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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대형원전 2기·기장 SMR 1기 부지 최종 선정

정부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에 따라 대형원전 후보부지로 경북 영덕군이, 소형모듈원전(SMR) 후보부지로 부산 기장군이 최종 선정됐다.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17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대형원전 2기와 SMR 1기 건설을 위한 후보부지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 결과 대형원전 부문에서는 경북 영덕군이 91.01점을 받아 울산 울주군(82.63점)을 제치고 1순위 후보지로 선정됐다. SMR 부문에서는 부산 기장군이 87.11점을 획득해 경북 경주시(84.56점)를 앞섰다. 평가위원회는 정책·인문, 환경, 원자력, 지질·지진 등 분야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됐으며, 부지·환경 기초조사와 현장실사, 주민 여론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최종 후보지를 결정했다. 영덕군은 주민 여론조사와 부지 적정성, 환경성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기장군은 주민수용성과 부지 적정성 부문에서 우수한 점수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올해 3월 마감된 유치 공모에는 대형원전 부문에 울산 울주군과 경북 영덕군이, SMR 부문에 경북 경주시와 부산 기장군이 각각 신청했다. 평가위원회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은 국가 경쟁력 확보와 미래세대를 위한 필수 과제"라며 “산업 생태계를 뒷받침할 기저전원 확보와 지역 상생을 고려해 최적의 입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선정된 후보부지는 향후 정부의 후속 절차와 인허가 과정을 거쳐 최종 원전 건설 부지로 확정될 예정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중동전 끝나자…석화업계, 고도화·구조개편 ‘신발끈 다시 맨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교환을 앞두고 있지만 석유화학 기업들이 전쟁 전 불황으로 돌아갈까 내심 걱정하고 있다. 생산설비 감축과 고부가가치 소재 비중 확대 등 석화 산업구조 개편을 전쟁 기간만큼이라도 미룰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쟁 전으로 돌아가면 범용 소재 중심으로 공급 과잉과 스프레드(판매 가격과 원가 간 차이) 축소가 나타나 석화사들의 영업실적에 부담 요인이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구조적 악재를 피하기 위해 석화업계의 사업 구조 고부가화 전략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과 석화업계에 따르면, 세계 시장에서 나프타 가격은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 16일 싱가포르 석유시장(MOPS)에서 나프타 가격은 배럴당 70.24달러로 전쟁 직전인 2월의 평균 가격 65.70달러에 접근했다. 2월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3월 중순부터 100달러선을 넘기고 한때 140달러선에 가까워질 정도로 높은 가격을 유지했지만, 지난달 22일 100달러선 아래로 내려온 이후 전날까지 하락세가 유지됐다. 최근 양국이 종전 합의에 이르고 19일 MOU 문서를 주고받기로 하면서 원유와 석화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중동 국가들이 원유 생산 뿐만 아니라 정유 사업도 확대하면서 국내 석화사들은 중동산 나프타 가운데 국내 정유사들보다 가격이 낮은 것을 찾아 종종 구매해 왔다. 이에 국내 석화사들이 전체 나프타 가운데 약 45%를 수입산에 의존해왔고, 이 중 대부분이 중동에서 왔다. 전쟁 후에는 미국산이나 알제리산 등 비중동산 비중이 더 커졌고, 구매 가격도 더 높았을 정도로 나프타 수급 구조가 큰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석화사들은 이 같은 상황에 한숨 돌리면서도 마냥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나프타 가격 하락이 수급 안정과 공급 확대라는 신호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전쟁 기간에는 나프타 공급 차질이 석화기업들의 생산을 조금이나마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종전 분위기에서 석화기업들의 생산이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면 시장 공급 과잉이 재현될 우려가 커진다. 이란 역내 상황 안정이 중국 석화산업에 유리해지는 점도 변수다. 중국이 원유를 저렴하게 조달하는 창구 가운데는 서방의 금융 제재를 받는 국가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란도 중국의 주요 원유 수급처 중 하나다. 이번 종전협상으로 금융 제재 해제가 가시화된다면 중국의 석화산업에 반사이익이 갈 것이라는 것이다. 산업통상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에틸렌 가격은 톤당 870만달러로 전쟁 전인 1월과 2월 평균 675달러와 663.75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다만 종전 가시화로 향후 가격이 이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게다가 전쟁 중 비싸게 주고 산 나프타로 석화제품을 생산한 뒤 종전으로 낮아진 가격으로 판매하는 구조 때문에 실제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재고 효과와 래깅(원료 구입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의 차이로 나타나는 손익) 효과가 반대로 나타나는 수순도 우려된다. 지난 1분기 주요 석화사들은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원료 제조 재고가 재평가되면서 재고이익이 발생했고, 석화소재 가격이 폭등한 만큼 래깅 효과가 실적에 크게 반영됐다. 2분기까지는 전쟁에 따른 재고 효과와 래깅 효과가 이어지더라도 오는 하반기 유가와 석화제품 가격 하락에 따른 역래깅 효과가 나타나며 영업실적 적자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석화업계 한 관계자는 “나프타 수급이 회복된다는 긍정 요인이 있지만, 전쟁 이전 시황으로 돌아가 중국발(發) 석화 공급 과잉과 스프레드 축소, 판매 가격 하락 같은 부담 요인이 다시 나타나지 않을지 걱정하는 분위기"라며 “종전 후 재건 같은 수요 확대 요인이 커져 시장에서 공급 대비 수요가 얼마나 뒷받침될지가 석화사들이 하반기 체력을 확보할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석화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학계, 업계와 함께 석화산업 구조 재편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화학산업포럼을 출범하기도 했다. △공급망 안정화 △생태계 고도화 △지역 경제·고용을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논의하고, 논의 내용을 토대로 올해 10월 발표를 목표로 '화학산업 생태계 종합 지원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기자의 눈] 탈모 급여화? 건보는 성과 과시용 재원이 아니다

탈모 치료 급여화 논란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청년층에 한정해 비질환성 탈모 치료를 건강보험 급여권에 편입하자는 것으로, 늘 그래왔듯 세대 갈등과 형평성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일고 있다. 달라진건 정부의 태도다. 그간 추진설이 제기될 때마다 “확정된 바 없다"며 신중을 기해왔던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일 돌연 탈모 급여화 문제를 하반기 정책과제로 못박았다. “탈모 치료를 어떤 방식으로 건강보험에 적용하고 어느 정도 재정이 필요할지 실무적인 검토를 완료했다"는 정은경 장관의 발언에서 복지부의 추진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탈모 급여화 논의가 반드시 무산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건강보험법은 건보의 목적을 “국민의 질병과 부상에 대한 예방·진단·치료·재활과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보험 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탈모가 미용 문제를 넘어 국민, 특히 청년층의 생존문제에 민감히 작용하고, 약물을 통해 치료하는 질병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급여화 논의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시점이다. 복지부가 '혁신 생태계 조성'과 '건보 재정 절감'을 근거로 제네릭(복제약)의 약가를 대폭 인하하기로 결정한 것이 불과 세 달 전이다. 약가인하 결정 한 달 전엔 건보공단은 “올해 건보 재정이 적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도 내놓았다. 이번 탈모 급여화 추진을 두고 납득할 수 없다는 제약업계·의료계의 비판이 뒤따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건보 재정 악화를 우려하던 정부가 불과 몇 달만에 대규모 지출이 불가피한 탈모 급여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6·3 지방선거 직후 '복지부 장관 교체설'이 수면 위로 떠오른 시점에서 정 장관이 직접 나서 탈모 급여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도 추진 의도를 의심받는 대목이다. '뽑는다고요?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라는 제20대 대선 캐치프레이즈가 상징하듯 탈모 급여화는 이재명 대통령의 숙원사업이다. 정 장관과 이 대통령은 탈모가 청년의 생존문제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러한 추진 시점과 맞물려 여론은 '포퓰리즘'이라 보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정부가 탈모 급여화 추진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해선 연구 보고서 등 실무 검토 했다는 근거부터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건보는 정부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재원이 아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세종사이버대 한국어학과, 필리핀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10기 마무리

세종사이버대 한국어학과가 필리핀 현지 학습자를 대상으로 운영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고 수료생을 배출했다. 세종사이버대학교(총장 신구)는 한국어학과가 진행한 '제10기 필리핀 한국어 교실'이 교육 과정을 마치고 지난 16일 수료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그램은 2022년 봄 처음 시작된 이후 매년 두 차례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로 5년이 되었다. 한국어 교육 실습 기회 제공과 해외 한국어 보급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과정에는 세종사이버대 한국어학과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한국어 교사 17명과 필리핀 현지 학습자 3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17개 반으로 나뉘어 1대1 또는 1대2 방식으로 약 10주간 실시간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으며, 최종적으로 24명이 수료했다. 수료식은 한국과 필리핀을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료자 전원에게 수료증이 전달됐으며, 전 과정을 빠짐없이 이수한 학습자에게는 장학금도 수여됐다. 필리핀 학습자 대표인 엘리라 칼(Elira Carl) 씨는 수료식에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공부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어 교사로 참여한 졸업생 신정원 씨는 “수업 초반에는 온라인 환경에서 자료를 공유하고 내용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학습자와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그램을 지도한 이은경 교수는 “예비 한국어 교원에게는 교육 현장을 직접 경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한국어학과는 교내 동아리와 동문회, 자체 실습기관 등을 통해 학생들이 실제 교육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사이버대 한국어학과는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 중국, 네팔 등과 협력하며 해외 한국어 교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한국어교원, 다문화사회전문가, 독서논술지도사 등 관련 분야 전문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한편 세종사이버대는 오는 7월 14일까지 2026학년도 가을학기 1차 신·편입생 모집을 진행한다.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갖춘 지원자는 수능 응시 여부와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으며, 전업주부 장학, 희망인재 장학, 직장인 장학 등 다양한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박대군 기자 guny@ekn.kr

플로르키즈 김하연·노시완, 여름 감성 담은 키즈 화보 공개

플로르방송제작사가 여름 휴양지의 분위기를 담은 2026 키즈 화보를 공개했다. 17일 플로르방송제작사에 따르면 이번 화보에는 플로르키즈 소속 모델인 김하연과 노시완이 참여해 스튜디오에 조성된 해변 콘셉트 공간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스튜디오 속 작은 바캉스'를 주제로 기획된 이번 화보는 바다를 연상시키는 배경과 모래사장 세트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촬영장에는 파라솔과 비치체어, 조개, 모래놀이 소품 등이 배치돼 여름 휴양지의 분위기를 표현했다. 김하연은 아이보리 계열의 원피스를 착용하고 모래사장 세트에서 촬영에 나섰다. 조개 소품을 활용하거나 모래 위에 놓인 소품과 함께 다양한 포즈를 선보이며 차분한 분위기의 장면을 연출했다. 밝은 배경과 부드러운 색감의 의상이 조화를 이루며 여름 시즌의 이미지를 담아냈다. 노시완은 그린과 블루 계열의 트로피컬 패턴 셔츠와 밝은 색상의 쇼트 팬츠를 착용하고 비치체어를 활용한 촬영을 진행했다. 바다를 형상화한 배경과 모래사장 세트를 활용해 휴양지의 느낌을 표현했으며, 의상 색상과 배경 톤을 연결해 전체 콘셉트의 통일감을 높였다. 이번 화보는 같은 여름 콘셉트 안에서도 서로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 김하연은 모래사장과 조개 소품을 중심으로 한 정적인 구성을, 노시완은 비치체어와 해변 배경을 활용한 장면을 통해 각기 다른 이미지를 선보였다. 플로르키즈 관계자는 “이번 촬영은 여름 휴양지 콘셉트에 맞춰 배경과 소품, 의상을 구성해 진행했다"며 “김하연과 노시완 모두 각 장면의 분위기에 맞춰 안정적으로 촬영을 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소속 모델들이 방송과 광고, 화보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관련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대군 기자 guny@ekn.kr

오산대 평생교육원 박성희 강사, 소방공무원 건강관리 공로로 표창

오산대학교 평생교육원 박성희 강사가 소방공무원 건강 증진과 복지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오산소방서장 표창을 수상했다. 오산대학교(총장 황홍규)는 지난 15일 오산소방서에서 열린 행사에서 평생교육원 소속 박성희 강사가 오산소방서장 표창을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박 강사는 현재 오산소방서 재직자를 대상으로 운영 중인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셀프통증관리' 프로그램의 주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소방공무원들의 직무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건강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산대와 오산소방서는 소방공무원 맞춤형 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2024년 5월부터 '오산시 소방공무원 PTSD 예방 및 맞춤형 심신건강관리를 위한 셀프통증관리'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현장 근무 비중이 높은 소방공무원들에게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건강관리 방법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신체 건강 증진뿐 아니라 직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부담 완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산대 측은 해당 교육이 소방공무원의 건강 증진과 복지 향상에 기여하는 한편, 지역사회 안전을 책임지는 현장 인력의 건강관리 기반 마련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방실 오산대 평생교육원장은 “이번 표창은 소방공무원을 위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운영 성과와 지역사회 기여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 수요를 반영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운영해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교육기관의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대군 기자 guny@ekn.kr

포드·링컨, 한국시장서 반토막…‘재기 시험대’ 오른 에프엘오토코리아

미국 포드 본사로부터 국내 법인 운영권을 넘겨받은 에프엘오토코리아(FLAK)가 판매 회복 시험대에 올랐다. 한때 연간 1만대 이상을 판매했던 포드·링컨은 최근 판매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데다 전동화 경쟁에서도 존재감이 약해지면서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링컨의 국내 수입·판매를 담당하는 에프엘오토코리아는 법인 전환 이후에도 뚜렷한 판매 회복 신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포드코리아는 지난 1월 사명을 에프엘오토코리아로 변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새 법인의 소유권은 포드·링컨 공식 딜러사인 선인자동차가 보유한다. 사실상 미국 본사가 직접 운영하던 한국 법인을 국내 딜러사가 넘겨받은 셈이다. 선인자동차는 포드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 1995년부터 공식 딜러를 맡아온 기업이다. 극동유화그룹 계열사로 같은 그룹에는 폭스바겐·아우디 딜러사인 고진모터스와 포르쉐 딜러사인 세영모빌리티 등이 속해 있다. 포드는 브랜드와 차량 공급은 유지하지만 한국 법인 운영에서는 한발 물러났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포드가 국내 시장에 대한 직접 투자를 축소하고 딜러 중심 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간 판매 감소와 시장 영향력 축소가 이어지면서 사실상 한국 시장 철수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포드·링컨의 국내 사업 규모는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축소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포드·링컨 판매량은 2021년 1만348대를 기록하며 1만대 판매를 넘어섰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2022년 7848대로 줄어든 데 이어 2023년에는 5108대까지 감소했다. 2024년에는 6042대로 일시적인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다시 5158대로 감소하며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판매량은 사실상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포드·링컨의 1~5월 누적 판매량은 524대에 그쳤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지난해 연간 판매량에도 크게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판매 부진은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에프엘오토코리아(구 포드코리아)의 매출은 2021년 4628억원에서 2022년 4841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이후 감소세로 전환됐다. 2023년에는 3388억원으로 줄었고 2024년 2821억원, 지난해에는 2064억원까지 감소했다. 불과 4년 만에 매출 규모가 55% 이상 감소한 셈이다. 자동차 판매 회사로서는 사실상 사업 규모가 반 토막 난 셈이다. 영업이익도 판매 흐름과 궤를 같이했다. 2021년 11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2년 421억원으로 급증하며 최근 수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판매 감소가 본격화된 2023년에는 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감소한 영향이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익성 악화가 장기화되지는 않았다. 2024년에는 영업이익 26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도 9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를 유지했다. 그럼에도 과거와 비교하면 수익성과 사업 규모 모두 크게 축소된 상태다. 주목할 점은 포드 본사가 적자 누적 상태에서 한국 법인 운영권을 넘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2024년과 지난해 모두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직접 운영을 중단했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장기간 적자를 기록한 사업장을 정리하는 것과는 결이 다른 결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글로벌 자동차 시장 변화에 따른 전략적 판단으로 보고 있다. 판매 규모가 크지 않은 시장에 직접 법인을 운영하기보다 현지 딜러사 중심 체제로 전환해 비용 부담을 줄이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에프엘오토코리아 체제가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회사 측은 고객 가치 중심 경영과 차별화된 서비스 경험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서비스 네트워크 축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이 같은 우려의 배경에는 프리미어모터스와의 결별이 있다. 프리미어모터스는 한때 전시장 8곳, 서비스센터 10곳을 운영하며 선인자동차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포드·링컨 딜러사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포드와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판매·서비스 네트워크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선인자동차는 서울과 수도권, 충청권, 영남권, 호남권 등에 13개 전시장과 25개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기존 체제와 비교하면 소비자 접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 더 큰 과제는 상품 경쟁력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포드 모델은 △익스플로러 △브롱코 △레인저 △익스페디션 △머스탱 등 5종이며 링컨은 △노틸러스 △에비에이터 △네비게이터 등 3종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판매 중인 모델 대부분이 대배기량 내연기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픽업트럭에 집중돼 있어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주요 브랜드들이 전동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특히 포드는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라인업이 사실상 전무한 데다 하이브리드 모델도 링컨 노틸러스 하이브리드에 의존하고 있다. 판매 감소와 법인 운영 체제 변화에 이어 전동화 경쟁력까지 뒤처지면서 향후 시장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포드가 한국 시장을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지만 과거처럼 본사가 직접 투자하고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단계는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에프엘오토코리아 체제가 안정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판매 회복은 물론 전동화 라인업 확대와 서비스 경쟁력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M&A 인수 프리미엄 일반주주에도 돌아가야”…의무공개매수제 집중 논의[자본법안와치]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가 갈리는 그 시점에 누군가는 일반주주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M&A 제도 개선 방향' 심포지엄에서 꺼낸 말이다.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증권학회가 공동 개최한 이 자리에는 학계·법조계·업계·정책 당국이 한자리에 모여 합병가액 공정화, 자발적 상장폐지 규제, 의무공개매수제 도입 방향을 집중 논의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지난 5월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하며 인수합병(M&A) 제도 개편의 큰 그림은 윤곽을 잡았지만, 실효성 확보를 위한 후속 입법과 제도 설계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심포지엄의 핵심 쟁점은 의무공개매수제 설계 방식이었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기업 인수 시장 위축론의 실체가 없다"고 단언하며 41개국 실증 데이터를 근거로 들었다. 의무공개매수제는 인수자가 일정 지분 이상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면 잔여 주식 전부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의무화하는 제도다. 지배권 이전 시 일반주주에게도 동일한 매도 기회와 가격을 보장하는 '주주 평등 대우 원칙'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다. KB금융의 현대증권 인수·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 등에서 인수 프리미엄이 지배주주에게만 귀속됐던 문제를 바로잡는 데 목적이 있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위축론의 근거로 제시되는 '인수비용 증가' 주장에 대해 다섯 가지 반박 논거를 제시했다. 핵심은 지배권 프리미엄이 고정돼 있다는 가정 자체가 틀렸다는 것이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의무공개매수제 도입 이후 발동 지분율 이상 거래의 지배권 프리미엄은 60%에서 23%로 낮아졌지만, 그 이상의 지배권 거래 건수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줄지 않았다. 오히려 전량 인수·과반 지분 인수 비중이 늘었다. 김우찬 교수는 “MBK파트너스의 오스템임플란트 인수, VIG파트너스의 비올 인수 등 최근 사례에서 보듯 제도가 없음에도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에게 동일한 가격을 제시하는 국내 사례가 이미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도 전량 공개매수 도입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는 “의무공개매수를 하게 되면 프리미엄을 낮출 수 있고, 상장폐지를 용이하게 해주면 불확실성이 제거돼 국내 사모펀드의 인수금융에도 유리하다"며 “의무공개매수 도입과 상장폐지 절차 완화는 맞물려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목홍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상장회사를 100% 자회사로 만들려는 수요는 상당한데, 현재 제도상 95% 지분 취득 요건과 이사 충실의무 이슈가 맞물려 실무에서 사실상 막혀 있다"며 관련 절차 개선을 촉구했다. 발동 지분율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김우찬 교수는 주총 참석률이 낮은 국내 현실을 감안해 25%가 적절하다고 주장한 반면, 김목홍 태평양 변호사는 공정거래법 등에서 통용되는 지배 개념이 30%인 만큼 이와 맞추는 것이 법적 명확성 측면에서 낫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정준혁 서울대 교수는 “최대주주 변경이 발생할 때만 의무공개매수가 발동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국제 표준"이라며, 예외 사유 설계와 신속한 판단을 위한 민간 위원회 도입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가 차등 매수(lowballing) 전략 방지에 대해 김우찬 교수는 가격 산정 기준 기간을 12개월로 설정하고 영국처럼 공개매수에 발행주식의 50% 이상이 응하지 않으면 거래를 무효화하는 '인수 수락 조건'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행 합병가액 산정 제도의 구조적 결함부터 짚었다. 현행 제도는 이사회 결의 전날을 기준으로 1개월·1주일 종가의 거래량 가중평균과 전일 종가를 평균한 '기준시가'로 합병가액을 정하도록 규정한다. 계열사 간 합병에는 이 기준시가의 ±10% 범위만 허용된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최근 5년간 합병한 상장기업을 분석한 결과, 합병 발표 전 1년간 누적 시장조정수익률이 평균 -16.0%로 나타났다. 지배주주가 소수주주에게 불리한 시점을 선택해 합병을 추진할 유인이 제도에 구조적으로 내재돼 있다는 뜻이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 시도가 대표적 사례로 거론됐다. 자본시장법을 정확히 준수했음에도 매출액·영업이익·자본 등 모든 재무 지표에서 열세였던 두산로보틱스의 합병가액이 높게 산정돼 두산밥캣 주주가 자신의 주식 1주 대신 로보틱스 주식 0.63주를 받아야 하는 결과가 초래됐다. 정무위 통과 안은 계열사 간 합병에도 주식가격·자산가치·수익가치를 종합 고려한 공정가액으로 합병가액을 산정하도록 하고, 감사(위원회)가 외부평가기관을 선임하도록 했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정한 합병가액 산정에는 획일적 정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미국이나 일본 사례를 보면 동일한 평가 방식을 써도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사회가 합병의 필요성, 가격 산정 근거, 이해관계 등을 주주에게 충분히 소명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법원 선임 합병검사인 제도와 합병유지청구권 도입도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정 가치라는 건 결국 '내가 말하는 가격이 공정하다'는 주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며 평가기관의 독립성 확보와 연성규범을 통한 가이드라인 명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 김미정 과장은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페어밸류(fair value)가 무엇인지는 결국 시장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려면 정보 비대칭성 해소가 선행돼야 하고, 현재 형식적으로 흐를 위험이 있는 이사회 의견 공시도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현영 연구위원은 주식매수청구권 제도의 공백도 집중 조명했다. 전자공시 기준으로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국내 상장회사 합병의 93%가 이사회 승인만으로 처리되는 소규모합병이었다. 소규모합병에서는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가격 분쟁이 발생할 경우 지급 지연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황현영 연구위원이 대법원 주식매수가격결정 판결 사례를 분석한 결과, 주주총회일로부터 판결까지 최소 537일에서 최대 3925일이 소요됐다. 삼성물산 합병 반대주주들은 주총일로부터 2463일, 약 6년이 지난 뒤에야 대금을 받았다. 황 연구위원은 소규모합병 기준을 발행주식총수 기준에서 순자산액 기준으로 전환하고, 회사가 공정가격 상당액을 우선 지급한 뒤 법원 판결 이후 차액과 지연이자만 정산하는 '사전지급제도' 도입을 제언했다. 그는 “연 6% 법정이자를 6년 뒤에 받는 것보다, 회사가 인정한 금액을 먼저 받고 나중에 차액을 받는 것이 주주에게 훨씬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의무공개매수제 도입을 “최대한 빨리"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제도가 M&A의 순기능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균형점을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PBR 기업 목록 공표, M&A 관련 이사회 의견 공시 의무화 등을 10월 발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정이한 ‘테러 자작극 의혹’…개혁신당, 탈당 확인 후 강경 대응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6·3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 직후 정계 은퇴를 선언한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발생한 이른바 '음료수 테러 사건'과 관련해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17일 부산 금정경찰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허위사실공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정 전 후보를 입건했다. 경찰은 선거 종료 직후인 지난 4일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 캠프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했다. 정 전 후보는 지난 4월 27일 부산 금정구에서 거리 인사 도중 한 운전자가 음료를 뿌리는 과정에서 놀라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 이후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개혁신당은 당시 “후보자를 겨냥한 정치 테러"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고, 이 사건은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음료를 뿌린 30대 남성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됐지만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정 전 후보는 이후 해당 남성을 면회하고 선처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이 해당 사건의 경위를 재검토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경찰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수사를 비공개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선거 종료 이후 개혁신당 중앙당에도 수사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혁신당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당 중앙당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수사 절차에 한 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며 “당 역시 이번 사안의 피해 당사자로서 진상 규명이 당의 명예와 직결된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 전 후보는 이미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탈당한 상태다"며 “수사기관에서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될 경우 필요한 민형사상 조치를 추가로 단행할 예정이다"고 했다. 부산지역 개혁신당 출마 후보자들도 별도 입장문을 내고 정 전 후보와의 선 긋기에 나섰다. 이들은 “해당 사안은 정이한 전 후보 개인에게 제기된 의혹이다"며 “부산시장·구청장·광역의원·기초의원 후보들의 선거운동과 정치활동과는 어떠한 관련도 없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주진우(해운대갑)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설마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충격적"이라며 “정이한 후보는 숨지 말고 국민 앞에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 의원은 “보수표 분산이 결국 박형준 후보의 패배로 이어졌다"며 “그런데 테러 자작극 의혹이라니 도대체 이게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정 전 후보는 지방선거에서 2만7418표(1.56%)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선거 다음 날인 지난 4일 SNS에서 “정치인으로서의 길에 마침표를 찍겠다"며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삼전닉스 성과급 파티, 물가 흔든다”...한은이 본 연결고리

반도체 업황 호조로 정보기술(IT) 대기업의 성과급이 급증하면서 향후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특정 업종에 집중된 고액 성과급이 소비 확대와 임금 상승 압력을 유발하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임금 증가세는 IT 업종의 특별급여 확대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올해 1분기 명목임금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4%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IT 부문 성과급이 기여한 비중은 1.3%포인트에 달했다. 한은은 이를 2012~2025년 임금분포 기준으로 97% 분위 수준의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로 평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1분기 IT 업종 특별급여는 전년 대비 60.6% 증가한 반면, 나머지 업종의 특별급여 증가율은 2.1%에 그쳤다. 한은은 내년 초 IT 업종 성과급의 임금 상승 기여도가 과거 사례를 크게 웃도는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소비에서도 관련 영향이 감지되고 있다. 올해 경기지역 카드 사용액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용인·화성·성남 등의 소비 증가세가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고액 성과급을 받은 근로자들의 소비 여력이 확대되면서 지역 상권 수요를 자극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러한 현상이 서비스업 임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IT 기업 종사자들의 소비 증가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의 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해당 업종의 인건비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성과급 지급 방식에 따라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도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전 산업의 특별급여가 동일하게 늘어나는 경우보다 일부 사업체에 고액 성과급이 집중될 때 물가 상승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분석 결과 상위 1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사업체 비중이 확대되면 약 5개월 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5%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중간 수준인 상위 40~60% 사업체의 성과급 비중이 증가할 경우 물가 반응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큰 금액의 특별급여(성과급)가 일부 사업체에 집중돼 지급되는 경우 물가 상방압력이 유의하게 커진다"고 밝혔다. 또한 IT 대기업의 보상 체계가 다른 산업의 임금 협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타 업종 근로자들이 IT 기업의 임금 수준을 기준점으로 삼아 처우 개선을 요구할 경우 임금 인상 압력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경우 고유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어서 비IT 부문에서 실제 임금 인상이 광범위하게 이뤄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한은은 “최근 IT부문 성과급은 매우 이례적인 규모로 지급되기 때문에 실제 그 영향이 예상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IT 업종 특별급여 증가가 다른 산업으로 얼마나 확산되는지, 또 일회성 성과급에 그치지 않고 정액급여 인상으로 이어지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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