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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늪’ 이어 ‘확전 우려’…숨죽이는 건설업계

트럼프의 증산요구로 저유가 기조에 시달리던 중동시장에 이란 전쟁 리스크까지 겹치자 건설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중동 발주 환경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동 건설 발주는 산유국 재정 상황과 국제유가에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OPEC+는 2023년부터 유가방어를 위해 감산 정책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서 유가 하락 압력을 시사하자 OPEC+ 8개국은 증산에 나섰다. 다만 OPEC+ 국가들이 증산에 나선 배경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셰일 산업을 견제하고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려는 목적이 더 컸다는 것이다. 그해 4월 국제유가(WTI 기준)는 배럴당 60달러(약 8만8065원) 아래로 떨어졌다. 유가하락은 산유국 재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국부펀드(PIF) 재정 부담이 커졌다. 2025년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의 재정균형유가는 배럴당 90달러(약 13만2111원) 이상이다. 이에 사우디는 석유 수출량 확대와 산업 다각화 정책으로 대응했다. 이란 전쟁 발발 이전까진 중동 경제 전망은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10월 IMF의 보고서에 따르면 비석유 부문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사우디 경제 성장률은 전년 대비 0.5% 증가한 3.7%로 전망됐다. 건설시장 전망도 밝았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이 비석유 산업 다각화, 인프라 개선, 디지털화, 비즈니스 환경 경쟁력 강화, 민간 부문 육성 전략을 추진하면서 올해 중동 건설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약 11.2% 성장한 6322억 달러(약 93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의 비석유 부문이 중동 지역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러한 전망은 역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건설업계는 현재 현지 상황을 점검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 모두 현재까지 공사 지연 등 직접적인 영향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네옴 런닝 터널 공사', '아미랄 유틸리티 공사', '자푸라 유틸리티 공사' 등 주요 중동 프로젝트 대부분을 사우디에서 진행 중이다. 네옴 터널 공사의 경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수행하고 있으나, 당초 지난해 12월 29일 완공 예정이었던 일정이 사우디의 사업 축소 정책으로 차질을 빚었다. 여기에 이란 전쟁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완공 시점 역시 불투명해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중동 지역 정세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임직원의 출장과 휴가 등 이동을 전면 제한하며 비상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메가프로젝트인 '리야드 메트로(Riyadh Metro)' 사업에 참여한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해 기준 중동 수주 비중이 약 20%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까지 현장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장은 현지 대사관 및 본사와 핫라인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있다"고 밝혔다. 향후 중동 발주 환경에 대해서는 업계 전반에서 신중론이 제기된다. 중동프로젝트를 대부분 마무리한 DL이앤씨는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건설 시장에도 사이클이 있다"며 “유가 안정 여부를 지켜보며 중동 사업 비중을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의 장기화 여부가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발주 환경에서 중요한 것은 전쟁이 얼마나 장기화되느냐"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복구와 보수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발주가 일방적으로 줄어들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건설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기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은 3일 리서치 보고서에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발주가 위축될 수 있다"며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 될 경우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도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한국이러닝인재개발원, 2026년 상반기 산업안전보건교육 온라인 진행

한국이러닝인재개발원이 2026년 상반기 산업안전보건교육을 온라인 원격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산업안전보건교육은 5인 이상 사업장의 모든 근로자와 사업주를 대상으로 하는 법정의무교육으로, 직무에 따라 교육 이수 시간이 다르게 적용된다. 사무직 및 판매직 근로자는 분기당 3시간, 기타 근로자는 분기당 6시간, 관리감독자는 연간 16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이를 이수하지 않을 경우 최대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이번 교육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 따라 반기별 1회 이상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교육으로, 근로자와 사업주의 안전 의식을 높이고 산업재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이러닝인재개발원 관계자는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개별 근로자의 문제를 넘어 기업의 생산성과 경영 안정성, 나아가 사회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은 사업주와 근로자가 함께 지켜야 할 의무이자 권리라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업안전 및 보건 기준을 체계적으로 확립하는 것은 산업재해 예방과 쾌적한 작업환경 조성을 위한 핵심 요소로 꼽힌다. 특히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산업 현장의 안전관리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산업안전보건교육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한국이러닝인재개발원은 고용노동부 인증을 받은 교육 위탁기관으로, 산업안전보건교육을 비롯해 성희롱 예방교육, 개인정보보호법 교육,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개선교육, 퇴직연금교육 등 4대 법정의무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교육 위탁기관,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지정기관, 성희롱 예방교육 지정기관 등 법정의무교육 관련 자격을 모두 갖춘 기관으로, 온라인 교육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법정의무교육 외에도 직무능력향상교육, 기업직업훈련카드 과정, 국민내일배움카드 과정 등 다양한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PC와 모바일 환경에서 제공하며 원격 지원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송기우 기자 kwsong@ekn.kr

“인생은 아직 진행 중”…동대문 디자인 디렉터 출신 손인미, 시니어모델로 두 번째 인생 도전

오랜 시간 가정과 일을 위해 살아온 한 중년 여성이 자신을 위한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고 있다. 동대문 패션 산업 현장에서 디자인 디렉터로 활동해 온 손인미 씨가 국제대학교 문화예술콘텐츠학과에 입학해 시니어 모델로 제2의 삶을 시작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손 씨는 스무 살을 갓 넘긴 나이에 동대문 패션 산업 현장에 발을 들였다.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와 치열한 패션 시장 속에서 디자인 디렉터로 활동하며 30여 년 동안 현장을 지켜왔다. 디자인 업무와 가정을 함께 책임지며 쉼 없이 달려온 시간 속에서 그의 삶의 중심에는 늘 가족과 일이 있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뒤로 미뤄두었던 자신의 꿈을 더 늦기 전에 펼쳐보고 싶다는 마음이 새로운 도전의 계기가 됐다. 손인미 씨는 최근 국제대 문화예술콘텐츠학과에 입학해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며 시니어 모델로서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키워가고 있다. 손 씨는 “나이는 상관없다. 누구나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고 싶은 꿈이 있다"며 “오래전부터 모델 활동을 꿈꿔왔다. 무대 위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와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모델의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나이가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제는 처음으로 내 삶을 생각하게 됐다"며 “인생은 아직 진행 중이며 늦지 않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또한 “동대문 패션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자산으로 삼아 앞으로는 나만의 삶을 만들어가고 싶다. 시니어 모델 활동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패션 현장에서 쌓아온 감각과 삶의 경험은 손 씨에게 또 다른 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는 시니어 모델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넓히며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가윤정 국제대 문화예술콘텐츠학과 교수는 “최근 시니어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4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자신의 끼와 에너지를 발산하며 전문 시니어 모델로 도전하고 있다"며 “손인미 시니어모델의 이번 도전이 세대 간 격차를 허물고 아름다운 인생의 하모니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한편 국제대 문화예술콘텐츠학과는 1998년 신설된 모델과를 기반으로 발전해 온 학과로, 전국 최초의 시니어 정규학과로 알려져 있다. 가윤정 교수는 “학과에서는 액티브 시니어 모델을 양성하고 실무 중심 교육을 통해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며 “예체능 활동을 통한 시니어들의 힐링과 자기계발을 지원하는 특성화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기우 기자 kwsong@ekn.kr

사방넷, 네이버와 ‘브랜드 성장 공식’ 제안… 18일 공동 웨비나 개최

다우기술이 운영하는 쇼핑몰 통합관리 서비스 '사방넷'이 네이버와 공동 웨비나를 오는 18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웨비나는 '사방넷과 네이버가 제안하는 잘 나가는 브랜드 성장 공식'을 주제로 열린다. 멀티 채널 운영 전략과 신뢰도 기반 브랜드 성장 전략, 디지털보증서 활용 방안 등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 양사 담당자가 실제 운영 사례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브랜드사들이 현장에서 즉각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공유할 예정이다. 브랜드 신뢰도를 높일 수 있 는 '숨은 한 끗' 전략도 소개된다. 사방넷은 '사방넷2.0'을 통해 기존 통합관리 기능을 한층 고도화하며 차별화된 운영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샤방넷은 지난해 7월 네이버와 함께 디지털보증서 연동 서비스를 오픈하며 판매 채널과 무관하게 구매 고객에게 정품 보증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바 있다. 샤방넷은 현재 650여 개 쇼핑몰과 연동되어 주문, 상품, 고객응대(C/S), 재고, 창고 관리까지 통합 지원하며, 쇼핑몰과 창고 간 재고를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사방넷 챗봇, AI 기반 상품 정보고시 자동 생성 등 운영 효율화 기능을 통해 다채널을 운영하는 브랜드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있다. 다우기술 커머스부문 김정우 부문장은 “최근 이커머스 환경에서는 단순 노출 확대가 아니라,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인식하게 만드는 구조 설계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네이버와 함께 제공하는 디지털보증서는 브랜드 신뢰를 강화하는 핵심 수단으로, 이번 웨비나를 통해 실제 운영 관점에서의 활용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웨비나는 샤방넷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참여자에게는 사방넷 서비스 이용 혜택과 Npay 포인트 상품권 등 실질적인 운영 지원 혜택이 제공될 예정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결혼정보회사의 사회적 역할 확대… 듀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과 업무협약 체결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인구 위기 대응과 결혼·출산 인식 개선을 위한 연구 협력에 참여한다. 듀오는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양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협력 방향과 추진 계획을 논의했다. 이번 협약은 결혼 및 출산 관련 데이터 분석을 포함한 공동 연구, 인식 개선 캠페인 추진, 인구 정책 관련 자료 교류 등을 중심으로 협력 체계를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결혼 관련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 개선 활동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전문 인력 교류와 정보 공유를 확대하고 인구 정책 자료를 상호 제공하는 등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양 기관이 주관하는 행사와 캠페인에도 상호 참여해 연구 결과와 관련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결혼정보업체 듀오 관계자는 “결혼 관련 데이터와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인구 문제 대응을 위한 협력 기반을 구축했다"며 “결혼과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과 관련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995년 설립된 결혼정보업체 듀오는 자체 매칭 시스템(DMS)과 신원 인증 절차를 기반으로 결혼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민의힘 부산 구청장 공천 경쟁 본격화…41명 신청, 사하구 6명 ‘최다’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국민의힘 부산 기초단체장 공천 경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부산 16개 구·군 구청장·군수 선거에 총 41명이 공천을 신청하면서 지역별 판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공개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부산 기초단체장 공천 신청자 현황을 살펴보면 사하구가 6명으로 가장 많은 신청자가 몰리며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기장군은 4명, 서구·동구·동래구·북구는 각각 3명이 공천 경쟁에 나섰다. 강서구는 단독 신청으로 사실상 무경쟁 구도다. 현직 구청장들도 대부분 공천을 신청하며 재선 도전에 나섰다. 구·군별 공천 신청자를 보면 중구는 윤종서 전 중구청장과 최진봉 현 중구청장이 공천을 신청했다. 서구는 공한수 현 서구청장, 최도석 시의원, 한상구 전 기업인 등 3명이 신청했다. 동구는 강철호 부산시의회 운영위원장, 김영해 전 국회의원 선임비서관, 유순희 한국산업시험연구원 비상임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영도구는 김기재 현 영도구청장과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이 공천 경쟁에 나섰다. 부산진구는 김승주 전 부산진구 약사회 회장과 김영욱 현 부산진구청장이 신청했다. 동래구는 권오성 전 부산시의원, 박중묵 전 부산시의회 부의장, 장준용 현 동래구청장이 공천을 신청했다. 남구는 김광명 전 시의원과 오은택 현 남구청장이 신청했다. 북구는 김형욱 전 국가정보원 혁신기획 담당관, 오태원 현 북구청장, 이혜영 변호사 등 3명이 공천 경쟁에 나섰다. 해운대구는 김성수 현 해운대구청장과 정성철 전 해운대구의회 의장이 신청했다. 사하구는 김척수 전 사하갑 당협위원장, 노재갑 전 시의원, 이복조 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종철 전 부산시 인수위 정책실장, 조정화 전 사하구청장, 최민호 전 연구위원 등 6명이 신청했다. 강서구는 김형찬 현 강서구청장이 단독 신청했다. 연제구는 안재권 부산시의원과 주석수 현 연제구청장이 공천을 신청했다. 수영구는 강성태 현 수영구청장과 황진수 수영발전협의회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사상구는 서복현 전 국회의원 보좌관과 이대훈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이 신청했다. 금정구는 윤일현 현 금정구청장과 장보권 부산여자대학교 취업혁신처장이 공천 경쟁에 나섰다. 기장군은 김한선 국민의힘 부산시당 안보위원장, 이승우 시의원, 임진규 국민의힘 부산시당 대변인, 정명시 국민의힘 부대변인 등 4명이 신청했다. 정종복 현 기장군수가 공천 신청을 하지 않는 게 눈에 띈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국제유가 치솟자 주목받는 재생에너지…2022년 ‘인플레 악몽’에 다시 위축되나 [머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110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재생에너지가 대안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석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내에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풍력 등이 에너지 안보 확보 수단으로 거론되면서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결코 쉽지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1시 55분 기준,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25.97% 폭등한 배럴당 116.7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브렌트유는 이날 개장 직후 단숨에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한 데 이어 몇 시간 만에 110달러선마저 넘어섰다. 브렌트유가 110달러선을 기록한 적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에너지 수급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22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브렌트유 가격은 이란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28일 이후, 올해 들어 각각 61%, 92% 가량 상승했다. 같은 시각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전장 대비 27.46% 급등한 배럴당 115.90달러를 기록 중이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출길이 막히면서 저장 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른 중동 산유국들의 감산이 본격화한 것이 유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쿠웨이트와 카타르 등 일부 산유국들은 불가항력 조항을 발동하기도 했다. 불가항력 조항은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계약 이행이 불가능할 경우 책임을 면제하거나 이행을 유예하는 장치다. 미국·이란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이자 강경파로 알려진 모즈타바 하메네이(56)가 차기 지도자로 선출된 점도 전쟁 장기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라운드힐 파이낸셜의 데이브 마자 최고경영자(CEO)는 “문제는 단순히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것이 아니라 공급망 차질이 지역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에너지 공급 불안이 커지자 재생에너지 등을 대안으로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유가 급등은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가 더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브뤼셀 지정학 연구소의 티스 반 데 그라프 연구원은 “유가와 가스 가격이 높아질수록 대체 기술의 경쟁력이 강화된다"며 “태양광이나 히트펌프 등 가스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싱크탱크 엠버의 킹스밀 본드 전략가도 “아시아 정책입안자들은 현 상황을 보고 화석연료 중심의 경로를 택하는 데 덜 적극적이게 될 것"이라며 “중동 갈등이 오래 지속될 수록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압박은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재생에너지 관련주들의 흐름이 상대적으로 견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S&P 글로벌 청정에너지전환 지수(S&P Global Clean Energy Transition Index)는 올해 들어 약 6% 상승했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S&P500 지수가 같은 기간 약 1.5%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재생에너지 시장 성장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경우 각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을 더욱 매파적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블룸버그NEF의 데이비드 호스터트 경제·모델링 총괄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 금리가 올라가고 이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비용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자본 집약적인 산업일수록 금리 상승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러한 상황은 이미 한 번 현실로 나타난 바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오르자 인플레이션이 치솟았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섰다. 그 결과 재생에너지 기업들은 공급망 차질에 이어 고물가·고금리에 직면해 S&P 글로벌 청정에너지전환 지수는 2021년에 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초까지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왔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오히려 화석연료 업황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가스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석탄 발전소의 수익성이 다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이번 상황이 2022년과 다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최근 몇 년 사이 재생에너지 기업들이 재무 구조를 강화하고 프로젝트 투자 기준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등 산업 구조가 한층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붐도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저탄소 전력 공급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이에 장기적으로는 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슈로더스의 알렉스 몽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단기적으로는 화석연료 가격 상승이 관련 기업과 주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 따라 사람들은 에너지 안보에 의문을 제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금리를 올리더라도 2022년 당시 수준까지 치솟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도미니 임팩트 인베스트먼트의 캐롤 라이블 CEO는 “2026년에 금리가 다소 더 높아질 수 있지만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아니켓 샤 글로벌 지속가능성 및 에너지전환 전략 총괄은 재생에너지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작년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이번 이란 전쟁을 계기로 저탄소 시장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 수준까지 치솟을 경우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쿠페·컨버터블보다 인기···‘가성비’ 공세에 픽업트럭 시장 커지나

한때 '짐차' 취급을 받던 픽업트럭이 '라이프스타일 아이콘'으로 변신하고 있다. 기아, 한국지엠, KG모빌리티(KGM) 등이 꾸준히 신차를 내놓고 관련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 결과다. 최근 들어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 삼은 신차들이 인기를 끌며 시장이 커질 조짐이 보인다. 소비자들은 이미 컨버터블·쿠페·왜건 모델보다 픽업트럭을 선호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GM은 지난 1월19일 1호차 출고를 시작한 픽업트럭 '무쏘'의 누적 계약 대수가 이날 기준 5000대를 넘겼다고 밝혔다. 가솔린·디젤 두 가지 라인업을 동시에 제공하고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한 게 인기의 원인이라고 KGM 측은 분석하고 있다. 계약 고객들의 엔진 선택 비중은 디젤 54.4%, 가솔린 45.6%로 집계됐다. KGM 관계자는 “무쏘는 정통 픽업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구성과 높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부터 레저까지 다양한 고객층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지난해 출시한 전기 픽업 '무쏘 EV'의 경우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1369대가 팔렸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무쏘의 판매 성적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출격한 기아 타스만의 올해 1~2월 실적이 704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이 들여오는 GMC 시에라는 같은 기간 51대 팔렸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그간 신차가 출시되면 수요가 늘었다가 모델이 노후화하면 판매가 급감하는 사이클을 그려왔다. 도입기는 2000년대 초반이다. KGM이 쌍용자동차 시절 무쏘 스포츠,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투박한 디자인을 지녀 '오프로드 감성'을 즐기고 싶어하는 운전자들이 주로 픽업트럭을 선택했다. 이후 캠핑·레저 열풍과 함께 픽업트럭 시장도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제조사들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적용하던 안전·편의사양을 픽업 모델에도 넣으며 상품성을 강화해나갔다. 2020년대 들어서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이 프리미엄 픽업트럭을 대거 선보이며 고객 선택지를 더욱 늘렸다. 최근에는 '가성비'가 주목받는 모습이다. KGM은 무쏘 신모델을 내놓으며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했다. 수익성 대신 판매를 늘리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기아는 타스만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픽업트럭 구매자들은 배기량·가격에 관계없이 다양한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승용차 대비 취득세가 감면되고 개별소비세도 면제받는다. 연간 자동차세는 2만8500원만 내면 된다. 이같은 경제성에 편의사양들도 추가되면서 고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신규 등록된 픽업트럭은 2만4998대로 집계됐다. 전년(1만3954대) 대비 79.1% 뛴 기록이다. 컨버터블(5229대), 쿠페(3860대), 왜건(2222대) 등 다른 유형 승용차들을 압도하는 수치기도 하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보조금 감소 여파’ 글로벌 전기차 시장 변화 본격화

중국과 미국이 전기차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보조금 혜택을 대폭 줄이면서 시장 수요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지속적으로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북미는 판매가 감소하는 모습이다. 9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세계 전기차 인도량은 약 121만8000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2.1% 줄어든 수치다. 해당 통계는 순수전기차(B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전기 상용차를 모두 합산해 산출했다. 국가별 인도량을 보면 수요 부진의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올해 1월 중국 내 전기차 판매는 약 64만6000대로 작년 같은 달(77만3000여대) 대비 16.4% 줄었다. 전체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62.1%에서 53%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북미 성적 역시 12만4000여대에서 8만6000여대로 30.2% 빠졌다. 반면 유럽(30만7000여대)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13만8000대) 인도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9.5%, 96.5% 뛰었다. 브랜드별 순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신 중국 브랜드 점유율이 줄어들고 현대차·기아 등 추격 업체들의 영향력이 소폭 커진 점이 눈길을 잡는다. 올해 1월 기준 업체별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은 BYD(16만2000대)와 지리(13만7000대)가 1·2위를 차지했다. 테슬라(7만1000대)는 4위였다. 3사 모두 작년보다 성적이 떨어지며 작년 1월 대비 점유율도 낮아졌다. BYD는 18.6%에서 13.3%로, 지리는 12.5%에서 11.3%로, 테슬라는 6.6%에서 5.9%로 영향력이 줄었다. 폭스바겐그룹 판매는 지난해 1월 8만7000여대에서 올해 1월 9만여대로 소폭 늘었다. 글로벌 점유율은 7%에서 7.3%로 높아지며 테슬라를 누르고 3위 자리를 꿰찼다. 다른 중국 업체인 상하이자동차(SAIC)와 장안자동차(Changan) 성적은 6만9000여대, 4만4000여대로 각각 5.8%, 19.6% 떨어졌다. 중국 제조사 가운데는 7위 체리자동차만 인도량을 4만6000여대에서 5만6000대로 20.1% 늘리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그룹은 3만9000여대로 8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3만7000여대) 대비 실적이 5% 개선됐다. 글로벌 점유율도 2.9%에서 3.2%로 올랐다. SNE리서치는 앞으로도 중국·북미 전기차 인도량은 주춤하고 유럽은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국가·권역에서 인센티브 구조와 규제 운용 방식이 변했다는 이유에서다. 단기 판매 등락보다 정책 적응력과 공급망 재편 속도가 시장 방향성을 좌우하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부터 구매세 정책이 '전면 면제'에서 '감면 체계'로 전환됐다. 1월만 놓고 보면 일부 수요가 작년 하반기로 선반영되고 올해 들어서는 오히려 기저 부담으로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9월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공식 종료됐다. 소비자 선호 역시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모습이다. 유럽의 경우 탄소배출 규제 체계와 제조사 평균 배출량 관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전동화 전환에 속도가 계속 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에서도 국가별로는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독일은 올해 전기차 구매 지원금을 재도입하고 프랑스에서는 유럽 생산 차량에만 우대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다. 영국은 PHEV를 비롯한 저가형 모델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 역시 지난 1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3% 감소한 120만여대라고 발표했었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 전세계 전기차 시장이 올해 들어서며 지난해와는 매우 달라진 환경을 맞이했다고 분석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견줄 재무력, 주가는 10년째 제자리”…에스씨디 주주들 ‘폭발’

냉장고·에어컨 부품 제조사인 에스씨디(SCD)를 둘러싸고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주주총회에서 감사 선임을 추진하는 등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가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음에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서다. 궁극적으로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환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요구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CD 소액주주연대는 최근 회사 측에 △감사 선임 △자사주 매입 △기업설명(IR) 활동 강화 등을 요구하며 주주권 행사에 나섰다. 소액주주연대가 요구하는 사안 가운데 핵심은 자사주 매입이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주주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자사주 매입"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단 한 번도 자사주 매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주가가 장기간 박스권에 머무르며 현재 주가는 10년 전보다도 낮은 수준"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회사가 보유 현금을 활용한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부양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행동에 나선 배경에는 특히 재무 구조가 있다. SCD의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총자산은 약 1710억원이다. 이 가운데 유동자산은 약 1378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약 80%를 차지한다. 당장 활용 가능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703억원으로 지난 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약 631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반면 비유동자산은 332억원으로 전체의 19% 정도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자산 구조가 일반적인 제조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통상 제조업은 생산설비와 공정 투자 비중이 높아 유형자산 등 비유동자산 비중이 일정 수준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SCD는 설비자산보다 현금 등 유동자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구조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 같은 자산 구조는 최근에 갑자기 형성된 것은 아니다. 2015년 기준 SCD의 유동자산은 약 401억원, 비유동자산은 약 407억원으로 사실상 1 대 1 수준이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유동자산 비중이 빠르게 늘어났다. 2020년에는 유동자산이 약 1147억원, 비유동자산은 약 413억원으로 유동자산 비중이 약 73% 수준까지 올라갔다. 최근에는 유동자산이 1300억원을 넘어서며 전체 자산의 80% 수준까지 확대된 상태다. 제조업이라고 해도 유동자산 비중이 높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기업이 언제든 투자나 주주환원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다만 SCD의 경우 상당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투자 확대나 자본 활용 계획이 없다는 점에서 자본 효율성 측면의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SCD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48배 수준으로 코스닥 시장에서도 대표적인 저PBR 종목으로 분류된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이 낮은 PBR을 극복하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다. SCD 소액주주들의 이번 행동은 단순한 수익성 요구를 넘어 시대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 측은 자산 구조가 사업 모델에 따른 결과라고 반박했다. SCD 관계자는 현금을 비롯한 유동자산이 유독 높은 현상에 대해 “생산을 해외 외주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 국내에 대규모 설비자산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며 “자산 구조만으로 회사 경영 정책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는 안정적인 경영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SCD가 주주환원에 마냥 무심한 건 아니다. 올해 주당 50원, 시가배당율 3.81%로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연 4~5% 이상을 고배당주로 분류하는 점을 고려할 때 시가배당율 3.81%는 높은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이러한 설명만으로 현재의 자산 구조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정적인 기업 중 하나인 삼성전자도 유동자산 비중이 전체 자산의 40% 안팎 수준"이라며 “총자산 1700억원 규모의 회사가 현금 및 현금성자산만 70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일반적인 기업 재무 구조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론적으로 현금성 자산의 수익률은 은행 예금 이자 수준에 불과하다"며 “전체 자산의 40% 이상을 연 1% 수준의 수익률에 머무는 자산으로 운용하고 있다면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주총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감사 선임' 여부다. 상법상 감사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보유 지분과 관계없이 의결권을 합산해 3%까지만 행사할 수 있다. 이른바 '감사 선임 3% 룰'이다. 지배주주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소액주주 측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는 구조다. 소액주주연대는 지난해 말 현재 발행주식 총수 대비 7%가 넘는 지분이 결집한 상태다. 이는 상법상 주주제안 요건인 3%를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감사 선임 안건이 이번 주총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주주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면 감사 선임을 통해 회사 경영을 견제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의 이상목 대표는 “현금성 자산이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사례는 수많은 저평가 종목 중에서도 극히 이례적"이라며 “'감사 선임 3% 룰'을 고려하면 SCD 이번 주총에서 소액주주 측이 승기를 잡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여당을 중심으로 PBR이 2개 사업연도 이상 1 미만인 상장기업에 대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장기간 저PBR 상태가 지속되는 기업의 주가 관리 부재를 개선하고 밸류업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시장에서는 순자산에도 못 미치는 기업가치가 이어지면서도 구체적인 개선 계획을 제시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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