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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제약사, 지난해 나란히 고공행진…원동력은 ‘자가제품 확대’

국내 제약업계가 지난해 실적발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매출 상위 10대 전통 제약사 중 중견 제약사로 불리는 6~10위권 제약사들이 모두 역대 최고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신약과 자체개발 화장품 등 '자가제품'(직접 개발해 자체 생산·판매하는 제품)의 비중을 꾸준히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전통 제약사 매출 순위 6위권인 보령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36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수치로, 2024년 매출 1조171억원으로 국내 상위 5대 전통 제약사들이 속해 있는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1조 클럽 타이틀을 지키는데 성공했다. 이는 전문의약품 부문에서 자가제품과 전략제품을 중심으로 판매 역량을 집중한 결과로 분석된다. 국산 15호 신약인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를 중심으로 하는 '카나브 패밀리' 제품군은 지난해 1872억원 매출로 전년 대비 6.7% 증가했고,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엘(L) 패밀리'는 같은 기간 48.8% 성장한 244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당뇨 치료제 '트루 패밀리'도 45.5% 성장률을 보이며 223억원 매출을 올렸다. '뛰는' 보령 뒤에 '나는' HK이노엔도 있다. 이달 실적 발표를 앞둔 HK이노엔의 증권가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 8971억원 대비 18.3% 증가한 1조609억원으로 관측됐다. 컨센서스가 실제 매출로 이어진다면 HK이노엔은 창립 이래 첫 매출 1조 클럽 가입과 동시에 약 250억원 격차로 매출 순위에서 보령을 제치고 전통 제약사 6위로 오르게 된다. 이 같은 HK이노엔의 외형 확장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코프라잔)'을 비롯한 전문의약품(ETC) 부문의 견조한 성장세가 배경으로 자리한다. 국산 30호 신약인 케이캡은 국내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약물 중 시장 점유율 1위 약물로,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 143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8% 성장했다. 같은 해 4분기에도 약 5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돼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할 전망이다. 또한 수액 매출은 지난 2024년 당시 직접적인 타격 요소로 거론됐던 전공의 파업 악재가 지난해 소멸하면서 전년 대비 회복세를 보여 ETC 사업부문 매출 성장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재원 IM증권 연구원은 “케이캡은 경쟁 심화 국면 속에서도 처방이 성장하는 추세를 유지하고 있고, 수액사업은 독과점 구조에서도 캐파(생산용량) 확장에 따른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된다"며 “지난해 4분기 ETC 사업부는 2638억원 매출을 달성해 전년 대비 24%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8~10위권인 동국제약, JW중외제약, 동아에스티도 모두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동국제약의 경우 자체 개발한 미백·주름개선 기능성 화장품 '마데카크림' 시리즈를 포함해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 등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에 전년 대비 50% 가까이 늘어난 2000억원대 규모로 추정된다. 이에 힘입어 동국제약 전체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12.9% 증가한 9172억원으로 관측됐다. 정홍식 LS증권 연구원은 “동국제약은 ETC, 일반의약품(OTC), 헬스케어 등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매년 최대 매출액을 경신하고 있다"며 “특히 화장품사업에서 두 자릿수로 성장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 실적이 기대되고,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고지혈증 치료제 '리바로 제품군(리바로·리바로젯·리바로브이)'과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 등 핵심 전문의약품 성장세를 토대로 전년 대비 7.7% 증가한 7748억원 규모 매출로 잠정 집계됐다. 동아에스티는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 등 간판품목과 P-CAB 제제 '자큐보' 등 도입품목의 안정적 매출 확대가 예상돼 같은 기간 3.9% 오른 7250억원 규모 매출이 컨센서스로 제시됐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도 5개사 모두 전반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간 것으로 점쳐졌다. 제약사별 지난해 영업이익은 △HK이노엔 1124억원(전년대비 27.4%↑) △보령 855억원(21.4%↑) △동국제약 970억원(20.6%↑) △JW중외제약 936억원(13.5%↑) △동아에스티 350억원(흑자전환)으로 나타나 5개사 모두 두 자릿 수 성장률을 보이거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보령·JW중외제약은 잠정실적공시, HK이노엔·동국제약·동아ST는 증권사 컨센서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박춘원 전북은행장 “은행 튼튼히…지속가능 경영 집중”

박춘원 전북은행 행장은 5일 은행 체력을 강화하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중장기 경영 구상을 내놨다. 박 행장은 이날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전북은행은 지역을 기반으로 설립된 은행으로서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며 “동시에 기업으로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지 못하면 지역에 대한 기여 역시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은행을 둘러싼 '고금리 영업' 이미지에 대해서는 “전북 도내에서 취급하는 일반 여신의 금리 수준은 시중은행이나 타 지방은행과 큰 차이가 없다"고 했다. 다만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 외국인 금융 등 시중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영역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보니 외형적으로 고금리 이미지가 고착화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은행의 금고 운영과 관련해서는 “단순 금리 비교가 아닌 출연금·협력사업비 등 다양한 기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기관 영업점은 전담 지점 운영방침을 통해 기관 관련 업무에 집중하고 보다 긴밀한 협력 구조를 구축해 상호 신뢰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시중은행들의 전북혁신도시 진출 움직임에 대해서는 “일부 시중은행은 국민연금 등 특정 자금 운용과 연계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전주에 본격적인 핵심 사업을 이전해 운영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실제 지역 밀착형 금융 활동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추진 중인 국제금융타운 조성과 관련, 전북은행 본점 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제안을 받은 바 있으나 경제성과 실효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대답했다. 그는 “은행 경영은 상징성뿐 아니라 비용 구조와 효율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본점을 이전하는 방식보다는 기존 거점을 중심으로 브랜드 가치와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생 경영을 통해 지역사회와 동행하며 지역은행으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박 행장은 “전북은행은 지역에 뿌리를 두고 성장해 온 은행으로서, 지속 가능한 경영에 집중할 것"이라며 “회사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결국 지역사회에 대한 가장 큰 기여라고 생각하며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전북은행을 만들기 위해 책임 있는 경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순익 6兆 가까워졌다”…KB금융지주, 주당 배당금도 2배 확대

KB금융그룹이 환율·금리 변동성 확대 등 비우호적인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6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거뒀다. 은행, 증권 등 핵심 계열사의 이익이 확대된 한편 증시 호황 속 자본시장 관련 수익을 중심으로 비이자 부문 실적이 큰 폭 증가하며 그룹 수익창출력이 확대됐다. KB금융은 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5조8430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2024년 시현한 5조782억원 대비 15.1% 많은 역대 최대 기록이다. 작년 4분기 당기순이익은 74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늘어났지만 그룹 희망퇴직비용과 ELS 등 과징금 관련 충당부채 전입 등 일회성 요인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로는 54.8% 감소했다. 4분기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1.95%로 전분기 대비 1bp 감소했다. 은행 NIM은 적정 수준의 자산 성장 및 조달비용 절감 등에 힘입어 전분기와 유사한 1.75%를 기록했다. 그룹 영업이익경비율(CIR)은 핵심이익이 견조한 성장을 보인 가운데, 그룹차원의 지속적인 비용 효율화 노력에 힘입어 연간 기준으로는 역대 최저인 39.3%를 기록했다. 그룹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경기회복 지연 등에 따른 보수적 충당금 적립 기조가 유지되며 전년 대비 5bp 상승한 0.48%를 기록했지만 2년 연속 50bp 이내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주요 경영지표 중 그룹 보통주자본(CET1)비율과 BIS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12월말 기준 각각 13.79%, 16.16%를 기록해 업계 최고수준을 유지했다. 환율 상승 등 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인 자본 할당 및 위험가중자산 관리에 힘입은 것이란 평가다.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누적 이자이익으로 13조731억원을 시현해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에도 은행의 대출자산 평잔 증가와 전략적인 핵심예금 확대 정책을 통해 조달비용 감축을 이뤄낸 결과다. 은행의 이자이익을 방어하며 전년과 유사한 실적을 시현하는데 기여했다. 지난해 4분기 순이자이익은 3조3682억원으로, 대출채권 이자는 소폭 감소한 반면 이자수익 기반 다변화 노력에 의해 유가증권 이자수익이 확대됐다. 또한 조달비용 절감으로 전분기와 유사한 실적을 시현했다. 작년 누적 수수료이익은 4조983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확대로 증권업수입수수료가 큰 폭 증가했으며, 방카슈랑스 판매 호조와 신탁이익이 확대돼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4분기 수수료이익은 1조145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2% 증가했다. 지난해 누적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2조3630억원, 대손충당금전입비율은 0.48%를 각각 기록했다. 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86%를 기록했다. 그룹 이자수익이 감소했음에도 그룹 내 비이자 비즈니스 경쟁력이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기조와 맞물리면서 그룹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비이자 중심의 성장을 통해 순수수료이익이 누적 기준 전년 대비 6.5% 확대되면서 분기별 평균 1조원 시대를 열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계열사별로 실적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3조86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8%(6102억원) 증가했다. 은행 대출자산 평잔 증가 및 조달비용 감축으로 이자이익을 방어한 한편 방카슈랑스, 펀드 및 신탁 관련 수수료가 개선된 가운데 전년도 ELS 충당부채 적립 영향이 소멸된 영향으로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는 설명이다. 작년 4분기 은행 NIM은 대출자산 수익률 감소에도 조달비용 절감 노력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1bp 상승한 1.75%를 기록했다. KB증권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15.1%(882억원) 증가한 673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외 증시 호조로 투자자산으로의 머니무브가 확대되면서 증권 수탁수수료와 보유 유가증권의 평가손익이 큰 폭으로 확대된 영향이다. KB손해보험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7782억원으로 전년 대비 7.3%(613억원) 감소하고, KB국민카드의 연간 순이익은 33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0% 줄었다. KB라이프의 작년 당기순이익(개별기준)은 244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4% 감소했다. KB금융 이사회는 그룹 실적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주당배당금을 전년동기 804원 대비 약 2배 증가한 1605원으로 결의했다. 기지급된 2025년 분기별 현금배당을 포함한 총 현금배당금액은 역대 최고 수준인 1조5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연간 배당성향 또한 역대 최고 수준인 27%로 고배당기업 기준인 25%를 넘어서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기업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 나상록 KB금융 재무담당 전무는 “환율, 금리 변동성 확대 등 비우호적인 환경 속에서도 핵심 계열사의 이익이 확대되고, 자본시장 관련 수익을 중심으로 비이자 부문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그룹의 수익창출력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시민사회단체 뿔 났다…신규 원전 추진에 ‘탈핵 시국’ 선언

154개 시민사회단체가 정부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며 건설 계획 중단은 물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 기후위기비상행동, 정치하는엄마들, 참여연대 등 154개 시민사회단체와 개인 84명은 5일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 정부 핵발전 정책 기조는 한국 사회 안전과 민주주의, 기후정의, 동북아시아 평화의 미래를 송두리째 위협하고 있다"며 '탈핵 비상시국'을 선언했다. 이들은 “정부는 탈탄소, 기후위기 대응, 전력수요 증가, 인공지능(AI)·반도체·데이터센터 산업 육성이라는 언어를 앞세워 핵발전 필요성을 맹목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면서 “사고 발생 시 회복할 수 없다는 점, 방사성폐기물 문제, 지역 주민 삶에 미치는 장기적 피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맞물린 송배전망 충돌 문제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정부가 원전 건설 계획을 그대로 추진하기로 결정하기 전 진행한 '공론화' 과정에 대해 이들은 “이미 결론이 정해진 상태에서 진행된 토론회와, 짜 맞춰진 여론조사는 여론을 관리하고 반대 의견을 배제하는 도구로 기능해 요식행위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핵발전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닌 위험 그 자체"라며 ▲ 신규 원전 건설 계획 중단 ▲ 재생에너지 확대와 적극적인 수요 관리·지역 분산형 전원 체계를 중심으로 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해임 ▲ 이재명 대통령과 주민·시민사회 간 대화를 요구했다. 연합뉴스

영업익 41%↓ SKT, AI로 버텼다…“뼈 깎는 반성” 올해 반등 절치부심

“지난해 사이버 침해 사고를 겪으며 업의 본질인 고객 가치를 소홀히 했던 것은 아닌지 깊이 반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2026년은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고, 실적을 정상화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발생한 해킹 사고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40% 감소했다. 이 여파로 고배당주인 SK텔레콤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 다만 본업인 통신이 주춤하는 사이, 미래 먹거리인 AI(인공지능) 사업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뼈를 깎는 쇄신과 AI 사업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올해는 'V자 반등'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 17조992억원, 영업이익 1조732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4.7%, 영업이익은 41.1%, 감소했다. 실적부진은 '사이버 침해 사고'의 여파가 컸다. 사고 수습을 위해 시행한 유심 교체 비용과 고객 보상 프로그램,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징금 납부 등이 반영됐다. 여기에 연말 사업 재정비 과정에서 발생한 희망퇴직 비용까지 더해지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배당도 멈춰섰다. SK텔레콤은 실적 악화와 일회성 비용 증가를 이유로 2025년 기말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 3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배당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24년 주당 3540원이었던 연간 배당금은 2025년 1660원으로 53.1% 감소했다.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박종석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주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박종석 CFO는 “사이버 침해 사고와 관련된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고객의 신뢰가 지속 가능한 미래의 전제 조건임을 뼈저리게 깨달았다"며 “주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며, 올해는 실적 정상화를 통해 예년 수준의 배당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본업인 통신 사업이 신뢰 위기로 흔들리는 동안, SK텔레콤을 지탱한 것은 AI였다. 별도 기준 통신 매출이 전년 대비 5.7% 감소한 12조511억원으로 역성장한 것과 대조적으로,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대비 34.9% 증가한 5199억원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고성장을 달성했다. 가산과 양주 데이터센터의 가동률이 상승하고,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매출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B2C 영역에서도 성과가 가시화됐다. SK텔레콤의 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A.)'은 누적 가입자 1120만명을 돌파했다. 회사 측은 자체 개발 중인 5000억 개 매개변수 규모의 초거대 AI 모델 'A.X K1(에이닷엑스 케이원)'을 에이닷 서비스와 그룹사 B2B 업무에 적용해 수익화 모델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올해 단기적인 점유율 경쟁보다는 본원적인 경쟁력 회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배병찬 MNO지원실장은 “앞으로는 단기 목표 달성을 위한 소모적인 마케팅 경쟁에 의존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품과 시장 운영 전반에 대한 구조적 개편을 현재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객 생애 가치(LTV) 중심의 운영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겠다"고 밝혔다. 박 CFO도 “마케팅, 네트워크 등 전 영역에 AI를 도입해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성장 동력인 AI 사업은 '스케일업'에 나선다.서울 지역에 추가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인프라 규모를 확장하고, 해저 케이블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장해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최동희 AI전략기획실장은 “올해부터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이 올해는 부진을 털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SK텔레콤은 매출 17조7615억원, 영업이익 1조856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74.5%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일회성 비용이 제외되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 CFO는 “2026년은 실적 정상화를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예년 수준의 배당을 시행하고, 기업가치를 회복해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삼성SDI·LG엔솔·SK온 1조원 ESS 수주전 본격화… ‘안전성 경쟁’ 격돌

1조원 규모의 제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는 가격 경쟁력보다 화재 안전성이 핵심 평가 요소로 떠오르면서 업체별 기술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거래소는 지난달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제안서 및 사업계획서 접수를 마감하고 2월부터 본격적인 서류 평가에 착수했다. 이번 사업은 총 540MW 규모로 육지 500MW, 제주 40MW가 포함된다. 배터리 용량 기준 약 3.24GWh 수준이며 전체 사업비는 약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준공 목표 시점은 2027년 12월이다. 특히 이번 입찰은 평가 기준 변화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격 평가 비중은 기존 60%에서 50%로 낮아졌고, 비가격 평가 비중은 40%에서 50%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화재 안전성 배점은 6점에서 11점으로 대폭 상향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차 입찰에서는 산업 기여도와 가격 경쟁력이 주요 변수였다면, 이번 2차 입찰은 사실상 화재 안전성이 당락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서는 삼성SDI가 전체 물량의 약 76%를 확보하며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다. 국내 생산 기반과 산업 기여도, 안정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이번 입찰에서도 안전성 중심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각형 배터리를 핵심 제품으로 내세웠다. 해당 배터리는 내구성과 열 안정성이 높아 ESS 운영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셀 이상 발생 시 열이 인접 셀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 'No TP(열전파 차단)' 기술을 적용해 화재 확산 위험을 최소화했다. 또한 배터리와 안전장치를 일체형으로 통합한 ESS 솔루션 '삼성 배터리 박스(SBB)'도 경쟁력 요소로 꼽힌다. 이 제품은 최근 화재 안전성과 비용 절감 기술을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중심으로 안전성 경쟁에 나섰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 대비 열 안정성이 높고 화재 발생 시 산소 방출이 거의 없어 폭발 위험이 낮은 장점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셀부터 모듈, 시스템까지 전 단계에 걸쳐 LFP 기반 안전 설계를 적용하고 있다. 국내 제품 최초로 UL 9540A 인증과 대형 화재 모의 시험을 통과하며 시스템 단위 안전성을 검증받았다는 점도 강점이다. 또 무보정 SOC 알고리즘을 적용해 LFP 배터리의 운용 효율성을 개선했다. 여기에 통합형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안정성과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생산 기반 확대도 진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난징과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양산 중이며, 충북 오창 공장을 중심으로 국내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SK온은 이번 입찰을 계기로 ESS 시장 진입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핵심 전략은 충남 서산 공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기술 경쟁력으로는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기반 배터리 진단 기술을 내세우고 있다. 해당 기술은 미세 전류 변화를 분석해 배터리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어 안전성 평가 대응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서산 공장에 구축된 대규모 안전성 평가센터 역시 경쟁력 요소로 꼽힌다. SK온은 최근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과 1GWh 규모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첫 성과를 냈다. 플랫아이언이 추진 중인 6.2GWh 규모 프로젝트 우선협상권도 확보해 향후 대형 수주 가능성도 기대되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ESS 시장이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ESS 입찰 규모는 전기차 배터리 대형 프로젝트 대비 절대 금액은 크지 않지만, 국내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는 상징성이 크다"며 “입찰 결과가 향후 글로벌 ESS 사업 수주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안정성 확보 필요성이 커지면서 ESS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입찰이 국내 배터리 3사의 ESS 시장 주도권 경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국거래소, 부실기업 상폐 기준 더 높인다…업계 반발에도 6월 거래시간 확대 강행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부실기업 정리 기조에 발맞춰 상장폐지 기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심사 조직과 인력을 보강해 부실기업을 신속히 퇴출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업계 반발이 거센 가운데서도 오는 6월 프리·애프터마켓을 개설해 거래시간 확대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 △생산적 금융 전환 △자본시장 글로벌 경쟁력 강화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 '4대 핵심 전략'과 이를 뒷받침할 12개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를 위해 거래소는 정부의 좀비기업 퇴출 기조에 적극 부응해 부실기업의 조기 퇴출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다. 시가총액과 매출액 등 상장폐지 기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상장폐지 심사 조직과 관련 인력을 보강해 한계기업을 신속히 시장에서 퇴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부실기업 퇴출이 시장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추가 개선 사항까지 포함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시가총액, 매출액 기준 강화와 함께 상장폐지 심사 역량을 대폭 보강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술특례상장 기업에 대해서는 상장 후 주된 사업목적 변경 여부와 개선계획의 타당성·이행 가능성 등을 보다 엄격히 점검하는 등 실질심사도 강화한다.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해서는 주가조작 합동대응단과의 공조 체계를 강화하고,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시장감시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한다.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한 모험자본 활성화 정책도 병행된다. 거래소는 AI 등 첨단기술 맞춤형 상장을 촉진하고 기술기업 심사의 전문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 집단을 확충할 계획이다. 오는 3월부터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을 지원해 혁신기업의 성장자금 조달을 돕고, 코스닥 기업 분석 보고서 확대와 비상장기업 인큐베이팅 기능도 강화한다. 코스닥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본부 조직과 인력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제고하고 별도 경영평가 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정 이사장은 “코스닥에는 기회를 오래 줬음에도 수익모델을 만들지 못한 기업들이 여전히 많다"며 “이런 기업 정리가 이뤄져야 시장의 저평가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거래소는 자본시장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거래시간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오는 6월을 목표로 주식시장에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도입해 출퇴근 시간대 거래를 활성화하고, 단계적으로 24시간 거래체계 도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정 이사장은 거래시간 확대 배경과 관련해 “미국 야간 거래에서 해외 투자자 비중이 80%에 달하고, 그중 절반이 한국 투자자"라며 “전체 야간 거래의 40%가 한국 투자자인 만큼 거래소 간 글로벌 경쟁이 이미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전산 부담 논란에 대해서는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부담은 인지하고 있지만, 6월 말 12시간 거래 전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필요한 지원은 거래소가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파생상품시장 24시간 거래 확대와 함께 주식시장 결제주기 단축(T+2→T+1)도 중장기 과제로 추진한다. 영문 공시 의무 조기 시행과 배당 절차 개선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거래소 업무 전반에 AI 도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수요자 중심의 데이터·지수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해외에서만 거래되던 개별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가속화하고, 위클리 옵션과 배출권 선물 등 신상품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파생상품시장 개장 30주년을 맞아 파생상품 투자 저변을 확대하고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를 통해 부산 금융중심지 위상 강화에도 나선다. 정 이사장은 “우리 자본시장은 대도약을 위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한 자본시장의 선진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JB금융지주, 올해 총주주환원율 ‘50%’로 상향…순익 목표 7500억

JB금융그룹이 올해 총주주환원율 목표치를 50%로 제시했다. 기존 45%에서 5%포인트(p)를 높인 것이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5일 진행한 지난해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IR)에서 이같이 밝혔다. JB금융이 2024년 제시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올해 총주주환원율 목표치는 45%다. 하지만 지난해 총주주환원율 45%를 조기 달성하며 추가 상향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날 이사회는 보통주 1주당 660원의 결산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실시한 분기배당 480원을 감안한 배당성향은 30% 수준이다. 지난해 결의한 자사주 매입 1200억원 중 매입 완료한 1063억원을 포함하면 총 주주환원율은 45%에 도달한다. 김 회장은 “이사회에서 현금 배당 비중을 높인 것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제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위한 최소 금액을 현금 배당으로 하고, 나머지 금액은 자사주 매입 소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4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하반기에는 이보다 더 많은 700억원 수준까지 높일 예정이다.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자사주 소각 규모를 더 확대하며 총주주환원율 50%를 맞추기 위한 자사주 매입을 연중 지속할 방침이다. 올해 그룹의 당기순이익 목표는 7500억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대비 5.6% 증가한 규모다. JB금융은 지난해 전년 대비 4.9% 증가한 710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세웠다. 김 회장은 “지난해 실적은 외형적으로는 상당히 무난했지만, 한편으로는 은행 자회사들의 이자 수익 기반이 약화되고 자회사별 실적 편차도 발생하는 등 여러 과제를 남겼다"며 “리바운드를 반드시 해야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순이자마진(NIM)이 높은 쪽의 상품 비중을 늘리고, NIM이 낮은 상품 비중을 줄이면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자본 효율성이 낮은 사업은 과감하게 조정하거나 축소하고 있다"며 “핀테크 플랫폼, 인터넷전문은행 등과 협업, 국내 거주 외국인 진출 등 그동안 추진해 온 다양한 사업을 재정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LNG 특수·환경규제 강화에 K-조선 “친환경선박이 효자”

인공지능(AI)산업 급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의 생산·수출 물량이 대폭 늘어나는 호재를 맞은 해운업계에 올해부터 고강도 친환경 규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잘 만든 친환경선박' 한 척이 노후선박 여러 척에서 발생하는 규제 비용을 상쇄하고, 급증하는 LNG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권거래제(EU ETS)와 '퓨얼 EU 마리타임' 등 다층적인 환경 규제가 최고 수위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난 1월 6일 성남시 판교 글로벌R&D센터(GRC)에서 세계 최대 가스운반선사와 회동을 갖는 등 K-조선 3사가 연초부터 친환경선박 수주에 주력하는 배경이다. ◇ 올해부터 배출권 100% 구매해야…메탄·아산화질소도 '비용'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발표한 '해운 분야 EU ETS 적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올해는 해운사들의 규제 비용 부담이 정점에 달하는 시기다. 제도는 탄소배출권거래제는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돼 왔고, 배출량에 대해 배출권을 의무적으로 구매해 제출해야 하는 비율은 2024년 40%, 2025년 70%를 거쳐 올해 100%로 확대된다. 이는 유럽 해역을 오가는 선박은 배출하는 모든 온실가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규제 대상 온실가스의 범위도 대폭 넓어진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2024년과 2025년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만 ETS 적용 대상이었으나, 올해부터는 메탄과 아산화질소가 배출권 제출 범위에 포함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에 연료의 온실가스 집약도를 강제로 낮춰야 하는 '퓨얼 EU 마리타임' 규제도 지난해부터 시행돼 감축 목표가 단계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보다 한발 앞선 유럽발 '규제 장벽'이 현실화된 것이다. 요컨대 감축 기준이 5%일 때 한 척의 최신형 친환경 선박이 20%의 탄소 배출을 저감할 경우 여유분으로 4척의 노후 선박에서 발생하는 탄소세 부담을 상쇄할 수 있어 LNG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은 '효자 선박' 확보는 선사의 생존과 직결된다. ◇ IEA “올해 LNG 공급 7% 급증"…미국발 훈풍 분다 역설적이게도 해운선박 규제 강화와 함께 LNG 운반선 시장의 일감도 쏟아질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1분기 가스시장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LNG 공급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2026년 글로벌 LNG 공급량은 2019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인 7%(약 400억㎥)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공급 증가분의 85%가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중미 지역에서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미국발 물량 증대가 확실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산 LNG 프로젝트의 경우, 안보 및 기술 보안상의 이유로 중국 조선소에 발주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장거리 운송을 위해 고효율 선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 넘어야 할 산 '메탄슬립'…기술 초격차가 관건 하지만, LNG 운반선이 진정한 대안이 되기 위해선 '메탄 슬립(Methane Slip)'이 선결돼야 한다. 메탄 슬립은 LNG 연료가 엔진에서 완전히 연소되지 않고 일부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현상으로, 이산화탄소보다 온실가스 효과가 약 28배나 강력하다. 올해부터 EU ETS에 메탄이 포함됨에 따라 소량의 메탄 슬립만으로도 막대한 규제 비용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들은 이같은 메탄 슬립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차세대 엔진 기술과 화물창 관리 시스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CJ프레시웨이, ‘마켓보로’에 403억 추가 베팅…경영권 인수

CJ프레시웨이가 식자재 오픈마켓 플랫폼 운영사인 푸드테크 기업 마켓보로 경영권을 인수한다. CJ프레시웨이는 5일 이사회를 열고 마켓보로의 지분 27.5%를 403억738만6640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일자는 오는 3월 9일이다. 이로써 CJ프레시웨이는 마켓보로 지분 55%를 확보했다. 마켓보로는 지난 2016년 설립된 푸드테크 기업으로, 지난 2022년부터 식자재 오픈마켓 1위 플랫폼 '식봄'을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디지털화가 더뎠던 기업 간 거래(B2B) 식자재 플랫폼 시장에서 마켓보로가 혁신을 일으켰다고 평가한다. 마켓보로의 2024년 매출액은 261억원이다. CJ프레시웨이는 마켓보로 경영권 인수를 토대로 식자재 유통 부문에서의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연매출 3조4811억원 중 54.4%에 해당하는 1조5621억원을 유통사업(외식 식자재·식품원료)에서 냈다. 특히 온라인 유통 사업은 연매출 규모가 55% 증가하는 등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CJ프레시웨이는 식자재 주문 플랫폼 '프레시엔(Fresh&)'을 운영 중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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