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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기준금리 또다시 동결…‘신종코로나 악재’는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1.30 14:24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현행 1.50~1.75%인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작년 7월 말 이후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내린 연준이 지난달에 이어 이번에도 또다시 동결 기조를 이어간 셈이다. 이번 결정은 미국의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를 거론한 만큼 앞으로 ‘우한 폐렴’이 글로벌 경제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은 29일(현지시간)까지 이틀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현행 1.50~1.7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노동시장은 강하고 경제활동은 적정한 비율로 증가하고 있다"며 "일자리는 최근 몇 달 간 평균적으로 견고하고 실업률은 낮은 상태를 유지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가계 지출이 완만한 속도로 증가해 왔지만, 기업 고정투자와 수출은 약한 상태로 남아 있다"며 "12개월 기준 전반적 인플레이션과 식품,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현 상태의 통화정책은 경제 활동의 지속적 확장과 강한 노동시장 여건, 2% 목표 근방의 인플레이션을 지지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또 "연방기금금리에 대한 목표 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면서 글로벌 전개상황과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포함해 경제전망에 관해 입수되는 정보의 시사점을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 상황, 노동시장 여건 등을 고려하면 금리를 변경할 요인이 없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번 성명은 지난달과 비교해 가계지출의 증가 속도를 ‘강한’(strong)에서 ‘완만한’(moderate)으로 바꾼 것 외에는 변경된 내용이 없다.

주목할 점은 연준의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이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위원 10명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연준은 향후 금리 전망을 모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에서 투표권이 없는 FOMC 위원들을 포함해 총 17명의 위원 중 13명이 올해 금리 동결을 전망하고 4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한 바 있다.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연준은 향후에도 계속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완만한 경제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현재의 정책 기조가 성장을 뒷받침하기에 적절하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날 시중의 단기유동성은 풍부하게 공급한다는 기조도 재확인했다. 단기물 국채(Treasury bills) 매입을 최소한 2분기까지 이어가고, 하루짜리(오버나이트) 초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도 오는 4월까지 지속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초과지급준비금리(IOER)를 1.55%에서 1.60%로 0.0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다만 우한폐렴 확산이 중국의 악재로 작용하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신종코로나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고, 바이러스가 상당한 인간적 고통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부터 언급하고 싶다"며 "매우 주의 깊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미국 경제에 미칠 잠재적 파장을 판단하는 게 우리의 틀"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성이라는 관점에서 지금 추측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것들을 비롯해 경제 전망에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발언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오기는 했지만, 미국 중앙은행 수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직접적인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인 지난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0.00~0.25%로 인하해 사실상 ‘제로 금리’로 떨어뜨린 바 있다.

미국이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경기가 회복되면서 2015년 12월 7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고 이후 2016년 1차례, 2017년 3차례, 2018년에 4차례 등 총 9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긴축정책을 이어갔다.

이후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주요국의 저금리 정책에 영향을 받아 지난해 7월 말 10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내렸고, 이후 9월과 10월에도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했다가 지난달 동결 기조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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