈아픈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올해 야심 차게 여객 단독 흑자를 계획했으나 유가가 2배 이상 뛰며 월 유류비가 1500억 원이나 추가로 발생하는 돌발 변수를 맞았는데 상반기 적자 규모가 상당히 크지만 하반기에 최대한 만회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정비비 등 비용 절감 이면에 중복 인력 구조조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주주의 우려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서 전무는 “경영진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합병 발표 후 상당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채용을 적절히 조절해 현재 우려할 만큼 중복 인력이 많지 않다"고 화답했다. 또한 “향후 장기적으로 통합사의 비행기 대수가 늘어나고 사업 유지 영역이 확장될 것이기에 남은 인력을 적재적소에 재배치해 쓴다면 생산성 측면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유럽 등 슬롯 반납 및 화물 사업 양보 등 사전 조치로 통합사의 영업 경쟁력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송 대표는 “물리적으로 반납한 슬롯 손실분도 분명 있지만, 지난 2년의 운영 기간 동안 새롭게 획득한 슬롯 역시 상당히 많다"고 방어했다. 특히 아시아나의 강점인 중국 노선과 대한항공의 핵심인 태평양 노선 네트워크가 결합하고, 유럽·대양주 노선의 시간대를 다양화해 환승 수요의 선순환을 창출한다면 과거 양사가 겪었던 개별적 영업 한계를 극복하고 확실한 수익성 증가를 이룰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가 하락 시 주가가 오를 경우 주식 교부보다 매도가 유리하지 않겠냐는 질문과 매수 청구 행사 예상 물량, 소비자의 마일리지 10년 가치 보전 방안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서 전무는 “항공주 주가는 유가 등 외부 변수에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있고, 이미 합병 비율이 고정됐기 때문에 연말까지 양사 주가는 수렴해 함께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12월 17일까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유리해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다. 주식 매수 청구권에 따른 자금 부담 우려에 대해서도 “총 주식 2억 600만 주 중 약 20%에 해당하는 유통 주식 4000만 주에서 넉넉하게 10%가 청구한다고 잡아도 400만 주, 280억 원 수준이라 회사 자금 규모에 비하면 전혀 부담이 가는 구조라고 할 수 없다"며 “실제 지난해 화물 사업 매각 당시에도 행사율은 0.1%(10억 원 미만)도 나오지 않았다"고 우려를 씻어냈다. 마일리지 정책에 대해 송 대표는 “가치는 양사가 임의로 단독 결정한 것이 아니라 유사 컨설팅 업체의 과거 근거와 평가에 따라 객관적이고 정확한 교환 비율을 산정받았다"며 주주 가치가 인정받았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10년 유지 보장 방안 등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완료되고 최종 승인이 나는 대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합병 기일 전일인 12월 16일에 발동될 수 있는 1437억 원 규모 자산 유동화 사채(ABS) 조기 상환 트리거와 1년 내 상환해야 할 1조500억 원의 단기 차입금 유동성 고갈 리스크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서 전무는 “해당 ABS 차입금은 계속해서 분할 상환을 이어가고 있다"며 “그 시점에 맞춘 잔여액 상환 준비가 모두 끝났다"며 “그 외에 트리거가 걸려 예기치 않게 일시에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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