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신한지주를 비롯한 금융지주사들이 스타트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10여년전에는 스타트업 지원이 '포용금융'의 일환으로 추진됐지만, 최근 들어 생산적 금융이 금융권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시각도 '금융 파트너'로 격상됐다는 후문이다. 금융지주사들의 지원으로 기업 규모가 커지면, 추후 해당 기업과 기업대출, 금융주선, 기업공개(IPO) 등 장기거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기업 '센드버드'는 KB금융지주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KB스타터스'의 대표 성공사례로 꼽힌다. 센드버드는 2016년 KB금융 스타터스로 선정됐고, KB국민은행의 인공지능(AI) 챗봇 '리브똑똑'과 KB국민카드 회원 멤버십인 '리브메이트' 등 KB금융 플랫폼의 채팅 솔루션 개발에 참여하며 포트폴리오를 축적했다. 이곳은 2021년 10억5000만 달러(한화 약 1조2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한국에서 창업한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으로는 첫번째 유니콘 기업이 됐다. KB금융은 현재도 센드버드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KB스타터스는 2015년부터 운영 중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누적 438개 기업을 선발했다. 특히 올해 KB스타터스로 선정된 기업은 KB금융지주의 법무 AI 에이전트(Agent) 개발, KB국민은행 AI 기반 담보물(부동산) 이상탐지 시스템 구축, KB증권 크립토 관련 프로세스 조성 및 그룹시너지 확보 등의 사업에 협업할 기회가 주어진다. 올해 3월 국민성장펀드가 첨단전략산업기금 2500억원을 포함해 총 6400억원을 지원한 AI 반도체 팹리스(설계) 벤처기업인 리벨리온도 KB인베스트먼트의 주요 투자 성과로 꼽힌다. KB인베스트먼트는 리벨리온이 2022년 6월 9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할 당시 KDB산업은행, KB증권과 함께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리벨리온이 2020년 9월 설립돼 창업 초기였음에도 KB인베스트먼트가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고 선제적으로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신한지주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신한 퓨처스랩'을 통해 굴지의 기업을 육성했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3기), 외환 결제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5기), AI 엔터테크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9기)가 대표적인 신한퓨처스랩 출신 기업이다. 신한퓨처스랩은 2015년 출범해 작년 말 기준 누적 1503억원의 투자 집행과 351건의 협업 비즈니스를 발굴했고, 29곳의 아기유니콘을 배출했다. 올해부터는 청년 대표 및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청년 창업가 분야'를 신설해 사업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우리금융지주는 스타트업 발굴·육성 프로그램인 '디노랩'을 통해 지금까지 총 231개의 혁신 기업을 발굴했다. 약 4500억원 규모의 직간접 투자 연계도 지원했다. 금융지주사들은 생산적 금융의 일환으로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스타트업 지원이 포용금융의 일환으로 추진돼 대외적으로 관심도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면서 스타트업 투자도 금융지주사들의 주요 비즈니스로 자리 잡았다. 금융지주사들이 초기 창업 기업과 협업을 확대하면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을 개발할 수 있고, 스타트업도 포트폴리오를 축적해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데도 용이하다. 나아가 스타트업이 성장해 회사 규모가 커지면 기업대출, 금융주선, IPO 등 금융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장기 고객으로 유치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금융지주가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인식이 단순 '지원'에서 '파트너'로 확장된 것이다. 다만 최근 들어 스타트업들이 복수의 금융그룹으로부터 지원을 받거나 협업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금융지주사들의 브랜드 가치 제고 효과는 과거보다 약해진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가 초기에 발굴, 투자한 스타트업이 인지도가 높아지면 과거에 (금융사들이) 투자한 금액이 너무 적어 보이고, 반대로 투자 초반에 많은 지분을 보유했을 때는 스타트업의 인지도가 낮아 브랜드 홍보 효과가 크지 않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생산적 금융 흐름과 맞물리면서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인식이 달라진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