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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매도 없던 일" 보여준 S&P500, 강세장 진입 신호탄 쐈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8.19 14:10

▲미 증권거래소(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뛰어넘으면서 미 증시가 새로운 강세장 진입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속되는 미중 갈등, 미국의 새로운 경기부양책에 대한 불확실성 등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 500지수는 전장보다 7.79포인트(0.23%) 오른 3389.78로 마감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증시가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기 전인 2월 19일의 3386.15를 6개월 만에 돌파함에 따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매도세가 사실상 없던 일이 된 셈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전장보다 81.12포인트(0.73%) 오른 1만 1210.84를 기록하며 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반면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6.84포인트(0.24%) 하락한 2만 7778.0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아마존 주가가 4.1% 급등하고, 넷플릭스도 2%가량 오르는 등 기술주의 강세 흐름은 이어졌다. 테슬라도 2.8% 가량 상승했다.

중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S&P 500지수는 3월 23일에는 2237.40까지 무려 30% 넘게 폭락했지만, 이후 반등에 성공하면서 126일만에 51.5% 급등했다. 이는 또한 S&P 500 지수가 역대 최단 기간에 약세장(베어마켓)에서 벗어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09년 금융위기 때는 약세장이 무려 131.4개월 지속됐다.

미 경제매체 CNBC는 19일 "새로운 불마켓(강세장)의 시작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살포한 현금이 증시 회복을 위한 조건을 만들었고,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실적 개선까지 더해지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페이스북의 경우 올해 저점대비 주가가 79.7% 가량 상승했고 넷플릭스 역시 64.6% 올랐다. 이른바 MAGA로 불리는 MS(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구글), 아마존 주가도 같은 기간 각각 56.2%, 106%, 47.6%, 97.6% 급등했다.

보스턴 프라이빗의 샤논 사코치아 최고운용책임자는 "주식 시장은 지난 4개월 동안 투입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반영하고 있다"며 "여기에 코로나19 위기 속 기대 이상의 경기회복률과 제로금리 기조 등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CNBC는 특히 최근엔 에너지와 금융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의 주식도 코로나19 사태 종식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베팅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다고 전했다.


◇ 미 증시 전망 불확실…미중 갈등, 경기부양책 불확실성 등 악재 존재


이같이 S&P500 지수의 신기록 경신을 비롯한 미 증시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증시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앤드류 슬리몬 자산운용 수석 매니저는 "그동안 쏟아진 호재들이 검증되어 가고 있는 모양새다"며 "특히 경제지표는 최근 들어 강세를 보여주고 있고 기업 실적들도 전문가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증시는 악재에 매우 취약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그동안 좋은 실적을 보여왔던 종목들의 경우 리스크에 더욱 취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숀 크루즈 수석 매니저는 "증시는 과거 매도세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회복세에 근접하지도 못한 섹터들이 많이 존재한다"며 "만약 당신이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면 일부 종목에서는 계속 손실을 보고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관계 악화 등의 위험요인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최근 화웨이에 대해 더 강화된 제재를 발표했다. 사실상 세계의 모든 반도체 제조사가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에 대한 비방과 중국 기업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면서 "중국 정부는 앞으로도 필요한 조치로 중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과 관련, 무역협상 회의를 연기했다면서 "지금 당장은 중국과 대화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중국과의 무역협정을 파기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주요 외신은 미중이 15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무역합의 이행점검을 위한 고위급회의가 연기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의 신규 부양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여전히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합리적인 안에 대해 합의할 용의가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추가 부양책의 규모가 최소 3조 달러에 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공화당은 부양책 규모를 1조 달러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경기가 회복되는 만큼 재정부담을 고려할 때 부양책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논리다.

CNBC에 따르면 최근에는 민주당 내부에서 부양책 규모를 2조∼2.4조 달러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클라벨드 시티즌 프라이빗 웰스의 마이클 한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쉬운 상승은 지나갔다는 것이 우리의 느낌"이라면서 "회복력 있는 소비자가 있었고, 지수는 사상 최고치로 올랐지만, 지속적인 통화 및 재정 부양책이 없이 소비와 노동시장 및 경제 활동의 개선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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