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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US로 CO₂ 천만톤 감축 가능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7.17 15:20
CCS

▲CCS 기술 정의 개념도.<자료제공=KCRC>


[에너지경제신문 권세진 기자] 환경부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 기본 로드맵 수정(안)(이하 로드맵)’에 제시된 이산화탄소 감축수단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 포집·저장·처리기술(CCUS)’의 보급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로드맵에서 환경부가 CCUS를 통해 감축하겠다고 밝힌 목표는 2030년까지 1030만톤이다. 기존 로드맵의 목표 감축량을 유지했다. 산업부문 감축량인 9850만톤의 10%를 넘는 양이고 공공·기타(530만톤), 폐기물(450만톤), 농축산(160만톤) 분야보다 훨씬 비중이 크다.

CCUS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이산화탄소 대량발생원인 화력발전소, 제철소, 시멘트공장 등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고농도로 포집한 후 압축·수송과정을 거쳐 안전하게 저장하거나 유용한 물질로 전환해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포집·저장기술인 CCS와 포집·재활용기술인 CCU로 구분된다. 이산화탄소는 화학적 전환을 거쳐 플라스틱분말, 화학제품 원료, 고분자 필름 등으로 쓰인다. 생물학적 전환을 거치면 바이오연료나 사료, 의약품·식품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저탄소 재생에너지로 완전히 전환하려면 상당 수준의 시간과 재원이 소요되는 만큼 온실가스 감축 가교기술이 필요하다. 이것을 실현하는 기술이 CCUS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나온 ‘기후변화대응 기술확보 로드맵’에 따라 10대 기후기술 중 하나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추진중인 정책연구용역 결과를 반영한 ‘국가 CCUS 종합 추진계획’을 확정하기도 했다. EU 등 국가도 감축목표 내에 CCUS 기술을 감축수단으로 직접 언급하며 관련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 기술로 포집되는 이산화탄소는 2030년까지 필요한 수준의 4%도 안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치 않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지난달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CCUS 정책·투자 워크샵’에서 "CCUS가 기후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CCUS에 대한 투자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CCUS에 대한 국제투자는 저탄소에너지 분야 투자의 0.1%에 달했지만 2010년부터 CCUS 수송에 필요한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절반으로 줄었다. 비롤 사무총장은 "CCUS 보급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설계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이산화탄소포집·처리연구개발센터(KCRC)관계자는 "2030년까지 CCUS를 통한 1030만톤 감축목표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로드맵의 감축목표는 KCRC 측이 CCUS로 달성 가능한 감축량을 감안해 국무조정실에 제출한 것이다. 또한 "상용화를 위해 저장소 확보가 중요한데 정부 차원에서 탐색하고 있고 1차적으로 나온 결과에 따르면 저장 공간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CCU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 관계자는 "롯데케미칼도 생분해성 고분자기술을 이전해갔고 시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남동발전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보유한 습식 이산화탄소 포집 설비를 삼천포화력본부에 이동형 장치로 설치하는 협약을 맺고 현장 테스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CCU로 생산되는 자원은 경유차에서 미세먼지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연료로 쓸 수 있고 생분해성플라스틱, 바이오연료 등에도 사용돼 산업계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보조금 등 인센티브를 많이 주기 때문에 민자에서 각자 진행해 각축전이 벌어지는데 반해 CCUS는 수송 파이프라인을 깔고 저장소를 탐색해야 하는 등 인프라가 크게 들어가는 사업이라 활성화가 지연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KCRC 측은 CCUS 보급을 위한 정책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앞으로 이산화탄소 기반 연료를 생산하면 친환경 연료로 인정하는 유럽이나 북미 모델을 도입해 CCUS 보급 노력을 해야 하며 산업계에 원활히 도입되도록 강력한 인센티브 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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