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9일(일)
에너지경제 포토

안희민 기자

ahm@ekn.kr

안희민 기자기자 기사모음




[기획]전기 펑펑 쓰고도 월 1만원 “믿어지세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4.01.22 09:55

태양광발전 대여사업

전기료 A/S 설치비용 한번에… 태양광보급사업 ‘각광’
자비 398만원+정부보조 700만원으로 3kW 설치 가능
시설 대여로 목돈 필요없고 전기료 20% 절감 매력적

“한달 전기 요금 일만원!” 정부의 태양광 주택보급 사업으로 3kW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한 세대주의 환호성이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누진제이기 때문에 전기 사용을 조금이라도 줄이면 전기요금이 급강하한다. 따라서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 한전 계통에서 공급되는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전기요금을 절약하는 ‘電테크’가 유행이다. 겨울과 여름 전력피크가 상시화돼 전력요금이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태양광대여 사업’을 실시 중이라 電테크는 등불처럼 번지고 있다.

기자는 지난해 여름 신기한 경험을 했다. 낮동안 뜨거운 햇살에 달궈진 거리를 돌아다닌터 ‘에라이 모르겠다~’ 밤새 에어컨을 펑펑 틀어놓고 잤다. 그러나 고액 전기료를 각오하고 손에 쥔 고지서의 그달 전기 요금이 만원에 불과했다. 알고 보니 전기료는 밤새 몇 시간동안 틀어놓는 에어컨보다 쉴새 없이 가동되는 냉장고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냉장고가 없는 필자에게 값싼 전기료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냉장고, 세탁기 등 온갖 가전기기를 쓰고도 일만원대 한달 전기료를 실현한 세대가 있다. 바로 그린홈 사업 등 정부의 태양광 주택 보급사업의 혜택을 받은 가구다. 그린홈 사업에 ‘당첨’돼 사비로 398만원 가량 부담하면 정부가 700만원을 덧붙여 1100만원대 3kW 태양광 발전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현행 전기요금 체계는 많이 쓸수록 실제 사용량보다 더 많이 내는 누진제도다.

따라서 역설적으로 태양광발전시설을 이용해 자가발전한 전기 사용을 늘리고 전봇대와 전기줄(한전 계통)을 통해 흘러온 전기 사용을 줄이면 전기료를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하지만 그린홈 사업은 ‘당첨’에 비유될 정도로 수혜자 수가 적고 A/S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398만원은 한 가구가 부담하기에는 다소 큰 액수다.

태양광발전 모듈의 수명이 20~25년이고 인버터는 15년 내외지만 옥외에 설치돼 자연재해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발전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조정 차원에서 지속적인 A/S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당장 전기요금을 값싸게 부담한다 하더라도 사후 관리가 부실하면 초기 설치비용 398만원에 A/S가격이 더 얹혀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

◆태양광대여사업으로 갈아타는 가구 ‘늘어’
기자는 주말 연휴를 빌려 영종도에 갔다. 영종도는 인천국제공항과 함께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아파트 전세가 34평 신축 아파트 전세가 8~9000만원 선으로 수도권에서 가장 값싼 곳이다. 영종대교 통행료가 편도 11000원대로 비싸 아파트 입주율이 60~70%에 머물고 있지만 눈에 띄게 인구 수가 증가 중이다.신축 주택도 마찬가지다.

영종도는 80년대 초반부터 개발 붐이 일어 외지인들이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인근에 을왕리 해수욕장이 있는 등 자연풍광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전세계에서 도시에 해수욕장이 있는 곳은 50여곳을 넘지 않는다. 따라서 여유있는 외지인들이 정착해 고급 단독주택을 짓거나 대를 물려 현지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살던 집을 개량했다.

태양광발전 시설 설치는 이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아이템이다.

“처음엔 태양광발전시설을 고급 주택의 아이콘 즈음으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평소 20만원을 넘던 전기료가 1만원대로 떨어지니 생각이 달라졌죠”

1990년대 후반 영종도에 정착한 외지인 L씨는 태양광발전이 꽤 유용한 電테크 수단이라고 소개했다.

L씨는 가전기기 외에도 비닐하우스를 지어 소규모 영농을 하는 등 전기 사용량이 일반 가구보다 많았다. 그런데 별 기대없이 설치했던 태양광발전시설이 효자노릇을 한 것. L씨가 태양광 시설을 설치할 당시에는 주택보급사업 제도가 없어 자비로 설치했다. “좁은 지역일수록 입소문이 빠르잖아요. 태양광발전시설이 현금 지킴이라는 사실이 퍼져나가자 태양광발전시설을 엎은 양옥 지붕이 동네 풍경이 돼버렸어요”

영종도는 비교적 일조량이 떨어지는 곳이었다. 서해안 특유의 짙은 안개 때문이다. 하지만 태양광발전에 다소 불리한 자연환경은 태양광발전시설 확산에 걸림돌이 아니었다. 되려 대기자가 밀려 신청 후 한참에서야 혜택을 받는 그린홈 사업이 그랬다.

“그 와중에 정부가 태양광대여사업인 햇살가득홈 사업을 펼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태양광발전시설을 빌려쓰기 때문에 목돈이 필요없고 전기료도 20%까지 절감된다는 사실은 매력적이었죠. 또 믿을만한 회사에서 A/S를 십년이상 받을 수 있는 장점이 끌렸습니다.”L씨는 마을 이장으로 태양광 대여사업 소식을 부지런히 물어다가 주민들에게 전달하는 전령사가 된 자신을 발견했다.

무엇보다 자신도 갈아탈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우리가 사는 동안 태양이 땅에 떨어져 꺼질리 없으니 A/S 회사만 튼튼하다면 태양광만큼 매력적인 발전원이 없죠. 게다가 전기료는 계속 오를 추세라고 하잖아요”

◆ 회사 잘 고르면 대여료도 면제!
영종도 주민들이 폭발적으로 호응하고 있는 태양광대여사업은 분명 일반 가정에게 유력한 電 테크 수단이요 현금 지킴이었다.현재 태양광 대여사업을 진행 중인 민간 회사는 S에너지 계열의 SEIB, 한화그룹의 한화63시티, SK E&S의 전남도시가스다. 모두 대기업이 뒤에선 튼튼한 회사들이다. 정부가 12~25년에 달하는 태양광모듈 수명에 발맞춰 A/S를 제공하기 위해 신용등급을 살펴 사업자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SEIB의 기업신용등급은 A-, 한화63시티는 A0, 전남도시가스는 AA-다.자연상태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태양광발전시설에 A/S가 필수적인 사실은 두말할 필요없다. 실제로 초창기 시민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해 운영한 사업자 중에는 대기업 태양광모듈과 수입산 인버터를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8년 만에 시설 전부를 교체한 뼈 아픈 사실을 토로한 사람도 있다.

그런만큼 태양광대여 사업자가 ‘믿을만한’ 회사라는 점은 보증수표일 수밖에 없다.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초기 설치비용 부담없이 월간대여료가 6만5000~8만8000원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태양광대여사업의 흡입력 강한 요소다. 한달간 550kWh를 사용하는 가구의 경우 사용 전기료까지 합쳐 10~12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태양광 발전시설을 대여해 사용한다는 사실만으로 별도의 비용없이 전기요금을 20% 이상 절감하는 셈이다. 만약 550kWh를 사용하는 가정이 순수하게 한전 계통만을 이용한다면 한달에 17만2360원의 전기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현재 태양광대여사업의 대상 가구는 월 550kWh 이상의 전기를 사용하는 가구에 한정돼 있지만 최근들어 400~450kWh 사용가구도 혜택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보완될 예정이다.

또 사업시행주체가 민간회사인만큼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SEIB는 선납제도를 운영하며 월 납부금액을 조정하고 있다. 태양광발전시설을 이용하며 680만원을 선불하면 월 납부금액 없이 이용할 수 있다. 400만원을 선납하면 4년간 월 6만5000원만 내면된다. 선납이 없으면 12년간 월 6만5000원만 대여료 명목으로 낸다.

이들 가격은 부가세 포함된 가격으로 약 3만3000원에 달하는 추가 전기요금만 납입해도 20%이상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다. 한화63시티의 경우 월간 대여료는 8만원이다. 한화63시티의 경우 1년간 발전량이 1일 평균 3시간 미달 시 미달비율만큼 다음해 대여료에서 차감한다. SEIB가 발전량 미달 시 kWh당 217원 현금보상하는 것과 같은 보상이다.

하지만 한화63시티는 대여기간이 끝나면 설비를 전남도시가스와 마찬가지로 설치가정에 설비를 무상으로 양도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SEIB는 대여업체에 설비를 반납하도록 하고 있다. 전남도시가스는 태양광모듈 품질보장을 업계 중 가장 긴 25년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설치가정이 중도에 태양광대여를 해약할 경우 5년 미만 30%, 5년 이상 20%의 손해금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 최소라는 것이 전남도시가스 측의 설명이다. 이들 세 회사는 공히 12년간의 무상A/S를 약속하고 있다. 산업부에서 태양광산업을 담당하고 있는 문인배 사무관은 “소비자가 정부의 태양광대여사업인 ‘햇살가득홈 대여사업’에 참여하면 초기투자비를 부담할 필요도 없고 직접 시공업체를 선정하는 불편을 감수할 필요도 없으며 태양광발전 설비수명에 상응하는 A/S를 받을 수 있다”며 “소비자는 일정액의 월간 대여료납부만으로 최소 20% 이상의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발전 설비 설치한 김기호 광명전기 부회장
“시험적으로 설치한 설비가 우리집 電테크”

산업부 그린홈사업 참여
3kW 설치후 요금 1만원 안팎
효율 눈에 보이자 생각 바뀌어

"태양광발전설비가 우리집 현금 지킴이죠. 3kW 태양광 모듈을 설치했을 뿐인데 한달 전기료가 1만원으로 줄었습니다“김기호 광명전기 부회장은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후 달라진 가계부 지출항목을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한전 본부장 출신으로 영종도에서 5대째 살아온 토박이다. 현재 광명전기 부회장으로 재직하며 신재생사업팀을 이끌며 작년에 150억원의 사업수익을 거뒀다. 그런 그가 가정용 태양광발전설비에 관심을 보인 것은 자연스럽게 보인다.

“산업부가 진행하는 그린홈 사업에 참여해 398만원을 들여 참여했지요. 처음에는 그저 태양광산업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시험적으로 설치해본다 생각했지만 계량기가 큰 폭으로 꺾이자 생각이 달라졌어요. 태양광은 진정한 電테크 수단이자 가계부 현금지킴이입니다.”

김 부회장의 태양광발전시설은 여느 집과 마찬가지로 사택 옥상에 설치돼 있다. 좁은 통로의 계단으로 올라가자 3kW 태양광 모듈이 나왔다. 생각보다 큰 면적을 차지하지 않았다. 태양광 모듈은 마침 불어닥친 중국발 초미세먼지로 뿌옇게 덮혀 있었다. 날씨도 흐렸다. 하지만 인버터에는 태양광패널이 ‘발전 중’임을 표시하고 있었다. 원래 태양광 모듈은 빛만 있으면 실내에서도 발전한다.

김 부회장의 사택은 주택 외에도 비닐하우스, 솔나무밭 등이 부속시설로 달려있다. 비닐하우스에는 그의 취미인 분재용 나무가 심어져 있고 너른 잔디 앞마당에는 원두막이 서 있어 운치를 더한다. 이곳에서 구순 노모를 모시며 피아노를 전공한 부인과 함께 5대를 이어 살아왔다. 분명 중산층 이상의 생활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한달 전기료가 1만원 안팎 부담하지 않는 점은 순전히 그의 전공 때문이다.

“중학교까지 영종도에서 다니다가 대학에 진학해 전기를 전공한 기술자입니다. 한전에서는 기술자가 본부장 자리에 오르기 힘든데 평소 선후배들을 형아우처럼 대한 덕에 인천출신 기술직으로서는 처음으로 한전 본부장 자리에 올랐습니다.”김 부회장은 겸허히 말했다. 하지만 광명전기에서 작년에 태양광사업만으로 100억대 매출을 올린 것만 봐도 공로를 선후배 탓으로 돌리는 그의 말이 겸손이며 인품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겸손은 계속됐다.

“광명전기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후배들의 밀어준 덕입니다. 어쩌면 태양광산업에서 빛을 보고 태양광발전시설로 얻는 혜택을 말할 수 있는 것도 그때문이지 모릅니다”업계는 김기호 부회장만큼 사람을 진정으로 대하고 존중하는 사람이 드물다고 칭송한다. 영종도 출신으로 아무 연줄없던 그가 성공한 이면에는 겸손과 진심 그리고 실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정부가 태양광대여사업을 본격 시행한다고 들었습니다. 태양광대여사업을 통해 저와같이 혜택을 보는 사람들이 나타나기를 희망합니다.”김기호 부회장은 올해 62세로 한전에 입사후 지중선, 승압 등 배전선을 담당했으며 본부장을 역임했다. 작년 광명전기에 부회장으로 선임돼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진행, 재작년 250억원, 작년 2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 자체개발한 인버터가 조달우수제품으로 선쟁됐다. 플랜트 시설과 조달사업을 통해 올해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