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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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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 둔화에 IT업계도 '격변기'...美 '활짝'-韓 '울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05.21 07:39

美, 12개월 연속 전자제품 생산증가율 5%상회
미중무역분쟁에 베트남, 대만 대체수혜국 부상...韓은 올들어 역성장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 V9’. 사진 제공=삼성전자


올해 들어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업황 둔화로 글로벌 전자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각 나라 간의 전자제품 생산 증가율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전자제품 증가율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한국은 온갖 악재 속에 마이너스 성장국면에 진입하며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1일 미국의 IT전문 시장조사업체인 '세미컨덕터 인텔리전스'가 매달 집계하는 국가별 '3개월 평균 전자제품 생산증가율'에서 미국은 지난 3월 6.2%를 기록했다.
  
이 통계는 최근 3개월간 각국의 전자제품 생산액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평균 증감률을 산정하는 것이다.
 
즉 미국의 경우 올 1분기(1∼3월) 전자제품 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했다는 의미다. 

이로써 미국은 12개월 연속 전년동기 대비 5%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무역분쟁 영향으로 미국이 중국산 수입을 대폭 줄이면서 베트남과 대만은 대체 수혜국으로 부상했다. 대만은 중국에 진출한 기업의 유턴 지원정책 등에 힘입어 유일하게 10% 이상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중국은 지난 2016년 11월부터 올 1월까지 무려 26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다가 지난 2월 8.3%, 3월에는 8.2%로 고개를 숙였다. 

한국과 싱가포르, 일본 등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한국은 작년 8월에는 20%대 증가율로,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으나 이후 계속 떨어지면서 결국 올들어 '역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와 생산라인 해외 이전 등이 맞물리면서 생산증가율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미컨덕터 인텔리전스'는 보고서에서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글로벌 전자업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을 줄이는 대신 자국 생산을 늘리고 베트남과 대만 등으로부터 수입을 확대하면서 세계 전자업계가 격변기를 맞이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1분기 미국의 전자 장비·부품 수입액이 총 58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줄어든 가운데 중국산 수입은 같은 기간 11%나 급감했으며, 베트남산과 대만산은 각각 95%, 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특히 미중 통상전쟁 이후 가장 큰 혜택을 본 나라는 베트남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LG전자의 스마트폰 생산시설 베트남 이전, 중국 TCL의 베트남 현지 TV 생산라인 건설, 미국 전자제품 생산업체 '키트로닉' 중국 생산라인의 베트남 이전 재배치 계획 등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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