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강문화산업대학교 청강뮤지엄은 대학 초대 이사장인 현재(玄哉) 정희경 선생(1932~2024)의 1주기를 기념하여 회고전 '구름처럼, 들꽃처럼 - The Colours of Life'를 2026년 2월 27일까지 대학 만화도서관 다목적실에서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전시는 선생의 생애사의 스토리를 연대기 그래픽 월로 형상화하였고 교육자, 정치인, 신앙/사회인, 가정에서의 아내이자 어머니로서의 다면적인 삶의 실천적 면모를 입체적으로 시각화하고 전언과 메시지를 컬러박스 입체 조형물과 만화경 모션그래픽 영상에 담고자 했다. '손'이라는 주제로 평소 근면, 검소하고 손에 일을 놓지 않았던 모습과 소품들, 생전 사용했던 책상과 의자, 책장에서 저서들과 자료들을 오브제로 만나볼 수 있는 섹션을 마련하였다. 또한 작가의 작품을 통해 새롭게 해석되고 다양한 장르와 방식으로 표현되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에서 작품을 통해 선생과의 흥미로운 만남의 경험을 선사한다. 현재 정희경 선생은 1932년 함경남도 북청에서 출생하여 이화여고를 거쳐 한국전쟁 시기 피난지 부산의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 입학하여 기독학생운동에 참여하며 기독교적 개혁사상과 신앙을 받아들였다. 졸업 후 1955년 미국 국무부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캔자스 주립대학교에서 교육심리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귀국해 이화여대, 숙명여대, 서울대에서 교편을 잡고 당시 국내 교육학에선 신생분야인 학생 심리 상담과 카운슬러 양성에 힘을 쓰며 한국 최초의 아동상담소 개설, 성균관대 최연소 학생처장, 서울시 교육위원으로 활동했다. 또한 선생은 남성중심의 권위주의 시대에 진취적인 새 시대 여성상 정립과 교육 방향을 제시하며 당시 학계를 넘어 언론, 사회에 주목받으며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1971년 남북 적십자 회담에 유일한 여성 대표로 참여 인도적 교류의 물꼬를 트는데 이바지 했다.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전국구 여성 몫으로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공식 정치 무대에 나섰다. 국회의원 임기 중 학교 교육의 바탕이 되는 취학 전 유아교육의 기초를 세우는 유아교육법 입법에 큰 노력을 기울이는 등 정치를 통한 교육의 발전을 끊임없이 모색했다. 이후 정계를 떠나 다시 본업인 교육자로 복귀하여 중등교육에 헌신하며 폐쇠적인 교육행정과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한 민주적이고 혁신적 학교경영으로 새로운 교육문화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선생은 신앙을 단지 종교적 위안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사랑과 정의의 힘으로 여기며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실천하고자 하였다. 한국지역사회학교후원회 창설, 대한 YWCA 연합회에서 실행위원, 후원회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실천하는 여성 신앙인'의 롤모델이 되었다. 또한 복지법인 밥퍼, 다일공동체후원회 회장, 한민족어린이돕기 네트워크 상임대표 등을 역임하며 섬김과 나눔을 몸소 실천하는데 앞장섰다. 1993년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초대 이사장으로 부임하여 남편인 설립자 고 이연호 선생(남양알로에 창업자)과 함께 문화산업 인재를 키우는 새로운 교육기관 설립에 착수했고, 그 결과 1996년 청강문화산업대학을 개교했다.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문화산업'을 대학명칭에 사용하며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패션, 공연 학과를 개설하며 국내 최초의 문화콘텐츠 특성화 대학으로 주목받았다. 산업 현장과 밀접한 커리큘럼, 프로젝트 기반 수업 등은 후속 전문대 설립의 모델이 되었다. 국내 대학 최초의 만화도서관, 만화역사박물관 개관, 모션캡쳐 스튜디오, 학교기업 CCRC(청강창조센터) 개설 등 창작 인프라와 국내외 우수교원의 영입, 프로젝트 중심 모듈화 교육과정 개발 및 스쿨제를 통한 혁신을 이뤄내며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창의적 인재양성으로 최근 콘텐츠 분야에 국내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성장했다. 상훈으로는 국민훈장 모란장, 제8회 비추미여성대상, YWCA 창립 90주년 전국회원대회 대상을 수상했다. 더 자세한 정보와 업적은 현재 정희경 선생 아카이브를 통해 만날 수 있다. 현재 정희경 선생은 잠시 정치에 몸을 담았지만 평생을 교육자로서 학교현장에서 '좋은 학교'라는 사람을 키워내는 교육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목표와 교육철학을 이루기 위해 헌신하였으며 신앙인으로 공동체에 섬김과 나눔의 사랑의 가치를 실현한 실천가로서 면모를 보였다. 청강뮤지엄 관계자는 “1주기를 맞아 마련한 회고전을 통해 선생의 역경을 이겨낸 실천적 삶과 교육철학, 대학설립의 가치를 이해하고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보며 청강의 아름다운 캠퍼스에 위치한 만화도서관에서 정희경 선생과의 뜻깊은 만남을 가져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