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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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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비’ 넘긴 이재용…‘뉴 삼성’ 투자에 집중할 듯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6.28 14:22

이재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3일 경기 수원사업장 내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가전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지난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한 검찰 조사에 대해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하면서 이 부회장의 ‘뉴 삼성’ 행보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재계에서는 수사심의위가 압도적으로 수사 중단과 불기소 의견을 내며 이 부회장의 손을 들어준 만큼 "경영권 승계에 불법은 없었다"는 국민의 눈높이가 확인되면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등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이 부회장의 ‘위기 경영’이 본격 확산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도 입장문에서 "기업 활동에 전념해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기회를 주신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힌 만큼 ‘초격차’와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한 뉴 삼성 경영이 한층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검찰의 기소 여부 결정이 남은 데다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 결과가 남아있는 만큼 이 부회장과 삼성으로서는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 ‘뉴 삼성’ 투자에 고삐 조일 듯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일단 고비를 넘긴 만큼 최근 보였던 위기 경영 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 위기에 대응하고 국민적 기대에 부응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반도체 등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보다 과감한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6일 대국민 기자 회견에서도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히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앞서 2018년 8월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 바이오, 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 사업에 180조 원을 쏟기로 결정한 이후 ‘반도체 비전 2030’(133조 원 투자), ‘퀀텀닷 디스플레이’(13조 원 투자) 등 대규모 사업 실행을 지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삼성은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그룹과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여전하고, 대외적으로는 코로나19, 미중 갈등과 한일 갈등 악화 등 전대미문의 겹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가 수요와 생산 절벽에 직면하면서 사업 실적이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이 부회장은 이른바 ‘컨틴전시 플랜(비상 경영 체제)’을 가동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초격차 전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실제 최근 열흘 간격으로 반도체 부문에 19조 원 상당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달 21일 11조 원 규모의 경기 평택사업장 초미세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생산라인 증설 계획을 내놨고, 지난 1일에는 8조 원 규모의 평택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투자를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기업인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시안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때를 놓치면 안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기에 반도체 등 부품(DS)부문뿐 아니라 지난 15일과 19일, 23일 세트(IM·CE)부문 사장단 등 임원진과 간담회를 갖고 스마트폰, 가전 사업의 글로벌 위기 대응 전략도 논의했다.


◇ 준법경영 완성에도 박차

이 부회장의 ‘준법 경영’ 시계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6일 대국민 사과에서 노사 문제 등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고 뉴 삼성을 선언했다. 지난달 29일 고공 농성중이던 해고 노동자 김용희 씨와 합의한 것도 이 부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앞으로도 뉴 삼성 전략과 함께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여전히 엄중하다"면서 "이 부회장이 최악의 상황을 피한 만큼 보다 경영에 집중해 대외적으로 ‘위기 극복’ 메시지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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