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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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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보트 쏴버려라 명령" 한마디에 국제유가 급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4.23 07:56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을 재점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모처럼 급등했다. 이에 힘입어 뉴욕증시도 3거래일 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9.1%(2.21달러) 상승한 13.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 폭을 30% 이상 키우면서 배럴당 16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 유가가 급등한 것은 최근 이틀 연속으로 과도하게 떨어진 탓에 기술적 반등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원유 수요가 급감하면서 본격화한 국제유가의 하락세는 이번 주 들어 한층 극심해졌다.
   
6월물 WTI는 지난 20일 4.09달러, 21일에는 8.86달러 각각 폭락하면서 이틀 새 24달러 선에서 11달러 선으로 주저앉았고, 6월물 브렌트유도 20달러 선이 무너졌다.
   
특히 5월물 WTI는 계약만기(21일)를 하루 앞둔 20일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유가(배럴당 -37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유가가 급등한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바다에서 이란 무장 고속단정이 우리의 배를 성가시게 굴면 모조리 쏴버려 파괴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이달 15일 걸프해역 북부에서 벌어진 미 군함과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의 고속단정이 조우한 사건과 관련해 이란에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경고가 중동의 긴장을 높이면서 유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미 해군은 걸프 해역의 공해상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 군함 6척에 혁명수비대의 무장 고속단정 11척이 경고를 무시한 채 10m 거리까지 근접해 약 1시간 동안 미 군함 사이를 어지럽게 돌아다니면서 위협 기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혁명수비대는 고속단정이 예고한 순찰 작전을 하던 중 미 군함이 접근했고 경고 신호를 보냈지만 철수하지 않고 위협했다고 반박했다. 혁명수비대는 미 군함이 15일뿐 아니라 6일과 7일에도 걸프 해역에서 훈련하고 복귀하는 이란 군함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걸프 해역에서는 매년 수차례 미 군함과 이란 혁명수비대의 고속단정이 근접하는 일이 벌어진다.
덴마크 투자은행 '삭소뱅크' 올레 핸슨 원자재전략 헤드는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과도한 매도가 이뤄진 상황에서 지정학적인 뉴스가 나오면서 유가를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어 글로벌 증시도 상세로 전환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56.94포인트(1.99%) 상승한 23,475.8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62.75포인트(2.29%) 오른 2,799.3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32.15포인트(2.81%) 오른 8,495.38에 각각 마감했다.
    
최근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증폭한 가운데 뉴욕증시 움직임도 연동되는 흐름이다. 국제유가가 지난 20~21일 폭락하면서 다우지수는 1,0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미 CNBC 방송은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시장의 불안 심리가 다소 진정됐다"고 해석했다.
   
국제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을 가늠하는 잣대일 뿐만 아니라, 당장 에너지업계의 연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도 주목하고 있다.
   
배럴당 10~20달러 안팎의 저유가가 장기화하게 되면, 손익분기점이 40~50달러에 달하는 미국 셰일업계에서는 파산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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