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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레 부담될까' 잠잠해진 보험사 M&A…"체질개선 먼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11.25 12:17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매물로 거론되는 동양생명, ABL생명, KDB생명, MG손해보험.(사진제공=각사)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오레지라이프(옛 ING생명)을 인수한 후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이 잠잠해진 분위기다. 매력적인 매물이 없는 데다 2022년 도입되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대비로 인해 보험사 경영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 등 보험사 인수 예정자들은 당장 M&A에 나서기 보다는 자사 보험사 건전성부터 개선한 뒤 보험사 인수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이 지난 9월 오렌지라이프 인수 계약을 체결한 후 상반기 달아올랐던 보험사 M&A 시장 분위기는 현재 잠잠해졌다. 오렌지라이프는 자산이나 실적 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를 받으며 가장 매력적인 매물로 꼽혔다. 오렌지라이프 자산은 32조원으로 생명보험업계 6위 규모다. 대형 보험사 인수가 기대됐던 만큼 금융지주들 간 눈치작전이 치열했다.

오렌지라이프 주인이 결정된 뒤 보험사 M&A 매물 매력도는 떨어진 상태다.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중국 안방보험 상황에 따라 31조원 자산의 동양생명과 19조원 자산의 ABL생명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거론되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KDB생명도 매물로 언급되지만 사실상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애물단지’ 취급을 하면서 시장에서도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손해보험사 매력도는 더 떨어진다. 매물로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사실상 대주주로 있는 MG손해보험이 거론되고 있으나, 경영 부실로 인해 자금수혈이 필요하고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요구까지 받아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처지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손보사에서 인수대상으로 주목되는 매물은 현재로써는 없다"며 "신한금융도 손보사가 없어 손보사 인수를 고려했으나 인수할 만한 매물이 없어 생보사 강화 쪽으로 전략을 바꿨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사 등 인수자들도 보험사 경영상황과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당장 M&A를 단행하는 것에 우려하는 반응을 보인다.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에 따라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어 보험영업 등 드러나는 성적이 좋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생보사 보험영업은 11조 3585억원 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에 비해 손실이 13% 커졌다. 손보사들은 사업비 지출까지 늘어나며 상반기 보험영업 손실(1조 1132억원)은 전년(3691억원) 대비 200% 이상 더 증가했다. 상반기 순이익도 17% 줄었다.

IFRS17과 함께 신지급여력제도인 킥스(K-ICS)가 도입되면 보험사 지급여력(RBC)비율 부담이 커지는 만큼 자본 확충도 필요한 상황이다. 보험사 인수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금융지주사들은 당장 지주사 내 보험사의 체질개선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강화를 내걸며 보험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내년 출범하는 우리금융지주도 보험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인수가 최종적으로 이뤄질 때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사 한 관계자는 "지금 보험사들은 IFRS17에 대비해 체질을 바꾸고 자본확충 등을 통해 자금 수혈이 필요한 시기라 모든 보험사들이 어려운 환경"이라며 "M&A를 추진하기 보다는 지주 내 보험사들이 안정적으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것이 먼저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를 인수하게 되면 오히려 부담이 커지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확실하게 시장 주목을 끄는 보험사가 나올 때까지 섣불리 인수를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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