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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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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갈등 심화에 韓 석유화학 ‘불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9.04 15:38

1일부터 中소비재 품목에 미국 15% 추가관세
8월 석유화학 수출 19% 급감 추가하락 우려
소비재 원료 폴리에틸렌 80∼90% 중국 수출
"중국산 15% 관세 부과는 국내 업계에 악영향"


트럼프와 시진핑

▲미국이 지난 1일부터 중국산 의류 등 일부 품목에 15%의 추가관세를 매기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도 피해가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가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이어지면서 국내 주요 산업에 미치는 악영향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9월 중국산 의류 등 일부 품목에 15%의 관세를 매기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도 수요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규모는 35억3000만달러(약 4조30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19% 이상 급감했다. 특히 석유화학 수출 규모는 지난해 11월 1년 만에 처음 40억달러(약 4조8000억원)를 밑돈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부터는 9개월째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이는 유가 하락에 따른 제품 단가 하락과 미중 무역분쟁, 홍콩 시위 격화 등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가별 수출 비중을 보면 지난달 기준 석유화학 제품의 대(對) 중국 수출 규모는 11억1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로 전체의 31%에 달했다.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의 수출량 가운데 80∼90%가 중국으로 수출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 정부가 지난 1일부터 의류, 신발, 필기구, 기저귀, 텔레비전, 골프채, 낚싯줄, 완구 등 총 1120억 달러(약 135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5%의 추가관세를 부과하면서 석유화학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주요 제품인 합성섬유, 합성고무 등 대부분이 소비재 생산에 사용된다"면서 "미 정부의 관세 부과로 중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면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11∼12월 미국 추수감사절과 성탄절을 앞둔 기간에는 중국 공장이 가동률을 높이며 소비재 생산량이 늘어나는데, 이 또한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8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6% 하락한 442억달러로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6월 -13.8%, 7월 -11.0%에 이어 석 달째 두자릿수 하락률을 보여 수출 감소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병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최근 수출부진의 70%는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반도체 등 단가 하락 요인이 크다고 본다"면서 "당초 올 하반기에는 수출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사실상 어렵게 됐고, 그나마 잘하면 상반기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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