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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 트럼프 '표적 52곳' 언급에 경고장..."절대 협박 말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1.07 08:06

1988년 이란항공 여객기 미군 격추사건 거론

"숫자 52 언급한 자들, 숫자 290도 기억하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내 52곳을 겨냥해 반격하겠다고 예고한 것을 두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1988년 여객기 격추 사건을 회상하며 "협박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6일 트위터에 "숫자 '52'를 언급하는 자들은 IR655편의 숫자 '290'도 기억해야 한다. 이란을 절대 협박하지 마라"고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이 문제삼은 숫자 52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서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이란이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피살을 보복한다면 이란 내 52곳을 겨냥해 반격하겠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52곳 가운데는 매우 높은 수준의, 그리고 이란과 이란 문화에 중요한 곳이 있다. 그 표적들을 매우 빠르고 강력하게 타격하겠다"라고 위협했다.  
    
이 52곳은 1979년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 점거 사건에서 억류된 미국인과 숫자가 같다.
    
이란 이슬람혁명 9개월 뒤인 1979년 11월 4일 이란의 강경 반미 성향의 대학생들이 주테헤란 미 대사관을 급습해 미국 외교관과 대사관 직원 52명을 인질로 삼아 444일간 억류했다.
    
미국은 이들을 구하려고 특수부대를 투입하는 작전을 폈으나 실패했다. 
  
이 사건으로 1980년 미국은 이란과 단교하고 경제 제재를 부과했다. 
    
유례없는 자국 대사관 점거·인질 사건에 위협받은 미국이 당시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을 지원해 이란과 전쟁(1980∼1988년)을 벌이도록 했다는 해석이 나올 만큼 이 사건은 중동 정세에 큰 영향을 끼쳤다.
    
미국은 이란과 1981년 내정에 다시는 개입하지 않고 주권을 존중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알제 합의'를 맺고 인질 사태를 해결한다. 억류 기간 미국인 사망자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40년전 이란에 억류된 미국인 52명과 수를 맞춘 이란 내 표적을 공격해 미국의 피해를 갚겠다는 식으로 경고하자 이란 대통령이 1988년 미군의 이란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으로 반박한 것이다.
    
1988년 7월 3일 미군 순양함 빈센스 호는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압바스를 떠나 두바이로 향하던 이란항공 IR655 편을 걸프 해역의 입구 호르무즈 해협 부근 상공에서 미사일로 격추했다.
    
이 사건으로 여객기에 탔던 승객과 승무원 290명(어린이 53명. 비이란인 46명 포함)이 전원 숨졌다. 
    
이란-이라크 전쟁 막바지에 발생한 이 사건에 대해 미국은 이란 전투기로 오인했다고 해명했다.
  
이렇듯 미국과 이란이 서로에게 선을 넘나드는 폭탄 발언을 주고받는 가운데 이날 국제유가는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4%(0.22달러) 상승한 63.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3시30분 현재 0.06%(0.04달러) 상승한 68.6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 금값은 9거래일 연속으로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1%(16.40달러) 오른 1,568.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장중 1,590.9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지난 2013년 4월 2일(1,604.30달러) 이후로 6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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