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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메모리 1위’ 담금질…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구축 강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6.18 11:00

삼성전자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 현장.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 목표를 향한 삼성전자의 담금질이 한창이다.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 강화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중소 팹리스, 서버 투자 부담 줄어

삼성전자는 18일 중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가 서버 없이도 반도체 칩 설계가 가능한 ‘통합 클라우드 설계 플랫폼(SAFE-CDP)’을 출시했다.

이 플랫폼은 팹리스 고객들이 아이디어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즉시 칩 설계를 시작할 수 있도록 가상의 설계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삼성전자가 클라우드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 업체인 리스케일과 함께 구축한 서비스로, 자동화 설계 소프트웨어(SW) 업체 앤시스, 멘토, 케이던스, 시놉시스의 SW를 공용 클라우드에서 구동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반도체 칩 설계는 복잡해지고 난도 또한 높아진다. 특히 설계 작업 후반부로 갈수록 필요한 컴퓨팅 자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칩 검증에 소모되는 시간도 상당하다. 이를 위해서는 서버 확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 팹리스 업체는 서버 투자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SAFE-CDP는 이러한 투자 부담을 줄이고, 칩 설계와 검증 작업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을 단계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디자인 솔루션 파트너(DSP)인 국내 팹리스 업체 가온칩스는 SAFE-CDP로 차량용 반도체 칩을 설계하면서 기존 대비 30%의 설계 기간을 단축하는 성과를 얻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에이디테크놀로지(ADT), 하나텍 등 여러 국내 중소 업체들도 SAFE-CDP 사용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들 기업이 자체 서버 구축 소요 시간과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보다 경쟁력 있는 반도체 제품을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직원과 국내 팹리스 업체 가온칩스 직원이 ‘통합 클라우드 설계 플랫폼’으로 반도체 칩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 최첨단 공정 활용 지원·기술 교육도

삼성전자의 이번 SAFE-CDP 출시는 지난해 4월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강화 방안’의 일환이다.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강화 방안은 오는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를 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의 후속 조치다.

삼성전자는 이후 팹리스, 디자인 하우스(반도체 설계 서비스 업체) 등 국내 중소 업체와의 상생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장의 웨이퍼에 다른 종류의 반도체 제품을 함께 생산하는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 프로그램을 공정당 연간 3∼4회로 확대 운영하고, 8인치(200㎜)뿐만 아니라 12인치(300㎜) 웨이퍼로 최첨단 공정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MPW는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형태로,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의 제품 개발 활동에 필수적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팹리스와 디자인 하우스 업체에 레이아웃, 설계 방법론·검증 등 기술 교육도 제공하고 있으며, 전장, 모바일, 보안 등 여러 응용처에 최적화된 공정 기술과 설계 인프라도 지원해오고 있다. 생태계 강화 방안 발표 이후 중소 업체들과 협력해온 제품은 이르면 올해 연말부터 본격 양산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최첨단 공정 기술을 보다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여 생태계를 지속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박재홍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번 통합 설계 플랫폼은 팹리스 업계가 클라우드 기반 설계 환경으로 옮겨가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파운드리 생태계 강화로 고객들이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지속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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