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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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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수급난에…민간주도 최초 ESS펀드 ‘무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4.20 08:53

신세계건설·에너전트, 자체투자로 ‘선회’

[에너지경제신문=이아경 기자] 미래에셋대우와 신세계건설, 에너전트(옛 유엠에너지)가 민간 최초로 조성하기로 한 500억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펀드가 무산됐다. ESS배터리 수급난이 심해진 탓이다. 다만 신세계건설과 에너전트는 직접투자 방식으로 ESS사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19일 업계 관계자는 "ESS배터리를 구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수급 문제가 커지면서 계획했던 규모의 펀드를 만들기 어려워졌다"면서 "자금 조달 역할을 맡은 미래에셋대우는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미래에셋대우와 신세게건설, 유엠에너지는 500억 규모의 ESS펀드를 조성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신세계건설은 ESS 설치, 유엠에너지는 ESS 운전·정비(O&M)를 담당하고 미래에셋대우는 투자자금 조달을 위한 금융 자문을 맡기로 했다. 우량 사업지를 발굴해 ESS를 설치하고 전기요금을 절감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ESS는 전기에너지를 적게 사용할 때 남는 에너지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이를 공급해 효율을 높여 전력공급시스템 안정화에 기여하는 시스템이다. 예컨대 심야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하면 전기 수요가 높은 피크타임에 이를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ESS배터리 수급난이 커지면서 이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겼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확대되면서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ESS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공급이 따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ESS배터리와 동일한 전기차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급이 더욱 빠듯해졌다.

ESS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구매를 진행하고 있지만 삼성SDI나 LG화학 모두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히 소수 대기업이 대량으로 배터리를 사가면서 공급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세계건설과 에너전트는 기존 ESS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기로 했다. 신세계건설이 90억원, 에너전트가 10억원을 투자한다. 주로 신세계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와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에 ESS를 설치하고 전력 사용량을 대폭 줄일 계획이다. 앞서 에너전트는 유엠에너지 시절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에 빙축열시스템을 설치해 이를 운영하며 전력 사용량을 크게 줄인 바 있다.

신세계는 최근 스타필드 하남에 테슬라의 ESS배터리를 확보하기 위해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요금이 저렴한 야간시간 때 심야 전기를 ESS에 저장한 후 전기요금이 비싼 낮 시간 때 쇼핑몰 시설 운영 전기로 활용하는 구조다. 다만 테슬라의 ESS배터리는 아직 국내 인증이 필요한 상태다.

엄주호 에너전트 대표는 "펀드형태는 아니지만 수익성이 높은 유망한 사업이기 때문에 직접투자를 통해 ESS 설치사업을 지속하는 것"이라며 "현재 배터리는 LG화학 등으로부터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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