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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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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석회석 업계 또다시 위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2.03.13 16:16

동양시멘트, 제철․제강용 판매 시도 구체화
생산성․원가 경쟁력 비교 안돼…중소기업 고사 우려

 

[에너지경제 유은영 기자] 동양시멘트가 제철.제강용 석회석 사업 진출 의도를 다시 드러내 이를 저지하는 중소업계와 팽팽히 맞서고 있다.

동양시멘트는 지난해 제철.제강용 판매사업 진출을 시도했다가 대한광업협동조합 등 중소업계의 강한 반발에 밀려 포기한 바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시멘트는 지난 1월19일 중소기업청 2차 회의에서 “국내 제철.제강용 석회석이 부족하다”며 기존 시멘트 석회석 사업 외에 제철.제강용 석회석 생산도 시작하겠다고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청 대한광업협동조합 동양시멘트 등 4개 기관 및 기업은 합동점검단을 구성, 오는 26~27일 광산개발 현장을 방문해 석회석의 생산량이며 품질 등을 조사한 후 3차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 동양시멘트가 밝힌 대로 국내 제철.제강용 석회석이 부족한 상황인지를 조사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장실태 조사결과는 사업진입을 위한 형식적인 절차일 뿐, 동양시멘트의 진입을 좌지우지할 만한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제강용 석회석을 납품하는 중소기업 관계자 A는 “작년 포기의사를 선언했던 것은 민감한 국정감사 기간을 피하기 위한 방편이었다”며 “그것도 얘기만 했을 뿐 중소기업청의 지속적인 권유에도 각서 제출을 미룬 것이 계속 진입을 시도할 의도였음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당시 동양시멘트가 포기의사를 밝히자 중소기업청이 ‘제철.제강용 석회석 사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류를 제출하라고 석 달 동안 권유했지만 끝내 제출하지 않았던 것.

동양시멘트는 지난해 12월20일 중소기업청에 제출한 ‘중소기업 사업조정에 따른 상생협력방안’을 통해 진입의도를 구체화했다. 제출문건에는 2010년 신규광산을 개발해 현재 석회석을 채굴중이며 채굴된 석회석은 그 품위에 따라 용도별로 판매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히고 있다.

기존 업역은 시멘트용 석회석 생산이지만 고품위의 석회석이 다량 나오는데 제철.제강용으로 판매하지 않으면 오히려 국익손실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제철용 석회석 판매량을 향후 3년 동안 250만톤 규모로 축소 판매할테니 이 기간 동안 중소기업이 자생력을 갖추라’고 말미에 적었다.

언뜻 한 발 양보한 것처럼 보이지만 중소업계는 갱내채굴만 허용된 중소기업으로선 노천채굴이 허용된 대기업을 생산성이나 원가 면에서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다고 낙담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제철.제강용 석회석은 톤당 9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는 데 반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대기업은 톤당 4000원선으로 두 배나 싸다.

B관계자는 “다이너마이트 하나만 터뜨려도 산 하나 정도의 석회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원가경쟁에 나설 것이 뻔하다”고 관측했다.

동양시멘트는 2005년부터 시멘트용 신규광산개발을 시작했다. 개발당시 목적은 시멘트용 석회석 판매였지만 최근 품위가 좋은 석회석이 나오자 제철.제강용 사업까지 진출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B관계자는 “개발당시 목적과 달리 판매용도를 바꾼 것은 중소기업 업역을 없애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탄했다.

한편 합동점검단은 성신미네필드(정선군 남면), GMC(정선군 임계면), 동양삼척공장 등 광산을 둘러보고 3차 회의 일정을 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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