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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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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사망' 시위 악화 속 미 증시 상승세...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6.03 14:13

▲미 뉴욕증권거래소(사진=AP/연합)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 사태가 격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시위 사태에 대한 우려속에서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각국 중앙은행들의 추가 부양책 도입 추진이 투가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한다.

2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67.63포인트(1.05%) 상승한 25,742.6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5.09포인트(0.82%) 오른 3,080.8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56.33포인트(0.59%) 상승한 9,608.37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지난 3월 하순의 장중 저점과 비교할때 40% 이상 치솟았다.

증시는 미국 내 인종 차별 반대 시위의 향방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에 따른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하면서 미국 사회의 혼선이 깊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 진압을 위해 연방군까지 동원할 것이라며, 강경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2일(현지시간) 조지프 렝겔 주방위군 사령관은 미국 전체적으로 1만 8000명의 주 방위군 병력이 현재 29개 주(州)에서 지역 내 법 집행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병력과 거의 동일한 규모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는 워싱턴DC 인근에만 현역 육군 병력 1600명을 배치했다. 조너선 호프만 국방부 대변인은 "군 병력이 수도 지역(NCR)에 있는 군 기지에서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다만 병력이 워싱턴DC 내부에 있는 것은 아니며, 시위 대응을 위한 민간 작전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격화되는 시위로 뉴욕 등 다수의 주요 도시에서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뉴욕시는 이번 시위사태와 관련해 지난 1일 밤 11시부터 오전 5시까지 처음으로 야간 통금을 실시했으며, 시위가 격화되자 2일 밤에도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부터 뉴욕시의 야간 통금은 밤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로 확대된다.

뉴욕시의 야간 통금은 1943년 8월 백인 경찰관의 흑인 병사 총격 사건으로 할렘에서 대규모 소요 사태가 벌어지자 피오렐로 라과디아 당시 뉴욕시장이 밤 10시30분 통금령을 내린 이후 70여년 만에 가장 강력한 제한 조치라고 CNN 방송이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이후 겨우 영업을 재개한 상점들이 다시 문을 닫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 내 시위가 격화되면서 약탈 피해가 미주 한인 상점에서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전역의 시위가 코로나19 재유행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도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한 매장을 약탈하는 미 시위대(사진=AP/연합)



◇ ‘경제회복·대규모 부양책’…시위 관련 우려 상쇄

미국에서 시위가 격화되면서 장기 국면으로 넘어갈 경우 경제적 및 사회적 혼선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큼에도 시장은 당면한 위험 요인으로 가격에 반영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미 경제매체 CNBC는 3일 "시장은 조지 플로이드 사망이 촉발한 항의 시위에 반응하는 모양을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 전 지역에서 약탈 행위가 일어나고 건물들이 파손되고 있는데도 증시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봉쇄 조치 완화 이후 경제 회복 기대가 지속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의 경제 지표가 최악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점도 이런 기대를 부추기고 있다. 이날 발표된 지난달 뉴욕시 비즈니스 여건 지수는 19.5로 반등했다. 지난 4월 사상최저치인 4.3으로 떨어졌던 데서 15.2포인트 상승했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반등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예상보다 빠르게 잘 진행되고있다면서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란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각국의 추가 부양책 기대도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방 은행이 시행하는 중소기업 대출의 일부를 매입하는 새로운 정책 도구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선진국이 시행하는 양적완화(QE)와 비슷한 정책이라는 평가다.

독일에서는 정부가 약 1000억 유로 규모의 추가 부양책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참모들과 추가 부양책을 논의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 대한 부담이 작지 않지만, 이에 따른 우려를 줄여주는 소식도 나왔다.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기업이 외부 요인에 영향받지 않고 시장 규칙에 따라 미국 대두를 지속해서 구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시위 사태를 궁극적인 위험 요인으로 평가하지 않는 모양새다. 투자회사 제프리스의 스티븐 데상티스 전략가는 "시장은 미래 지향적이어서 지금부터 6개월, 9개월 뒤의 모습을 본다"며 "경기부양책을 포함한 모든 긍정적인 요인들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 불안으로 코로나19 재유행이 촉발되고 경제 재게가 지연될 것이란 소식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RBC의 로리 칼바시나 수석 전략가 역시 "(경기부양을 위해) 미 연준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고 그것들은 실제 도움이 되고 있다"며 "시위사태가 소비자와 기업 심리에 큰 타격을 가할 경우 증시에 악재로 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시장은 향후 주가하락에 취약할 수 있겠지만 현급이 유입되면서 랠리가 지속되는 추세가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의견을 모았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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