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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시평] 주가 5000시대, 빚투와 위험의 외주화

11월 6일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가 무너져 노동자 9명을 덮쳤는데, 사고 직후 2명은 구조되었으나 나머지 7명은 모두 사망한 애통한 사건이 있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반복되는 유사한 재난사고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의 강도 높은 질책이 이어졌으나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안전관리 소홀과 위기 불감증 치유엔 역부족인가 싶다. 대규모 공사를 발주하는 원청업체가 관련 위험을 하청업체로 떠넘기는 '위험의 외주화'가 사고발생의 핵심 원인으로 지적된다. 위험의 외주화 문제는 금융권에도 빈번한데, 비근한 예가 은행과 증권사의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판매다. 금융사는 국내외에서 고위험 상품을 도입하여 고객에게 판매하고 수수료를 취하는데, 손실 위험은 오롯이 고객의 부담이다. 따라서 많이 팔수록 판매사는 수입이 증가하지만 고객은 위험이 커진다. 위험의 외주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DLF, 사모펀드, 홍콩ELS 사태 및 벨기에펀드 판매 등을 거치면서 대규모 불완전판매가 고객의 위험을 확대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빚투(대출받아 주식투자)에서도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발생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주가 5000시대' 대선 공약을 배경으로 APEC의 성공적 개최와 한미 관세협상 타결 등이 이어지면서 최근 코스피가 일시적으로 4200을 넘었다. 그러나 AI 산업의 미래에 대한 논란, 향후 10년간 연 200억달러 대미투자 부담 및 원달러 환율 불안정 등으로 다시 하락하여 3800~4000 구간에서 오르내린다. 주가 움직임은 대체로 세 가지 요인이 중요하다. 첫째는 기업의 가치 창출이다. 기업이 신성장산업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수출이 활성화되고 내수경기가 살아나 매출과 이익이 늘면 주가가 상승한다. ESG 혁신이나 국내 소비 활성화도 주가상승에 기여할 것이다. 둘째는 창출한 가치를 보다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것이다. 그간 거론되었던 금투세, 주주환원, 주가조작 척결 등 자본시장 관련 제도와 정책의 개선이 해당된다. 셋째는 단기적으로 빚투와 해외 투자를 포함하여 유동성의 불쏘시개 역할이다. 다만 유동성은 거품과 같아서 주가상승을 이끌지만 변동성을 함께 키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빚투는 주가상승을 이끄는데 기여하지만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주가하락시 손실위험을 증폭시킨다. 주가 하락시 재무적 손실이 오롯이 투자자 몫인 상황에서, 빚투 투자자의 손실이 증폭되는 것이다. '위험의 외주화'가 일어나는 셈이다. 요즘 첨단전략산업의 국가 경쟁력, 대미투자 부담, 기후위기 대응 등 한국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주가 5000시대를 향한 정부의 약속,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와 믿음이 코스피를 유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대와 믿음은 불안정성이 크고, 특히 빚투는 원리금 상환 부담을 오래 견디기 어렵다. 결국 앞서 첫째와 둘째 요인으로 언급한 실질가치의 개선이 절실하고 시급하다. 설혹 주가지수가 급등하여 5000을 넘어선다 해도 실질가치 상승으로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런(run)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4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한 후 금융위원회 권대영 부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빚투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며 “적정 수준의 포트폴리오 관리와 감내 가능한 수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빚투를 유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정부가 코스피 5000을 밀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여 신용거래 잔고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주식 투자 자금을 부채로 조달하면 레버리지 효과로 위험이 증폭된다. 따라서 지급여력이 제한적인 개인 투자자들에게 빚투는 권유할 사항이 못된다. 아무리 자본시장 육성이 절실하고 주가지수 5000 달성이 중요할지라도 빚투를 주가상승 소재로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에도 수일 후인 지난달 12일 이번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최근 신용대출 증가(는) ... 전체적인 가계부채 증가를 견인한다든지, 건전성에 위협을 주는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빚투 지지 발언을 되풀이 했다. 요즘 빚투를 접하면서 과거 박근혜 정부 때 '빚내서 집사라' 정책이 생각난다. 이번 정책의 배경에 한국경제가 부동산 쏠림을 탈피해 금융자산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가 읽히지만, 자칫 빚투가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윤석헌

정명근 화성시장, “동탄숲 생태터널 긴급안전 선조치 시행...시민 안전에 최선”

화성=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화성특례시는 30일 목동 동탄숲 생태터널 중앙벽체에서 구조물 균열이 발견돼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해 긴급 안전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동탄숲 생태터널은 제1종 시설물로 2023년에 LH로부터 인수인계돼 터널로 시는 올 하반기 정밀안전점검 용역 수행 중 중앙벽체 균열 징후를 발견했다. 이에따라 시는 지난 29일과 이날 양일간 재난안전대책 상황판단회의 및 실무자 대책회의를 열어 동탄출장소장을 반장으로 3개반(행정지원반, 현장대응반, 유관기관협업반)인 '동탄숲 생태터널 안전대책반'도 구성했다. 안전대책반에는 동탄경찰서, 화성소방서, LH 및 시공사도 참여한다. 향후 시는 동탄숲 생태터널 및 산책로 인근에 현장 대응 인력 배치 및 대시민 안내 및 홍보, 임시 안전조치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위한 계측설비를 추가 설치 및 상시 확인 등 대응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또한 시는 정밀안전진단 용역도 착수해 구조적 안정성 평가와 보수·보강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화성특례시와 경찰, 소방, LH 등 유관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위험요인을 신속히 조치하겠다"며 “시민 여러분들의 양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명근 시장은 그려면서 “이번 기회에 동탄권 일원 유사 구조물에 대한 안전점검도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화성시자원봉사센터 주관 '2025년 자원봉사자의 날 기념식'가 지난 29일 시청 대강당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날 기념식은 한 해 동안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해 온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그 공로를 기리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자원봉사자와 시민, 유관기관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해 나눔의 정신을 되새겼다. 행사는 '캄 뮤직 앙상블 봉사단'과 '지구를지키는어린이봉사단'의 식전 공연으로 따뜻한 분위기 속에 시작됐으며 이어 화성시자원봉사센터가 내년 주요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자원봉사 정책 방향과 중점 추진 과제를 공유했다. 또한 올해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과 연대를 실천해 온 자원봉사자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한 유공자 표창도 진행됐다. 유공자 표창은 시장상 31명, 시의회의장상 3명, 국회의원상 12명 등 69명에게 수여됐다. 기념식은 참석한 자원봉사자들이 서로의 활동을 공유하고 격려하는 교류의 시간으로 마무리됐으며 지역 곳곳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재난·재해 현장과 일상 속에서 나눔을 실천해 주신 26만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사람이 사람을 돕는 이 선한 영향력이 앞으로도 화성특례시 곳곳에 퍼져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쿠팡 박대준 대표 “고객정보 유출, 국민께 사과…추가 피해 예방 최선”

3000만명이 넘는 고객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의 박대준 대표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30일 오후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올해 6월 24일 시작된 쿠팡의 최근 사고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과 걱정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공지드린 바와 같이 올해 6월부터 최근까지 고객 정보에 대한 무단 접근이 발생했다"며 “무단 접근된 고객정보는 이름, 고객 이메일, 전화번호, 배송지 주소, 그리고 특정 주문 정보로 제한되었고 결제 정보, 신용카드 정보, 고객 로그인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모든 고객 정보를 보호하는 것은 쿠팡의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라며 “쿠팡은 이 의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종합적인 데이터 보호 및 보안 조치와 프로세스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대준 대표는 “쿠팡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 경찰청 등 민관합동조사단과 긴밀히 협력하여 추가적인 피해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향후 이러한 사건으로부터 고객 데이터를 더욱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현재 기존 데이터 보안 장치와 시스템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도 쿠팡은 고객 정보의 안전과 보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쿠팡은 지난 29일 안내글을 통해 고객 계정 약 3370만개가 무단으로 노출된 것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당초 쿠팡은 지난 18일 약 4500개 계정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된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경찰청과 한국인터넷진흥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으나, 후속조사 결과 당초 인지했던 것보다 약 7500배나 많은 고객계정 약 3370만개가 무단 노출된 것으로 확인돼 소비자 등 사회 전체에 충격을 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30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로 긴급 관계부처 회의를 개최했으며 같은 날 과기정통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사고 원인 분석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박대준 대표는 배 장관 주재 관계부처 회의에 참석해 사고 현황을 공유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5일 쿠팡 측으로부터 이번 사태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번 고객 정보 유출이 해킹이 아닌 전직 쿠팡 직원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해당 직원은 중국 국적으로 지금은 퇴사해 이미 출국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원화 스테이블코인 ‘패권’ 잡는 네이버페이…입법 지연이 최대 변수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결합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인 발행부터 유통, 사용처, 결제 기능까지 한꺼번에 확보한 초대형 핀테크 기업이 등장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관련 법안 마련이 지연되면서 업계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기가 늦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를 인수하며 기업가치 20조원의 거대 핀테크 기업이 탄생한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내년 6월까지 두나무 지분을 취득해 100%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며, 두나무는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된다. 금융권에서는 특히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만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 주목하고 있다. 두나무는 국내 최고의 블록체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결제가 불가능하고, 네이버파이낸셜은 연간 결제액이 80조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 간편결제(네이버페이) 사업자임에도 디지털 자산 발행 경험이 없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결합으로 코인 발행과 유통, 거래, 결제가 모두 가능해지고 쇼핑, 스토어, 웹툰 등 네이버의 콘텐츠 사용처까지 확보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전주기 구조가 완성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두나무는 지난 9월 웹 3.0 기반의 자체 블록체인 '기와체인'과 블록체인 지갑인 '기와지갑'을 공개했으며,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결합으로 본격적인 실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 같은 변화는 기존 금융사에게도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블록체인 지갑에 보관한 뒤 네이버페이로 바로 결제하는 구조가 마련되면, 은행의 예금 기반 송금·결제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 또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용률이 높아질수록 카드사와 간편결제 등 결제 인프라 사업자들의 입지도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한 핵심 전제인 법적 기반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월 중 디지털자산법 2단계를 내놓고 정부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법안의 세부 내용을 두고 유관기관 간 이견을 보이며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으로 두고, 발행사에 대한 공동검사권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업계는 발행 주체를 제한할 경우 혁신이 저해될 수 있다고 반대하고, 금융당국은 한은의 감독 권한 요구에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에서는 디지털자산법 2단계 마련이 올해를 넘길 것이란 예상이 많다"며 “법안이 발의된다고 해도 이후 유예 기간, 시행령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 적용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는 오는 12월 1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법안 발의를 위한 막판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지난 27일 진행한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활용 계획에 대해 “규제 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정책 방향에 맞춰 준비할 예정"이라며 “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과 힘을 합친다면 기술적인 부분 등에서 발 빠르게 글로벌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인사]◇기상청 △ 예보국장 함동주 △ 기후과학국장 유상진 △ 기상서비스진흥국장 인희진 △ 광주지방기상청장 정현숙 △ 운영지원과장 홍기만 △ 대구지방기상청장 김회철 △ 대변인 민현주 △ 예보국 총괄예보관 임윤진 △ 예보국 총괄예보관 변건영 △ 예보국 재해기상대응팀장 박지훈 △ 수도권기상청 예보과장 임장호 △ 제주지방기상청 예보과장 윤기한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내년 경제성장률 2% 근처”...반등해도 안심 못 하는 이유

주요 기관들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최저 1.8~2.1%로 제시했다. 올해 성장률(0.8~1.0%)보다 큰 폭으로 상향된 수치다. 전문가들은 수출의 경우 미국 관세 영향으로 둔화되겠지만, 건설투자가 기저효과로 소폭 반등하고, 내수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최대 2%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 성장률 상승 대부분이 기저효과이고 글로벌 통상 환경, 반도체 경기 등 변수가 만만치 않아 우리 경제를 둘러싼 긴장감은 계속될 전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선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1.0%로, 내년 성장률은 1.8%로 제시했다. 2027년 성장률은 1.9%로 제시됐다.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1.6%)보다 0.2%포인트(p)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건설경기의 더딘 회복에도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이후 불확실성 완화된 점을 반영했다. 반도체 관세 부과 시점 전제 이연, 정부의 확장재정, 미중 무역갈등 완화 등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한 배경으로 꼽힌다. 국책연구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우리 경제가 1.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하와 재정확대 정책의 영향으로 소비가 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설비투자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KDI는 “건설경기는 감소세에서 벗어나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은 미국과 중국 간 통상 여건 불확실성 속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경기는 올해 -9.1% 감소에서 내년 2.2% 증가로 전환되고, 민간소비는 시장금리 하락세, 확장적 재정정책 등을 고려해 올해 1.3%에서 내년 1.6%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우리나라 연간 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미국발 무역 갈등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은 전년도(올해)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국들의 경기 부양 기조,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일부 완화,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세 등은 우리나라 수출에 긍정적이나, 글로벌 경기 부진 및 교역 둔화 등으로 올해보다는 주춤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소비의 견조한 증가세,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 등으로 내수가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은 내년 우리나라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3%로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덕분에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하고 있고, 국내 자산 가격이 오르는 데다 민간 소비가 활성화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문제는 주요 기관들의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상당 부분이 올해 성장률이 낮았던 기저효과라는 것이다. 이는 우리 경기가 완연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안도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미다. 게다가 내년 세계 경제는 교역 위축, 공급망 왜곡 심화 등으로 성장 정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우리 경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성장률을 3.2%로, 내년엔 3.1%로 전망하며 2022년 이후 5년 연속 성장률 하락을 예상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내년 경기 회복 속도 등을 고려해 확장적 정책기조를 점차 정상화하는 한편, 저출생, 고령화 등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조세·재정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DI는 “한-미 무역협정 진전, 미-중 무역 긴장 완화에도 여전히 주요 수출품목에 적용하는 관세율과 적용 시기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있다"며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2%)를 다소 상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첨단소재 CEO’ 맞은 LG화학, 전지·반도체로 파고 넘는다

LG화학이 7년만에 수장을 교체하며 신성장 동력 중심의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낸다. 3대 신성장 동력에 석유화학 제품 고부가화를 더해 경쟁력 복원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기자동차의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에 따른 전지 소재 사업 부진과 에틸렌 생산량 감축 등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을 견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가치가 큰 LG에너지솔루션 지분 일부를 활용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방안도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30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27일 김동춘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김 사장은 1996년 LG화학에 입사한 김 사장은 반도체소재사업담당, 전자소재사업부장, 첨단소재사업본부장 등 첨단소재 분야의 주요 직책을 맡아왔다. 7년 동안 LG화학을 이끌어온 신학철 부회장은 세대 교체를 위해 물러났다. LG화학은 김 사장이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미래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LG화학 측은 “김 사장은 △첨단소재 사업 고수익화 △미래 성장동력 발굴 △글로벌 고객 확대 등에서 성과를 창출하며 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며 “LG화학과 ㈜LG에서 경영전략과 신사업개발을 담당하며 전략 수립 및 실행 경험을 쌓아 글로벌 사업 감각과 전략적 통찰력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마주한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LG화학 매출의 절반가량을 내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영업이익 창출 성과를 잘 내는 가운데, 석유화학·첨단소재·생명과학 등 나머지 절반도 수익성을 개선해 종합 과학 기업으로 성장해야 하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분기 기준 전체 매출 가운데 51%인 5조7000억원을 냈고, 영업이익은 6010억원으로 88%를 차지했다. 반면, LG화학 석유화학사업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4조4610억원과 29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첨단소재사업은 매출 8380억원과 영업이익 70억원을 기록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났다. 생명과학은 3750억원의 매출과 101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매출 증대가 좀더 필요하다. 이에 석유화학과 첨단소재 사업에서 체질개선과 버티기를 동시에 해나가는 과제를 안게 됐다. 석유화학은 당장 연말까지 에틸렌 생산량 감축을 포함한 사업 재편안을 내놔야 한다. 현재 LG화학은 전남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에서 연간 에틸렌을 208만톤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두고 GS칼텍스와 재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간 자체적으로 해온 재구조화에 더해, 정유사와 손을 잡고 수직 계열화 시너지를 내는 식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첨단소재는 전기차 캐즘을 돌파해야 한다. 신성장 동력의 핵심인 양극재 사업은 수익성 극대화 시점까지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GM, 도요타 북미법인 등과 대규모로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지만, 시장 상황 때문에 공급 속도 조절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 중이다. 미국 전기차 수요를 촉진해온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는 등 전기차 시장 수요가 주춤할 요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올해 말까지 미국 미시간주 공장을 마지막으로 대규모 캐펙스 투자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양극재 사업의 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LG화학은 김 CEO 선임 직후 기존의 3대 성장 동력을 4대로 개편하는 내용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이행현황'을 28일 공시하기도 했다. 내용에는 △지속 가능한 소재 △전지 소재 △신약 개발 등으로 제시했던 3대 성장 동력에 석유화학 사업의 고부가 전환이 추가됐다. 이들 분야에서 나오는 매출을 2024년 전체 매출의 2%인 5조8000억원 대비 오는 2030년까지 3배 이상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전지, 반도체, 의료용 같은 첨단 산업에 적용할 고기능성 플라스틱(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ABS)과 고기능성 합성고무(용액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SBR), 이소프로필 알코올(IPA) 소재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첨단 소재는 생산설비 증설 투자가 거의 마무리된 양극재 같은 전지 소재를 넘어 반도체·전장 같은 전자 분야로 확장한다. 신약은 항암 분야에 집중한다. LG그룹이 속도를 내온 주주가치 제고를 LG화학이 어떻게 해나갈지도 숙제다. LG화학은 최근 국민연금으로부터 비공개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한 저평가 우려도 불식시켜야 한다. LG화학은 28일 주주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보유 지분율을 70% 수준으로 낮추는 범위에서 지분을 자산 유동화 등에 쓰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금리 동결이 갈랐다”...은행·보험은 숨통, 카드사 울상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4연속 동결을 통해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 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금융권 내 업권별로 상이한 영향이 예상된다. 은행과 보험업권은 변동성 축소로 한 숨 돌리게 된 반면 카드사는 조달금리 부담이 여전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건전성 관리 수준이나 수익성 예상에도 미묘한 차별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했다. 기준금리는 지난 5월 2.5%로 낮아진 이후 7·8·10월에 이어 이번 결정까지 4연속 동결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기회의가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통방)인 만큼 기준금리는 다음 통방인 내년 1월까지 유지하게 된다. 우선 은행권은 기준금리 동결이 단기적으로 예대마진 방어에 유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리인하 사이클에서 예대금리차 축소를 우려했던 만큼 숨 고르기 구간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다만 고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가계와 기업 모두 이자부담이 누적되고, 이는 추후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손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열려 있다. 보험사들도 부채 관리에 있어 일단 부담을 덜어낸 입장이다. 보험 업권에선 장기금리 레벨이 일정 수준 이상에서 유지될수록 채권 운용수익과 신계약 마진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투자운용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일 때 보험사들의 손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금리 인하기에는 보험 부채를 시가 평가함에 따라 할인율이 낮아지면서 부채가 불어나게 되는 구조다. 과거 판매한 고금리 저축성 보험 등에서 역마진이 날 리스크도 높아지게 된다. 다만 보험사들 역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환경상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점이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소비자 관점에서 볼 때 보험 해지나 중도 인출이 늘어날 수 있고, 보장성 판매는 부진해지며 상대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보험사는 실물시장 둔화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조달금리 하락 효과를 기대했지만 이번 동결로 기대가 지연됐다. 기준금리 동결이 거듭되면서 이자 부담도 지속될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수신 기능이 없어 자금의 60% 이상을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을 발행해 조달한다. 시장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지면 여전채 금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되고, 조달비용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특히 최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자 여전채 금리는 더 치솟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3.391%다. 이달 초(3일 기준) 3.021%였다가 이달 내내 오름세를 보였다. 업황상으론 경기 불황 지속에 따라 매출이 악화 중이고,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 수익성이 나빠진 상황에서 최후 방어 수단인 금융비용까지 오르는 것이다. 실제로 실적이 꾸준히 줄어드는 가운데, 이자 비용은 늘어난 형국이다. 저축은행도 이번 동결에 따라 조달비용 부담이 완화되지 못한 채 영업을 이어갈 전망이다. 예금 및 적금 등 수신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저축은행은 금리 인하 국면에서 조달비용이 빠르게 내려가며 수익성과 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 반대로 고금리 환경에서는 중·저신용자 중심 여신의 연체율이 올라가면서 건전성 관리에 쓰이는 에너지가 커질 수 있다. 관계자는 “아직은 업계가 크게 수익을 내기보다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저신용자의 연체율이 높아지면 부실 확대가 커질 수 있어 우려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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